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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다이어리] "더 많은 사람을 퇴사 시키는 게 목표였다고요?"

-씨디티(cdt) 다오 문영훈 대표의 커뮤니티 빌딩 실험!


안녕하세요? 이제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할 정도로 코로나가 완화되고 있는데요. 지난 2년 거리두기 하는 동안, 위축됐던 ‘관계’들을 어디까지 복원할 것인지, 또 이전과는 다른 관계를 맺게 된다면 나는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 어떤 커뮤니티부터 속하고 싶은지 모처럼 생각해보고 정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SDF다이어리'에서는 지난 2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20년간 예술 분야와 기술 분야 등 다소 서로 관심사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어떻게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창의적인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들었는데요. 오늘은 커뮤니티 빌딩 관련 [SDF다이어리]의 2탄 성격으로 '블록체인 커뮤니티'인 '논스'에서부터 새로운 커뮤니티인 '씨디티(cdt) 다오'까지, 새로운 커뮤니티 빌딩 실험을 지속해오고 있는 30대 초반의 문영훈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 이 기사는 SBS의 사회공헌 지식나눔 플랫폼 'SBS D포럼(SDF)'를 기획하는 SBS 보도본부 미래팀에서 매주 작성하는 뉴스레터 'SDF다이어리'에 먼저 소개됐던 내용입니다. 매주 수요일,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화두와 인사이트, 그리고 의미 있는 사회 실험에 대한 사례를 먼저 받아보고 싶다면 'SDF다이어리'를 구독해주세요! --> '구독'을 원하시면 여기 클릭!
 
소셜랩스
SBS 미래팀이 문영훈 대표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릴레이 인터뷰의 다음 주자로 추천해주면서였습니다.
노소영 관장

 


"특이한 일을 하는 젊은 친구가 있어요. '커뮤니티'를 만드는데 자치적으로 매우 잘 돌아가요. 그 안에서 스타트업들도 나오고 (이들의) 시가 총액이 1조가 넘어요. 요즘 젊은 친구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고, 뭘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면 만나보세요"
문영훈 대표 소개
3월의 마지막날, 삼성동에서 문영훈 대표를 만났습니다.

Q. 자기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문영훈이라고 합니다. ‘씨디티(cdt) 다오[1]’라는 커뮤니티 인큐베이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4년에 비트코인을 처음 접하고 이것이 우리 사회의 구조를 더 좋게 혁신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많다 생각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군대에서 만난 하시은 공동대표랑 2017년부터 '비트코인'이 뭔지를 알려주는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저희는 좀 재밌는 질문들을 던졌는데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을 넘어서 ‘비트코인’[2]이랑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엄청나게 혁신적인데, '이 기술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꿀까?’ 혹은 ‘우리의 사회적, 정치적 구조를 바꾸는데 사용될 수도 있지 않을까?’,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좀더 깊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1] 다오(DAO)는 탈중앙화 자율조직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영문 앞자를 딴 말로 중앙에서 관리하는 주체 없이 개인이 자율적으로 투표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뜻한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 등 이더리움 개발진들이 개발한 시스템이다. 다오는 코드에 계약의 내용을 담고 이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참여하는 다수의 당사자들이 승인하는 과정을 통하기 때문에 서로 누구인지 몰라도 공동의 목표를 향하여 집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이다.
[2] 비트코인은 디지털 단위인 '비트(bit)'와 '동전(coin)'을 합친 말이다. 지폐나 동전과 달리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온라인 가상 화폐이자 화폐가 작동하는 방식으로,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정체불명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회사의 개입 없이 온라인상에서 블럭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과 개인이 직접 돈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암호화된 가상 자산으로 2009년 처음 개발되었다. 
블록체인어스
<블록체인ers> 유튜브 방송시절 하시은-문영훈 공동대표 ©nonce

"블록체인[3]의 철학 가운데 특히 ‘비허가성’[4]이라든지, 분산화(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사는 것은 어떤 것인가를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 이미 '직업들이 다 프리랜서화가 될 것이다' 그런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2017년 블록체인을 배우고 싶다고 문의해 오는 어린 친구들을 저희 집으로 무작정 초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든지 비트코인에 관심이 있다면 이 공간에 와서 같이 공부하고 서로 놀 수 있는 놀이터를 좀 만들었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게 확장이 돼서 ‘논스’[5]라는 (함께 일하고 같이 사는) 블록체인 커뮤니티 공동창업을 하게 됐고, 2~3년 정도 대표로 있다가 이제는 좀 더 이러한 블록체인의 방법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블록체인을 잘 갖다 쓸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씨디티(cdt) 다오'라는 ‘커뮤니티 인큐베이터’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3] 블록체인은 모든 비트코인 거래 내역이 데이터 분산처리 기술로 기록된 공개 장부이다.
[4] 블록체인의 원칙 가운데 하나인 비허가성이란(permissionless) 누구의 허락도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기술에서는 개인간 직접 가치 교환이 이뤄지고 오픈소스 프로토콜과 탈중앙화된 검증 네트워크로 인해 보안이 담보됨에 따라, 개발자가 정부나 은행, 인터넷 플랫폼 등의 다른 허가없이 애플리케이션을 마음대로 구축할 수 있다.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진 세계에서는 어떤 일을 실행할 때 누구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비허가성’이 혁신의 동력이 된다고 강조한다.
[5] ‘논스’는 ‘미래 혁명가를 위한 베이스캠프’라는 슬로건을 걸고 ‘블록체인’의 철학에 공감하는 100여명의 멤버들이 5개의 호점에서 같이 살고 일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커뮤니티이다.


'비허가성'이라든지, '분산화'라든지 쓰는 기술적인 표현들이 낯설어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굉장히 집중해 들어야했습니다. 하지만 정리해보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뭔지를 알려주는 유튜브 방송을 하다가, '비트코인'에 관심있는 이들이 모였고, 결국에는 같이 살면서 비트코인의 기본 기술인 블록체인의 철학에 대해 같이 얘기하고 그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갔다는 얘기로 이해됐습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도심 속 마을을 이루다!]

논스 커뮤니티 사진

Q. 당시 만든 블록체인 커뮤니티 '논의'의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처음에는 두 명이서 제 오피스텔에서 시작했다가 인원이 많아지면서 강남의 50평 정도 되는 빌라를 빌렸는데,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친구들이 거기 바닥에 다 널브러져서 약간 난민 캠프같이 생활했어요. (처음에는) 비트코인을 좋아하는 그런 조건만 있다 하면 누구든지 와서 살았는데 각자의 색깔을 우리가 어떤 하나의 방향으로 맞추기 보다, 오는 친구들이 다 자기만의 어젠다를 들고 왔어요. 그래서 누가 오느냐에 따라 커뮤니티의 색이 계속해서 유기적으로 진화해 간 거죠. 자기 위치에서 사업을 한 친구도 있고 커뮤니티를 만든 친구도 있고, 규모가 커져서 그 다음에는 건물 전체를 빌리고 제가 있을 때까지 마지막에는 4채 정도의 집을 (코리빙 스페이스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한번에 같이 사는 사람들이 80~100명 정도 됐고요. 수백 명 정도가 논스를 거쳐갔는데 당시 논스에서 먹고 자고 한 친구들이 좀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을 창업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때 같이 살았던 경험들이 서로에게 많은 영감을 줬습니다."
논스 5호점
<현재 논스라는 블록체인 커뮤니티 마을은 5채로 운영되고 있다[6]> ©nonce
[6]‘논스’입주 절차는 지원서를 작성하면 운영팀과 티타임을 하고, 입주 후 챌린지 기간까지 총 3단계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는 호점별로 또 몇인실인지에 따라 6인실에 60만원에서 4인실에 90만원까지 다양하다. 계약기간은 1년이나 평균 15개월 정도 같이 산다고 한다.  

"‘논스’는 지금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요즘 많이 얘기되고 유행인 ‘다오’라는 조직 구조의 초기 버전인 것 같아요. 당시 ‘비허가성’이라는 의미는 ‘개인’에게 힘이 더 실리는 것을 말했던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탑다운 방식으로 ‘너 이거 해’라고 얘기하는게 아니라 ‘나 이거 하고 싶어’하는 바텀업 방식으로 제안이 이뤄지는 형식이었던 거죠. 그것을 '비허가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던 것 같아요.
 
당시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일의 미래’였습니다. 지금은 주식회사에 들어가서 회사에 소속이 돼 지분은 갖지 않은 채로 마치 오너십이 있는 것처럼 일하라고 강요를 받고, 9시부터 6시까지 자기 시간의 대부분을 회사에 할애하면서 자기의 아이덴티티가 회사에 묶이는 것을 많이 봤어요. 그런데 회사 직원으로서의 아이덴티티가 너무 강력하다 보니, 실제로 많은 분들이 사실은 한평생 그 정체성에 갇혀서 정말 자기가 꿈꾸고 좋아했던 것은 하지 못하더라고요. 그때 저희는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이라는 기술과 현재의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 그 두 개에서 좀 많은 영감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때 저희 목표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퇴사 시키자’였습니다. 좀더 내가 원하는 삶이 뭔지, 그것을 할 수 있도록 좀 도와주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실험이었고) 그거 뒤에는 사실은 블록체인 기술이 있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부터 신입 사원들이 사직서를 내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얘기가 한참 돌았는데 어쩌면 문영훈 대표 같은 분들이 꿈꾸는 세상에 영향을 받은 젊은이들이 앞장서 퇴사를 했던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록체인’ 커뮤니티에서 강조하는 ‘비허가성’은 누구의 허락 없이도 하고 싶은 일을 해볼 수 있는 것이라 설명했는데, 최근 백신 접종 등을 둘러싸고 부상하는 ‘자기결정권’의 철학과도 연결되는 개념으로 생각됐습니다. 

Q. 같이 모여서 살았다고 했는데 공간을 공유하는 '쉐어 하우스'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커뮤니티를 강하게 만드는 요인은 ‘공동의 문제의식’입니다. 그냥 친목을 도모하는 커뮤니티도 있겠지만 정말 오래가고 어떤 강력한 사회문화적 영향을 미치는 커뮤니티는 그 핵심 문제의식이 얼마나 통일되고 강력한가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당연히 ‘비트코인 커뮤니티’였으니까 비트코인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텐데요. ‘비트코인의 문제의식’이라 함은 중앙화된 어떤 국가가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그런 화폐 시스템에 대항해서 나온 것이라 어떻게 보면 반항적일 수도 있는데요. 다르게 생각하면 지금의 사회 시스템이 과연 최선인가? 에 대해 질문하는 친구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
CDT 다오
  © cdt

Q. '논스'가 블록체인 커뮤니티의 실험이었다면 지금 구상하는 '씨디티(cdt) 다오'는 무엇인가요?

" NFT(대체불가능한 토큰)[7] 컬렉팅을 개인적으로 하다가 이게 점차 발전이 되어서 이런 형태가 된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논스’를 만드는 경험에서 저는 강력한 문제의식을 가진 어떤 틈새의 커뮤니티가 성장하는 과정을 봤습니다.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던 거죠. 당시 이 친구들이 관심을 가졌던 분야 자체가 처음에는 매우 좁은 어떤 분야였지만 이게 큰 재정적인 성공을 가져다 주면서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거죠. 기존의 ‘논스’는 기술과 금융 쪽에 초점을 뒀다면 '씨디티(cdt) 다오'는 다른 분야에도 블록체인의 방법론을 적용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새로운 실험입니다. 좀 더 전위적인 예술가적 자세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예술가적 자세라는 것은 ‘질문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이제 NFT랑 ‘다오’라는 도구가 나오면서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커뮤니티들도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사회의 각 분야에 좀 적용을 시키는 역할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7]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이라는 뜻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가상 자산의 소유권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희소성과 유일성의 가치를 부여한다.

Q. '다오'도 한가지 유형이 아니고, 만드는 사람들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텐데요. 대표님이 생각하는 다오의 거버넌스[8]는 어떤 것인가요? 

"몇 가지 핵심이 있을 것 같은데요. 직원이 아니라 ‘주인이 나’라는 게 가장 다른 것 같고요. 그랬을 때 회사에서는 내가 지분이 없는데 ‘다오’에서는 커뮤니티를 같이 키워나가는 사람들에 대해 노동 소득 이외에 문화 자본까지 얻을 수 있게 하는게 중요한 것 같고요.

그 다음 두 번째는 개인에게 힘이 실리는 것입니다. 말만 그런 게 아니라 절차 자체가 바텀업 방식이 메인이라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다오’라는 것은 공동의 자금을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랬을 때 멤버들이 돈을 모아서 100억 정도의 공동자금을 만들어 놓고서 각각의 사람들이 활용을 하면 저희 커뮤니티가 다 같이 커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예산이 5억 정도 필요한 사업이 있으면 거기에 대해 같이 토론하고 투표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통과가 되면 실제 ‘스마트계약[9]’에 따라 공동 자원, 자산이 이제 배분이 되는 형식이다 보니 바텀업 방식의 제안이 핵심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8]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주어진 자원 제약하에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투명하게 의사 결정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제반 장치를 뜻한다.
[9] 계약 조건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조건이 충족됐을 경우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CDT 다오 문영훈 대표
Q. 사실 이러한 ‘다오’를 좋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려하시는 입장도 많고, 돈 많은 사람들만 모여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맞는 말씀이시고요. 지금은 돈 많은 사람들이 투표권을 많이 갖는 방식으로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그런데 꼭 그렇게 설계될 필요는 없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그런 고전이라든지, 인문학적인 것을 좀 강조를 많이 하는 다오인데요. 현재 다오들이 너무 많은 문제를 겪고 있어요. 포텐셜은 크지만 "잘 돌아가는 다오가 많냐?" 하면 "거의 없다"라고 보시는 게 맞고요.
 
돈 많은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냐 하면 돈으로 기여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정말 어떤 시간과 마음으로 기여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고, 시간과 아이디어, 마음으로 기여하는 사람들한테 더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 방법도 얼마든지 많이 있어요. 토큰 매커니즘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내가 이 정도의 시간과 마음을 썼을 때 더 좋은 보상이 나갈 수도 있고, 의결권의 권한도 차등적으로 다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영역입니다. 그래서 그런 비판도 당연히 인정을 하고, 현재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으나 미래에도 계속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떠한 가치관과 원칙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Q. 커뮤니티 빌딩 실험을 새로운 사회, 경제적 구조의 관점에서 말씀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새로운) 사회, 경제적인 구조 자체가 ‘다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지금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사회적으로 자기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형성해가는 방법, 경제활동을 하는 방법이 주식회사랑 많이 연관이 되어 있는데, 어떻게 보면 '주주 자본주의', '신자유주의'와 많이 맞닿아 있는 것이죠.

그랬을 때 다오라는 형태는 이제 '커뮤니티적인 형태로 더 많이 전환이 될 것 같다'라고 말씀을 드리는데, 어떻게 보면 사회 경제적인 구조의 진화라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예요. 어떤 회사에 소속이 되어서 일하는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사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동호회 (형식으로) 활동하면서 돈을 버는 세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상주의적으로 들리 수도 있지만 NFT와 다오라는 도구의 강력함 등을 보시면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시스템에 나를 맞추기보다 나한테 맞는 시스템을 직접 만들어간다는 입장에서는 문영훈 대표의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그러나 실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 소속 되기 보다 자발적으로 커뮤니티적인 형태에 더 관심을 가질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프리랜서 형태의 일이 더 많아지는 세상에서, 같이 고민을 나누고 '함께'라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커뮤니티'의 역할이 사회적 지지나 안정의 차원에서 더 중요해질 수는 있겠다는 데는 공감이 됐습니다.
다오
Q. 마지막으로 다오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 여러 위험 요소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 '다오'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씀하실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다 다를 것 같아요. 제가 지금 33살인데, 주변 친구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져요. "회사에서 행복하니?" 그러면 직장인 관점에서 "더 이상 많이 행복하지 않다"라는 답변이 너무 많이 나오고요. 너무 많이 "나의 것을 하고 싶어"라는 말을 합니다. 지금의 그런 시대 상황을 봤을 때 ‘블록체인’이나 ‘다오’라는 것은 회사에서 시키는 일을 하는게 아니라 좀 더 자발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제안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그게 누구한테는 더 잘 맞고 누구한테는 또 잘 안 맞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다오가 더 쉬운 길인가?' 하면 저는 그것은 아닌 것 같고요. 다만 '더 행복한 길이냐?' 그러면 그것은 맞는 것 같아요. 일을 통한 나의 자아실현이 너무나 중요해지는 시대인 것 같고요. 자유롭고 싶고 정말 자기의 자아실현과 재정적인 보상이 일치하고 싶어 하는 니즈가 너무나 크거든요. 그런데 ‘다오’ 같은 도구가 조금 테스팅을 해보니까 이것을 채워줄 수 있는 힘이 강력한 것 같아서 아직은 성공적인 다오가 많지 않지만, 빠른 시일 내에 나와주면 제가 봤을 때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돼 2022년에는 그것(다오)을 한번 해보자 단순히 막 돈 많고 투기를 위한 게 아니라 진짜로 잘 했을 때 실질적인 가치 창출까지 이어질 수 있겠구나 그것을 좀 보여주고 싶고요

그래서 저희가 이번에 론칭을 몇 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어떻게 개인이 기후변화 막는 행동을 같이 해서 이제 지구를 같이 구할 것인가, 블록체인의 기술과 철학이 지금 인류가 처한 가장 큰 문제인 지구온난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좀 쇼케이싱해주고 싶은게 2022년도의 목표입니다.  조만간 저희가 됐든 다른 다오가 됐든 좀 이런 가치창출의 결과들이 좋은 케이스로 나와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따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D
저희가 문영훈 씨디티(cdt) 다오 대표의 커뮤니티 빌딩 실험에서 관심을 가진 부분은 현재의 세상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의 세상이 최선인가?'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문영훈 대표는 본인이 꿈꾸는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를 막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전환기를 맞아 기존의 국가 주도의 내러티브가 빠른 속도로 신뢰성을 잃는 상황에서 국가 차원에서 근본적인 원칙부터 고민하는 리더들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우려를 제기했는데요. 
 
기후 위기에서부터 파시즘의 부상, AI 등 겪어보지 않은 세상이 도래함에 있어 기존의 우리 사회 구조, 법체계 등이 본질적으로 지금 우리 세상에 맞긴 한지, 지금까지의 사회 계약, 질서가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를 비판의 중추신경계를 더 세워서 고민하고, 직접 ‘다오’라는 도구를 사용해 본인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을 해결하는데 집중하다 보면, 그게 가장 글로벌한 솔루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문영훈 대표의 ‘다오’를 통한 커뮤니티 빌딩 실험 어떻게 보셨나요? 만들어가고 싶은 커뮤니티에 대한 진정성에 비해, 아직 방법은 만들어가는 중이라 자칫 위험해 보이거나 무모해보인다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바뀌는 세상에서 다른 식의 삶, 다른 커뮤니티에 대한 실험을 통해, 미래를 직접 개척해 가 보겠다는 도전은 참신하고 일면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문대표는 ‘전위와 고전’이라는 책을 인용하면서, 결국 본인들이 믿는 ‘전위(Avant-garde)’는 고전의 전복이 아닌 ‘고전의 껍데기를 쓴 가짜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했는데요. 우리 시대의 ‘진짜’는 무엇인지, 새삼 나는 어떤 커뮤니티의 일환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글: 이정애 기자, ca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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