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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1천억 썼는데 철골 '뚝'…10년 안돼 "긴급 보수"

<앵커>

세금 1천억 원을 들여서 지은 국립 도서관이 건물 안전 문제로 오랫동안 문을 닫고 있습니다. 지은 지 10년도 안됐는데, 건물 뼈대인 철골이 부러져 내려앉고 벽에 금이 가는 심각한 상황이 이어진 겁니다. 저희가 어렵게 입수한 안전진단 보고서를 보면 건물 전체의 용접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조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3년 완공된 국립 세종도서관입니다.

세금 1천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지은 지 10년도 안 된 건물 곳곳에 휴관을 알리는 종이가 붙어 있고, 안팎에서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사고가 이어져서입니다.
    
갑자기 뭔가 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출입문 옆 철골이 부러져서, 몇 달간 수리를 하고 나면 다른 곳에서 또 철골이 끊어지는 식입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 : 한 번은 추울 때, 한 번은 더울 때 (철골 용접이) 두 개가 떨어진 거예요.]

나중에는 건물이 흔들리고 소리까지 나서 결국 도서관이 안전진단을 의뢰했고 D등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국립세종도서관

건물의 뼈대를 이루는 주요 자재들에 결함이 있어서 긴급하게 보수를 해야 하는 재난위험시설로 분류되는 수준입니다.

진단 보고서를 입수해보니 애초에 공사할 때 뼈대인 철골들을 잇는 용접을 제대로 안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체 철골의 2/3의 표면에서 기준치 이상 결함이 확인됐다는 겁니다.

안전 점검에서도 보호 피복이 벗겨져서 부식된 철골에, 새빨갛게 녹슬기도 하고, 심지어 용접했던 부위가 떨어져 나가서 틈이 생긴 곳들도 확인됐습니다.

[조원철/연대 토목환경공학과 석좌교수 : 용접이 불량하다는 게 뭐냐면, 거칠거든요. 표면이. 먼지도 앉고, 습기가 거기에 가라앉는다고.]

이 상태에서 여름과 겨울이 올 때마다 철골이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피로가 누적돼 사고로 이어졌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용접 부위 전체를 보강해야 할 상태라는 게 보고서 결론입니다.

[성은정/세종참여연대 사무처장 : 민간에서 지은 30년 된 아파트도 D등급을 받기 쉽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가 지은 9년밖에 안 된 공공건축물이 D등급을 받았다는 것에 시민들이 굉장히 불안해하고….]

건물을 지은 DL이앤씨는 부실시공은 아니라면서도, 유지보수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건물 전체를 보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종도서관 측은 오는 8월 재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날짜에 맞춰 공사를 진행할 게 아니라 안전을 확보한 뒤에 문을 다시 여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영상편집 : 위원양, 자료제공 : 장경태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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