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5/6) : 링에 오른 이재명 · 안철수…수도권 대전 판 커진다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지난 대선 빅3 후보 가운데 낙선하거나 중도 사퇴한 2명이 국회의원 배지를 노리고 출마를 공식화했네요. 민주당이 이재명 상임고문을 인천 계양을에 전략공천하기로 했고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경기 성남 분당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죠. 거물급 정치인의 출마로 수도권 지방선거의 판세가 출렁일 수도 있겠네요.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지역구죠. 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이곳 보궐선거 후보자로 공천하기로 의결했네요. 민주당은 이 전 지사에게 계양을 출마와 동시에 6·1 지방선거 총괄상임선대위원장도 맡겼는데요, 지방선거 전체를 진두지휘하게 한 거죠.  이 전 지사는 오는 11일 열리는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전 지사는 지난 3·9 대선에서 패배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정치 일선으로 복귀하게 됐는데요, 이전의 대선 패장에 비하면 이례적으로 이른 정치 복귀죠.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의 브리핑부터 보시죠.

  이 전 지사는 대선 패배 이후 자택에서 두문불출해 왔는데요, 민주당에서는 이 전 지사를 향해 보궐선거에 등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죠. 최근에는 당 지도부에서까지 출마는 물론 지방선거 지휘자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랐고요. 6·1 지방선거의 승부처인 수도권 판세가 불리하게 흘러가면서 이 전 지사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차출론'이 점차 커진 거죠. 

이재명 등판론을 전면에 띄운 건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인데요, 이 의원은 지난 3일 MBC 라디오에서 "당이 전국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때는 (이 전 지사) 차출도 고려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현재 민주당에 이재명만 한 스타는 없다는 점이다"는 말로 이재명 등판론에 본격 시동을 걸었죠.

당 지도부도 등판론에 합류했는데요, 박홍근 원내대표는 그제(4일) CBS 라디오에서 "지방선거 상황이 많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이 전 지사를 지지했던 분들의 마음을 다시 결집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라며 등판론에 무게를 실었죠.
 
비슷한 얘기를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어제(5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했는데요, 이재명 전 지사를 차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진했죠. 

이렇게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차출론이 거론되고, 인천 지역의 일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출마를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죠. 이재명 전 지사는 이렇게 강한 요구를 외면하지 않고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정치활동을 재개하게 된 거죠.
  이재명 전 지사의 향후 정치 행보를 위해서라도 국회의원 경험이 필요하다는 민주당 내 의견도 많은데요, 차기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0선'의 한계를 극복하고 의회 정치의 경험을 쌓는 게 유리하다는 거죠.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SNS에 이런 의견을 올렸네요. 


멀리 차기 대선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전 지사는 오는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당권을 위해서도 국회에 입성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을 하지 않을까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는데요, 지난 대선 때 빅3 후보 가운데 낙선하거나 중도 포기한 2명이 보궐선거에 나서게 되는 거죠. 안 위원장은 경기도 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 참석한 뒤에 '분당갑 출마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분당갑뿐 아니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다"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가 나서면서 경기도뿐 아니라 수도권 승리를 위해 제가 분당갑에 출마해달라는 당 안팎의 진정어린 요청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켜 경기도가 발전하고 정부와 협조가 잘 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생각이다"고 했는데요, 출마 지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분당갑에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상식적이죠.

  안철수 위원장의 도전은 '국민의힘' 지도부 진입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인데요,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돼야 당권에 도전하고 대권도 넘볼 수 있기 때문이죠. '안철수계'가 거의 없는 국민의힘에서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려면 국회의원 신분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겠죠. 차기 국무총리 인선을 앞두고 당으로 돌아가겠다며 일찌감치 국회의원 출마를 예고하기도 했고요.

1년 남은 전당대회까지는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고요,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안 위원장의 출마가 국민의힘에도 도움이 되죠.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를 지낸 '거물급'이 안랩이 있는 지역에서 출마하는 게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 선거운동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죠.
  이재명, 안철수의 출격으로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판이 어느 때보다 커졌는데요, 격전지인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점도 주목이 되죠. 거물급의 출격으로 경기와 인천을 아우르는 수도권 대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즉, 경기지사 또는 인천시장의 결과에 따라 이들 두 대권주자의 정치적 위상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당 차원에서도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같은 지역구는 아니지만 '미니 대선'을 방불케할 정도로 격돌할 듯하네요. 

그래서인지 서로에 대한 견제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네요.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어떻게든 원내에 입성해 본인에 대한 수사를 방탄하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공격했죠. 대장동, '성남FC 의혹' 등의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 전 지사가 불체포 특권을 노리고 서둘러 출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언급한 거죠. 안철수 위원장도 안랩이 있다고는 하지만 분당갑 출마 명분이 크지 않고, 전략 공천 여부가 확실치 않아 당내 교통정리도 필요한 상황이죠.
   
강원도 홍천군의 논이에요. 두 마리의 소가 끄는 쟁기로 농사 짓는 일을 재연하는 행사인데요,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33호인 ‘홍천 겨리농경문화' 행사의 일부죠.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