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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쉼터의 하루…일 많고 지원 모자라도 "치유에 보람"

<앵커>

모든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오늘(5일) 같은 날에도 활짝 웃을 수 없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른들로부터 상처받은 아이들이 다시는 아프지 않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할지, 저희가 5월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먼저 부모로부터 학대당한 아이들이 긴급 피난해 지내는 아동쉼터로 가봅니다.

집이 편한 곳일 수 없던 아이들이 머무는 이곳에 충분한 지원이 필요할 텐데 현실은 어떤지, 박세원 기자가 쉼터의 하루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벽부터 쉼터의 불이 켜집니다.

[A 씨/보육교사 : (몇 시부터 이렇게 준비하시는 거예요?) (한 아이가) 중학생이라서 6시엔 일어나야 하는데 오늘은 현장체험학습이 있어서….]

학대 피해를 입은 초등학생 2명과 중학생 1명이 이곳에서 생활합니다.

[A 씨/보육교사 : 화장실 먼저 안 갈 거야? 언니 먼저 간다. 언니 먼저 깨울까?]

[아동 : 다녀오겠습니다. (응, 인사 크게 하고.)]

8개월 전 쉼터에 온 B 양.

처음엔 혼자 잠드는 것도 무서워했지만, 차츰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B 양 : 엄마가 창고에서 긴 쇠 같은 거 갖고 나오더니 하는 말이 '너 이제 말 안 들을 때마다 한 대씩 때리면 되겠다' 하시더라고요. 엄마한테는 좀 미안한데, 집에 있을 때보다는 훨씬 나은 거 같아요.]

아빠로부터 가정 폭력을 당하고 4개월 전 이곳에 온 C 양.

[C 양 : (아빠에 대한 생각은 좀 어때요?) 어떤 때는 좋은 사람인 거 같고 어떤 때는 진짜 악마 같은 사람….]

쉼터에 와서도 치유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D 씨/보육교사 : 자기감정을 억제 못 해가지고 벽지를 좀 찢어 놓는다든가, 자해하는 아이들도 있고….]

보육교사 2명이 24시간씩 교대로 혼자 일하며 가사일 등 모든 일을 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더 신경 쓰지 못해 늘 안타깝습니다.

[D 씨/보육교사 : 취사 인력이 지금 없다 보니까… 많을 때는 6, 7명이고 하니까 학습에 대한 부분을 많이 저희가 신경을 못 써주죠.]

많을 때는 7명의 아이가 사는 이 쉼터에 정부와 지자체에서 주는 생활비는 매달 350만 원.

물가까지 많이 올라 식비에 기본적인 물품을 챙겨주기도 빠듯합니다.

[학대피해아동쉼터 시설장 : 애들이 입소를 하면 저희들은 생필품, 운동화부터 해서 속옷까지 해가지고 다 사주고…. 태권도학원에다가 이야기를 해서 조금 할인을 받고요.]

아동당 월 50만 원 기초수급비를 받을 수 있지만, 부모 동의 없이는 수급 통장을 만들 수 없어 이곳 아이들 모두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대피해아동쉼터 시설장 : 돈이 모자라면 12월 월급을 좀 적게 받아갈 때도 있어요.]

그래도 아이들이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납니다.

[A 씨/보육교사 : 아이들이 집에서 못 받았던 관심이나 사랑, 이런 것들을 이제 좀 많이 느끼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이 좀 많이 변화되는… 그런 거 보면 보람을 느끼죠.]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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