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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방정환 선생이 만든 '90년 전 보드게임' 최초 공개

올해 어린이날 100주년

소파 방정환 선생(1899~1931)

"대륙이나 전기의 발견보다 어린이의 발견이 더 위대합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

소파 방정환(1899~1931년) 선생이 어린이의 인권을 존중해 줄 것을 당부하며 만든 5월 5일 어린이날이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어린이날과 함께 '어린이'라는 말을 처음 만든 방정환 선생은 일제강점기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모든 아이들이 골고루 행복을 누리며 민족적 자부심을 잃지 않고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평생 힘써왔습니다.

이처럼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 정신'을 오롯이 담아낸 90여 년 전 보드게임판 2점의 원본이 이번에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개최한 전시회 <오늘은 어린이날,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 세상>에서는 동화뿐만 아니라 방정환 선생이 큰 애정을 가지고 제작한 게임판인 '세계발명말판'과 '금강껨'의 원본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1931년 소파 방정환 선생이 만든 보드게임판 '세계발명말판'.


먼저 '세계발명말판'은 1931년 1월 발행한 '어린이' 잡지의 부록으로 전기, 자동차, 전축, 라디오 등 인류 역사를 바꿔놓은 세계발명품을 소개한 말판입니다.

게임 방식은 주사위로 나온 숫자만큼 칸을 이동하면서 당시로서는 최신 발명품인 '라디오' 칸에 제일 먼저 들어오는 말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칸마다 '실습', '시험', '연구', '불면' 등 발명까지의 과정이 표기되어 있고 '도서관'에 도착하면 주사위를 한 번 더 던질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또 '퇴'나 '낙망'에 들어가면 한 차례 쉬어야합니다.

이처럼 게임판 곳곳에 재미 요소를 녹여냄과 동시에 당시 최신 과학 발명품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유익한 놀이입니다.

1929년 소파 방정환 선생이 만든 보드게임판 '금강껨'.

또 다이아몬드 게임인 '금강껨'은 1929년 2월호 '어린이'의 부록으로 제공된 게임으로 한 번에 2~3명이 빨강, 노랑, 파랑 말 15개를 정해 자기 앞에 있는 땅에서 건너편 자기 땅으로 이사하고 가장 먼저 건너편 땅에 도착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잡지는 금강껨을 "아주 재미있는 최신식 장난감"으로 소개하면서 "말을 살수 없으면 팥이나 녹두로 대신하면 더 좋고, 고구마나 나무 같은 것을 콩알만 하게 깎아서 색을 칠해도 좋다"고 소개했습니다.

재미있는 말판을 만들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는 방정환 선생은 컬러판 말판을 만드는데 잡지 7천 권어치에 해당되는 돈을 쏟아붓기도 했습니다.

1929년 5월 어린이날 특집 기념호로 발간된 잡지 ‘어린이’의 표지.


방정환 선생이 일제강점기에 펴낸 월간잡지 '어린이'는 당대 대표 지식인들이 집필진으로 참여해 독립운동과 소년운동을 이끌었던 잡지입니다.

아이들의 놀이터로 사랑받았던 잡지 '어린이'는 당시 놀잇감이 마땅치 않았던 일제식민시대 아이들이 흥겹게 즐기면서 역사의식이나 민족정신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꾸며져있습니다.

한국방정환재단 관계자는 "잡지 '어린이'는 식민지 시대임에도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유익'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강조한다"며 "말판 등에서 보듯 어린이들이 지명, 유적, 발명품 등을 익히며 민족주의적인 정신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3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어린이날 100회 기념 특별전 '오늘은 어린이날,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 세상' 설명회에서 어린이들이 다이아몬드 게임인 '금강껨'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늘은 어린이날,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 세상> 실제 전시회장에는 이들 게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대형 말판과 말을 제작하여 다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외에도 전시회에서는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 정신'에 따라 놀이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합니다.

방정환 선생이 쓴 동화 '일없는 돼지', '까치의 옷' 등을 아이들의 동작에 따라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영상 콘텐츠 등으로 즐기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전시회는 2024년 3월 11일까지 매일 6회(90분) 진행될 예정이며, 회당 50명씩 입장 가능합니다. 참가비는 무료이지만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해야합니다.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연합뉴스)
 
 
어린이운동 선구자 소파 방정환 선생(1899~1931)

"어린이를 물건같이 알지 말고, 자기보다 한결 더 새로운 시대의 새 인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어린이 뜻을 가볍게 보지 마십시오. 희망을 위해, 내일을 위해, 다 같이 어린이를 잘 키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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