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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 들어갔다" 디스크 시술 후 사지마비…법원 판결은

"균 들어갔다" 디스크 시술 후 사지마비…법원 판결은
중년 여성 A 씨는 2015년 8월 "허리디스크가 밖으로 튀어나와 주변 신경을 누르고 있다"는 의사 진단에 따라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2개월 뒤에도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이 낫지 않자 통증 전문 의원을 찾은 그는 척추에 약물을 주입하는 '신경근 차단술'을 받았습니다.

이후에도 다리 저린 증상은 없어지지 않았고, 통증 전문 의원 의사인 B 씨는 20일간 3차례 같은 시술을 했습니다.

4번째 신경근 차단술 이후 엉덩이뼈와 다리에 통증을 느낀 A 씨는 다음 날 관절·척추 전문인 C 병원을 찾았습니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결과 '경막외 농양'이라는 의사의 말에 요추 주변으로 흘러나온 고름을 제거하는 수술이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C 병원 측은 회복실로 옮겨진 A 씨의 산소포화도 등이 모두 정상인데도 의식이 명료하지 않자 대학병원으로 옮겼고, A 씨에게는 최종적으로 세균성 뇌수막염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그는 뇌경색과 함께 '사지 부전마비'로 혼자서는 전혀 걷지 못하는 데다가 배뇨·배변 장애도 생겼습니다.

이에 A 씨와 가족 3명은 최초 신경근 차단술을 한 의사 B 씨와 농양 제거 수술을 한 C 병원의 의료법인을 상대로 모두 10억 원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B 씨가 시술 부위의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균이 들어와 농양이 생긴 결과 뇌수막염을 앓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C 병원 측이 농양 제거 수술을 할 때도 감염이 발생했고 뇌수막염 발생 가능성 등을 사전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재판부에 호소했습니다.

인천지법 민사14부(김지후 부장판사)는 A 씨와 그의 가족 3명이 의사 B 씨와 C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오늘(4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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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의사 B 씨에게는 5억 원을 배상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C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에는 1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재판부는 "(B 씨는) 신경근 차단술을 할 때 척추 감염 예방을 위해 엄격한 무균 처치가 필수"라며 "이 시술을 여러 차례 하는 과정에서 균이 척추 공간으로 들어가 농양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이 시술 중 감염예방 의무를 소홀하게 한 과실이 B 씨에게 있다"며 "그 과실과 A 씨의 증상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도 있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C 병원 의료법인에 대해 "척추감염 등 합병증을 설명할 의무가 있는데도 그런 설명을 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피해자가 다른 치료 방법을 선택할 기회를 침해받아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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