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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양팔 잃고 전역…금메달리스트의 뒤늦은 '격분'

16년 전 양팔 잃고 전역…금메달리스트의 뒤늦은 '격분'
16년 전 최전방 복무 중 양팔을 잃는 아픔을 이겨내고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상이군인이 군당국의 '엉터리 예우'를 뒤늦게 공개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끕니다.

오늘(3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부사관으로 복무할 당시 감전사고로 양팔을 잃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의병 전역한 장애인 사이클 선수인 나형윤(38) 씨는 최근에야 '상이연금'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지난달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인 '인빅터스 대회' 참가를 계기로 동료 선수들로부터 해당 연금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전해 들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나 씨는 언론 통화에서 "사고 당시엔 민간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데도 군병원 등으로부터 '빨리 복귀하지 않으면 탈영 처리하겠다'는 압박만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상이연금 등에 대한 안내는 전혀 안내도 받지 못했다"고 회상했습니다.

GOP 부대의 철책 경계등 정전 복구 작업 중 고압 전기에 감전돼 양팔을 끝내 절단해야 했던 나 씨는 이듬해 전역하는 과정에서도 관련 정보를 일절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인빅터스 대회 참가 후인 최근에야 국방부 담당 부서에 연금 신청을 문의했지만 사실상 '퇴짜'를 맞았습니다.

현행 군인재해보상법 제49조는 '그 급여의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입니다.

장애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 이내에 신청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16년 전 사고를 당한 나 씨는 원칙적으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그러나 전역 당시 국방부로부터 받은 안내문 등을 근거로 관련한 정보가 일절 없었던 만큼, 이런 규정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최근 국방부 담당 부서에 문의했더니 '신청서를 받긴 하겠지만 시효가 지나서 불승인 처리하겠다'는 황당한 답변만 들었다"며 "시효가 지났다고 잃은 제 팔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또 "전역 직전 입원했던 군병원과 소속 부대 인사참모처 등에서도 '재해보상법' 자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며 "저와 같은 상이군인들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홍보는 물론, 소멸시효 기한 역시 '본인 송달'을 기준으로 바꾸는 등 규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빅터스 대회 참가를 계기로 '복무 중 부상'을 자랑스럽게 여긴 외국 상이군인들이 부럽기도 했다는 그는 "전 군에서 다쳤지만 늘 장애를 숨기기만 해야 했다"며 "말로만 '예우'가 아닌, 진정으로 끝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사진=나형윤 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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