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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X마부작침] 시장님이 주무를 예산은 얼마인가요?

지방 선거의 무게 ①편

EP 01 지선까지 한 달, 시장님이 주무를 예산은 얼마일까? 사실은 X마부작침 이경원 기자 배여운 기자
 
지난 3월, 워낙 큰 선거를 치러서 그런 걸까요. 지방 선거에 대한 관심이 덜 한 것 같습니다. 지방 선거는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정치적 치열함은 덜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뽑는 지역의 대표들은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고 집행하는 주체입니다. 그만큼 우리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SBS 뉴스의 팩트체크팀 「사실은」과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다시 손을 맞잡았습니다. 지난 대선에 이어 두 번째 프로젝트, "지방 선거의 무게"입니다. 선거 기간 동안 시청자들이 궁금해하시는 것들을 명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려드리고, 선거 때마다 판을 치는 허위·과장 정보를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은」팀의 이경원 기자는 '해석'을, 「마부작침」팀의 배여운 기자는 '분석'을 맡습니다. 

이경원 기자 - 사실은팀 팩트체커, 배여운 기자 - 마부작침팀 데이터저널리스트


부부 3+3 육아휴직 도입

예쁜 아이를 낳았습니다. 저출산 시대,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출산 장려금을 지원해줍니다. 그런데 액수가 제각각입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첫 아이의 경우 320만 원을, 또 어떤 곳은 10만 원을 지원합니다. 내가 사는 지역에 따라 액수가 달라집니다.

바로 이 예산을 주무르고 집행하는 사람, 이번 지방 선거에서 뽑힐 도지사, 시장, 구청장, 군수들입니다. 특히, 지자체 단체 예산은 출산 장려금 같은 복지 비중이 큽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복지 예산이 32.3%에 달합니다. 그 다음이 도로 만들고, 다리 놓는 식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입니다. 14.1%를 차지합니다. 그만큼 우리 실생활과 관련이 큰 예산들입니다. 

올여름 2차 추경 예산 편성 공식화

지난 3월 대선 이후, 검수완박 현안이 워낙 뜨겁다 보니, 지방 선거에 대한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돈'으로 따지면, 지방 선거의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투표로 선출될 지역 대표들은 우리 실생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사업들의 '돈 줄'을 쥐고 있습니다.
일러스트 : 지방자치법 제 142조,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한다
그러면, 지역 대표들이 집행하는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SBS 「사실은」팀과 「마부작침」팀이 올해 편성된 예산을 기준으로 그 규모를 따져봤습니다. 분석 결과, 올해 편성된 지방 재정 규모는 441.6조 원에 달했습니다. 국가 예산과 중첩되는 부분이 있지만, 국가 예산이 607.7조 원이니 그 규모는 2/3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말씀드렸듯 상당수가 복지, SOC 예산입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주무르는 예산(올해 기준) 441.6조 원 (국가 예산의 2/3 수준)
구체적으로 지역 별로 보겠습니다. 먼저, 광역 지자체 기준입니다.
누가 얼마나 예산을 집행할까? 표 이미지,  자료 : 지방재정 365
광역 단체장은 많게는 수십 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자리입니다. 역시 서울시장이 47.7조 원으로 가장 압도적입니다. 경기도지사 39.7조 원, 부산시장 15.5조 원, 인천시장 14.4조 원 순입니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 예산은 크로아티아나 불가리아 정부 지출과 맞먹습니다. 국방과 외교 빼면 한 국가의 예산을 집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일 겁니다.

예산의 무게감은 정치적 무게감으로 이어집니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주요 광역 단체장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대통령 후보군으로 분류되곤 합니다. 예산 관점에서, 큰 자리의 예행 연습을 하는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일 겁니다.

이번에는 '시 단위' 단체장 보겠습니다. 다 적을 수 없어서 높은 순서대로 TOP 20을 추려봤습니다.
표 : 누가 얼마나 예산을 집행할까
성남시장이 올해 집행할 예산은 3.9조 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고양시장 3.7조 원, 창원시장 3.6조 원, 수원시장 3.5조 원 순입니다. 3조 원 대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시장만 7곳에 달합니다. 

최근 들어 시장직을 노리는 전·현직 국회의원들도 꽤 있습니다. 집행하는 예산이 많은 지역에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민주당 김병욱 의원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강기윤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병욱(사진 위) 의원과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

현직 재선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과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성남시장과 창원시장 도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 출마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그만큼 예산 집행 권한이 막강한 자치단체장의 위상이 높다는 방증일 수도 있습니다. 4선 출신 한선교 의원은 3조 원대 예산을 집행하는 용인시장에 도전했지만, 컷오프됐습니다. 19대 국회에서 함께 활동한 김용남, 이상일 전 의원은 수원시장과 용인시장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국회의원이 헌법 기관이라는 '위상'이 있지만, 현직 시장은 막강한 예산 집행을 할 수 있다는 '실리'가 있습니다. 예산이 많은 지역은 그만큼 행정 권한도 크기 때문에 주목도가 큽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구청장과 군수가 집행하는 예산도 살펴봤습니다. 역시 TOP 20 입니다.

표 : 누가 얼마나 예산을 집행할까
표 : 누가 얼마나 예산을 집행할까

서울 강남구청장은 1.6조 원 대 예산을 집행합니다. 강서구청장, 송파구청장, 노원구청장, 인천 서구청장 순입니다. 지역 거점 도시 수준의 예산과 맞먹습니다.

군수들이 집행하는 예산도 적지 않습니다.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는 국가로부터 지방교부세를 많이 타갑니다. 자치단체 간 재정 격차를 해소하고 균형 발전을 위한 취지입니다. 인구가 적어 세입이 적은 곳은 상대적으로 많은 교부세를 받아 재정에 활용합니다. 겉보기에 작은 곳이라도, 집행하는 예산은 훨씬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령, 전남 해남군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집행하는 군수입니다. 올해 기준 예산이 1조 원 대 입니다. 울산 울주군수나 대구 달성군수는 9천 억 원 대 예산을 집행합니다.
기사 일러스트 : 윤석열과 이재명의 2차전, 새정부의 정치적 심판대, 중앙정치의 각축장 이라고 헤드라인이 적혀있는 신문들
선거는 정치입니다. 자연히 정치적 의미를 주목할 수밖에 없습니다. 새 정부에 대한 평가, 대선의 연장선, 중앙 정치의 대리전, 여러 정치적 해석이 가능하고, 그 의미 역시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지방 선거는 단순히 정치적 의미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번에 선출될 도지사, 시장, 구청장, 군수들은 우리가 내는 세금을 집행하는 책임자들입니다. 내가 내는 취득·등록세, 재산세, 주민세, 자동차세가 모두 지방세입니다. 차에 기름 넣을 때 내는 교통세, 주행세, 교통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의 대표들은 이런 예산을 가지고 지역 사업의 기획, 예산 편성, 집행을 모두 관장합니다. 집행 권한이 막강합니다. 누가 지역의 대표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지방의 운명이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의 세금이 나와 우리 아이들의 삶에 유용하게 쓰이기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에 많은 관심이 필요한 이유일 겁니다.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과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함께 준비하는 '지방 선거의 무게' 연속 보도는 지방 선거 날까지 이어집니다.

(디자인 : 안준석 / 인턴 : 강동용, 이민경, 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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