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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4일 내내 기념사진 찍은 김정은…원수복 입고 백마 타고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을 거행한 이후에도 북한의 후속행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계속 후속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주요한 후속일정은 열병식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것입니다.

북한 보도를 보면, 김정은 총비서는 지금까지 최소한 4일이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먼저, 열병식에 참가한 각급 부대, 단위의 지휘관, 병사들과 지난달 27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조선중앙TV 보도를 보면 부대원들이 빽빽이 서 있는 대열을 돌아다니며 김 총비서가 사진을 찍었는데, 화면상으로 보면 적어도 29장의 단체사진을 찍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명예기병대와 사진을 찍을 때에는 하얀색 원수복에 백마를 타고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원수복에백마

김 총비서는 이날 열병식 보도를 진행한 조선중앙방송위원회의 방송원, 기자, 촬영가, 편집원들과도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열병식 보도를 진행한 북한의 대표적 아나운서 리춘히도 김정은 바로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북한보도일꾼사진

다음날인 지난달 28일에도 김정은 총비서는 또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번 대상자들은 열병식 경축행사 참가자들입니다. 이날 촬영은 김일성광장과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이뤄졌는데, 김일성광장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사진을 찍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할 수조차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김일성광장기념사진

지난달 29일 자 노동신문은 김정은의 기념사진 촬영 사실을 보도했는데, 무려 7개 면에 걸쳐 사진을 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30일 김 총비서가 열병식을 지휘한 인민군 지휘성원들을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 불러 격려했다고 보도했는데, 김정은과 군 지휘관들이 찍은 사진이 노동신문 1면에 실렸습니다. 북한 매체의 보도 행태로 볼 때 사진촬영은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후속정치의 일환입니다.

여기에다 오늘(2일)은 김 총비서가 열병식에 기여한 평양의 대학생, 근로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촬영은 어제 이뤄졌습니다.

이상을 종합해보면,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달 25일 저녁 열병식을 마친 뒤, 27일과 28일, 29일, 5월 1일 등 적어도 4차례에 걸쳐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기념사진 찍는데 4일씩이나 시간을 쓰고 있다고 하면 난리가 날 텐데, 북한에서는 이런 기념사진 촬영을 대단히 중요한 행사로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와 기념사진을 찍는 것은 굉장한 영광으로 인식됩니다. 최고지도자와 찍은 사진은 집안의 가보로 취급되고, 최고지도자와 함께 촬영한 기념사진이 집안에 걸려 있으면 사소한 규정 위반 같은 것은 넘어가기도 하는 등 현실적인 이익도 있다고 합니다. 수백, 수천 명이 한꺼번에 찍혀 있어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진이라도 최고지도자와 함께 찍기를 원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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