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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에어버스 '급유기 절충교역' 지지부진…그래도 '2대 추가 도입' 참여?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실은 공중급유기 KC-330을 공군 전투기들이 에스코트하고 있다.

우리 공군의 공중급유기 시그너스(Cygnus) KC-330은 아프간 난민과 청해부대 장병 후송, 6.25 전사자 유해 송환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본연의 공중급유 임무도 게을리하지 않아 MRTT(Multi-Role Tanker Transport·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기종명에 걸맞은 다목적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공군은 현재 공중급유기 4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비와 교육·훈련 등에 2대가 빠지고 나머지 2대가 작전과 훈련에 투입되는 식으로 빠듯하게 운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공군은 몇 달 전 합참에 2대 추가 도입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중급유기 2차 사업의 시작입니다. 공군은 합참의 소요 결정과 방위사업추진위 의결, 공고, 입찰 등의 과정을 거쳐 2028년쯤 들여온다는 계획입니다.

MRTT 시그너스의 유럽 에어버스와 KC-46 페가수스의 미국 보잉 간 2파전이 벌어진다는 관측이 많은 가운데 큰 변수가 하나 있습니다. 에어버스는 우리 공군에 공중급유기 4대를 판매한 대가로 8,380억 원 상당의 절충교역을 이행해야 하지만 절충교역 이행률이 상당히 저조하다는 점입니다.

절충교역이란 우리 정부가 외국의 고가 무기를 구매하면 외국 업체는 우리 업체에 대해 기술 이전, 부품 구매 등의 반대급부를 내놓는 것입니다. 절충교역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은 계약 위반이 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제재로 에어버스는 공중급유기 2차 사업에 참여를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에어버스가 공중급유기 2차 사업에 도전하고 싶다면 먼저 절충교역 약속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우리 공군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가 F-15K에 급유하고 있다

9년 중 5년 간 25% 이행…75% 6,600억 언제 하나


유럽 에어버스의 공중급유기 MRTT는 2015년 6월 방위사업추진위에서 우리 공군 공중급유기 기종으로 결정됐고, 2018년 1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1~4호기가 도입됐습니다. 방사청에 따르면 에어버스의 절충교역 의무는 2015년 7월 발생해 2024년 끝나고, 규모는 6억 6,300만 달러입니다.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우리 돈 8,380억 원 상당의 기술 이전 또는 부품 구매 등 절충교역을 해야 합니다.

방사청은 "에어버스는 2018년까지 9,800만 달러의 절충교역을 했고, 이후 2020년까지 대략 4,000만 달러를 추가 이행했다", "작년 수치는 집계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의무 발생 이후 5년 간 이행률이 25%인데 이행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5억 2,500만 달러, 우리 돈 6,600억 원 이상이 남았습니다.

항공 관련 방산업체의 한 임원은 "작년 절충교역도 미미했다", "에어버스의 남은 절충교역 의무 기간인 만 2년 동안 추가로 1,000억 원 이상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종 이행률이 30% 선에 머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에어버스, 공중급유기 2차 사업 참여할 수 있을까


에어버스의 절충교역 현황을 무시하고 보잉과 에어버스의 공중급유기 2차 사업 경쟁력만 순수하게 따지면 에어버스가 유리합니다. 우리 공군은 에어버스의 공중급유기 4대를 이미 운용하고 있어 에어버스 공중급유기를 추가로 2대 구매해도 정비 및 교육·훈련 등에 추가적으로 돈 들 일이 없습니다. 시쳇말로 숟가락 2개 더 올리면 됩니다. 반면 보잉 공중급유기를 도입하면 정비 및 교육·훈련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합니다. 밥상을 따로 차려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에어버스가 절충교역을 제대로 못할 경우 에어버스는 공중급유기 2차 사업 참여 자격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방사청 핵심 관계자는 "에어버스의 절충교역 이행 과정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느 업체가 2차 사업을 따내든 경쟁입찰을 벌이는 것이 우리 입장에서는 좋습니다. 2개 이상 업체가 경쟁을 해야 가격 낮추고 절충교역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절충교역에 미온적인 에어버스를 조건 없이 링 위에 올릴 수도 없습니다. 에어버스도 2차 사업을 포기하기 싫을 것입니다. 방법은 하나입니다. 에어버스가 절충교역을 온전하게 이행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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