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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란, 6월 전 또 한국 선박 나포 가능성 커"

<앵커>

지난해 우리나라의 상선, 한국케미호가 이란에 끌려갔다가 95일 만에 겨우 풀려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만간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다는 징후가 포착돼, 우리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김민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이란의 유력 매체에 지난 16일과 18일, 편집장 명의로 실린 칼럼입니다.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 선박 통행을 봉쇄해 동결 자금을 받자"는 내용입니다.

당시 주한 이란대사는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외교부는 제2의 한국케미호를 노린 경고장으로 판단하고 긴급 대응에 돌입했습니다.

칼럼 내용을 미 당국과 공유하는 한편 국제 분쟁을 다루는 세계적인 연구기관과도 접촉했습니다.

국제위기관리그룹 소속 이란 전문가인 알리 바에즈 팀장은, 외교부와 회의를 마친 뒤 가진 SBS와의 인터뷰에서, 칼럼 내용은 이란 정부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알리 바에즈/국제위기관리그룹 이란 팀장 : 해당 매체의 편집장은 이란 최고 지도자가 임명합니다. 대부분 이란 정권의 대변인 역할을 합니다. 그 매체에서 나온 위협은 실체가 있는 위협입니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 사찰에 따른 미국의 추가 제재가 예고돼 있는 6월 전, 한국의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알리 바에즈/국제위기관리그룹 이란 팀장 : 이란 정부는 한국의 새 정부를 시험하려고 할 것입니다. 5월 말이나 6월쯤 이란과 서방 간 긴장과 함께 이란과 한국 간 긴장도 굉장히 올라갈 것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에 우리 상선 20~30척이 오갈 정도로 중동 지역을 잇는 핵심 뱃길입니다.

이란의 위협이 본격화하면 중동을 오가는 무역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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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Q. 이란, 우리나라 위협 이유는?

[김민정 기자 : 한국에 묶여 있는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때문입니다. 이란이 우리나라에 원유를 팔고 받아야 할 돈이 아직 우리나라 은행에 있는데요. 미국의 대 이란 제재로 이 돈이 이란에 송금되지 못한 채 그대로 묶여 있습니다. 이게 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8조 원이 넘습니다. 이란이 오랜 경제 제재로 경제난에 시달려온 만큼 자금을 돌려달라는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입니다.]

Q. 이란 도발 막을 방법은?

[김민정 기자 : 제재를 틀어쥔 미국의 결단 없이는 돈을 돌려주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란도 이걸 잘 알고 있고요, 때문에 우리 선박을 볼모 삼아 위협에 나선다는 건 결국 미국에 대한 시위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국을 상대로 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관련해서 조금 전 외교부에서는 최종건 1차관이 미국 이란 특사와 통화해 한국과 이란 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런 공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공지에는 미국이 탈퇴한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이 조속히 진전을 이룰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내용도 담겼습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이란 문제를 안건에 올려놓고 이 상황을 충분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앞서 리포트에 나왔던 바에즈 팀장은 한미 정상회담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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