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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넉 달 전에도 같은 계곡서 사고…예방조치에 '빈틈'

<앵커>

20살 육군 하사가 지난해 군대 사람들과 함께 계곡에 갔다가 숨졌는데, 유족 측이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반년 넘게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다는 소식 어제(25일)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있기 넉 달 전에 같은 계곡에서 다른 부사관이 깊은 물에 빠졌다가 구조됐던 사실이 저희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먼저 안희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조재윤 하사가 숨질 당시 가평의 한 계곡에 함께 있었던 A 중사와 B 하사는 사고 넉 달 전인 지난해 5월에도 같은 계곡을 찾았습니다.

내키지 않는데도 조 하사가 물에 뛰어들었던 것과 비슷한 일이 그날도 벌어졌습니다.

조 씨처럼 수영을 못하는 B 하사가 빠지면 구해주겠다는 A 중사 말에 다이빙했다가 물에 빠진 겁니다.

다행히 A 중사가 아닌 다른 부사관이 뛰어들어 구조했습니다.

B 하사는 군 조사에서 "무서웠지만 뛰어야 하는 분위기였고 다른 일행이 없었다면 나도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조 씨도 뛰기 싫었던 것 같다, 구해준다니 뛰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2020년에는 A 중사 본인이 같은 계곡에 빠졌다가 구조된 적 있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조 하사의 사망 사건 전까지 해당 부대는 대응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보고가 없어 몰랐다는 겁니다.

SBS가 입수한 수사 기록에는 원사가 "5~6월쯤 B 하사 사건을 보고하며 대대장에게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진술했지만, 대대장은 보고받은 적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이지훈/유족 측 대리인 : 이렇게 혼선이 일어나는 부분은 군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5월 사고 직후) 징계까지 안 가더라도 그때 엄중 경고를 하거나 최소한 그 정도만 했어도….]

지난해 7월에는 다른 부대에서 하사관이 익사해 사단 전체에 사고 예방 교육 지시가 내려왔지만, 조 하사는 5분 대기조라는 이유로 빠졌고, B 하사도 교육을 받지 않았습니다.

A 중사는 교육은 받았지만, 숙지를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조은경/고 조재윤 하사 유족 : 다 나 몰라라 하고 책임도 안 지고…. 또 데리고 가서 이런 짓 저지를 수도 있는 거잖아요. 다른 사람은 진짜 겪으면 안 돼요. 정말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가 없어요.]

(영상취재 : 정상보·김용우, 영상편집 : 전민규, CG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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