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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상급자 강권에 계곡 갔다가…생일날 숨진 막내 군인

<앵커>

이번엔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해 경기도의 한 계곡에서 스무살 청년이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를 따라 군인의 길을 걷겠다고 했던 조재윤 하사가 임관한 지 아홉 달 만에 물에 빠져 숨진 겁니다. 유족은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반 년 넘게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소속 조재윤 하사가 숨진 건 지난해 9월, 가평 한 계곡에서였습니다.

선임 부사관들을 따라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한 겁니다.

[당시 목격자 : 선임들이 자주 왔었어요. (숨진) 그 아이는 신입이라 그러더라고. (선임들이 튜브) 갖고 뛰어갈 적엔 벌써…(이미 늦었죠).]

사고가 발생했던 계곡입니다. 

3m가 훌쩍 넘는 장대인데요.

직접 이렇게 물속에 넣어보면 계곡 바닥에 끝이 닿지 않을 정도로 수심이 매우 깊습니다.
 
유족은 청천벽력에 의구심부터 들었습니다.

수영을 전혀 못해 물가 근처도 안 가던 조 하사였기 때문입니다.

[조은경/고 조재윤 하사 유족 : 호흡도 없고 맥박도 없다, 물에 빠져서, 뜬금없이. 실내 수영장도 가본 적이 없어요.]

[고 조재윤 하사 친구 : 얘가 왜 익사를 했지, 자발적으로 뛰어내릴 일은 절대 없는데….]

군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위로휴무가 주어졌던 그날.

조 하사의 사수 A 중사는, '남자답게 놀자'며 계곡에 갈 사람을 찾다 막내 조 하사를 지목했습니다.

물을 무서워한다며 다른 부사관이 말렸고, 조 하사도 "방 청소를 해야 한다"며 거절했지만 A 중사의 거듭된 제안에 결국, 함께 계곡에 갔습니다.

선임 B 하사가 먼저 뛰어들었고, 조 하사가 주저하자, 이들은 빠지면 구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다이빙 직후 허우적대는 조 하사를 향해 A 중사와 B 하사가 한 명씩 뛰어들었지만 구조에 실패했습니다.

유족은 사실상 상급자들의 강요로 목숨을 잃은 거라고 주장합니다. 

[조은경/고 조재윤 하사 유족 : (조 하사가) 몇 분을 서 있었다 해요, 진술 보면. 분위기가 물 밖에 나가서 계속 애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 아니에요.]

조 하사가 숨진 날은 그의 20번째 생일이었습니다. 

[백영월/고 조재윤 하사 유족 : 자다가도 갑자기 생각나서 막 방바닥 두드리고 그런다니까. 너무 보고 싶어서….]

유족은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장례도, 순직 심사도 치를 수 없다며 조 하사의 시신을 국군수도병원에 임시 안치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김용우, 영상편집 : 박진훈)

▶ [단독] 군 당국 "도전 정신 다이빙"…유족 "봐주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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