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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더미 속에 사는 장애인 청년…'복지 사각지대'

<앵커>

지적장애 청년이 쓰레기가 가득한 컨테이너 생활을 하던 중 그 사연이 알려지면서 도움을 받게 됐습니다. 함께 살던 친할아버지가 이 청년을 쫓아낸 건데, 거기엔 딱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G1방송 윤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여기가 사람 사는 곳 맞나' 싶지만, 안쪽은 더 심각합니다. 

발 들이기도 힘든 쓰레기 천지에, 장판은 죄다 너덜너덜.

여기저기 흙먼지가 잔뜩 뒤엉켜 있습니다.

심한 지적 장애를 갖고 있는 김 씨는 친할아버지와 함께 살다 1년 전부터는 지저분한 컨테이너 안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 씨 친할아버지 : 손자인데 제 어미는 없고, 제 아버지는 먼저 가고 말이에요. 돌봐주는 어른이 없지요. 내가 관리하고, 돌봐주고.]

이런 상황을 아무도 몰랐을까, 담당 공무원은 이 장애인 청년의 주소지가 오래전에 살던 타 지역으로 돼 있어 행정에서 누락돼 있었다고 말합니다.

[영월군 관계자 : 주소를 보니까 제천으로 돼 있더라고요. 그냥 혼자 저기다가 데려다 놓은 거죠. 근데 본인이 돌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니까.]

예전 살던 아파트에서는 '장애인 불안하다'는 등의 이유로 민원이 발생해 쫓겨난 데다, 할아버지가 소유한 전답 탓에 저소득층 분류도 안 돼 아무런 도움도 못 받고 있었습니다.

90을 바라보는 고령의 보호자 혼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장애인 손자를 버겁게 떠안고 있는 겁니다.

[김 씨 친할아버지 : 관리소장이 얘가 거기 살다가 불낼까 봐 겁난다고. 그러니까 거기 있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내가 여기에 데리고 (온 거죠.)]

영월군은 취재 이후 김 씨의 주소지 이전을 추진하고, 병원 치료와 시설 입소 등 제공할 수 있는 복지 혜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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