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마크롱 · 르펜 TV토론서 격돌…러시아 · 히잡 놓고 날선 공방

마크롱 · 르펜 TV토론서 격돌…러시아 · 히잡 놓고 날선 공방
▲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마린 르펜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에 진출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는 투표를 나흘 앞둔 20일 열린 TV 토론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였습니다.

이날 오후 9시부터 TF1·프랑스 2·BFM 방송 등에서 생중계한 토론회는 구매력, 국제 관계, 이민 등 8개 사안을 주제로 2시간 50분간 이어졌습니다.

2017년 대선 이후 5년 만에 양자 토론에서 얼굴을 마주한 두 후보는 단 한 번뿐인 1대 1 토론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격돌했습니다.

상대 후보가 발언 도중에 끼어들 때는 "내 말부터 끝내게 해달라"는 말이 튀어나왔고, 수치를 언급할 때는 "그 숫자는 맞지 않다"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아라"는 면박도 뒤따랐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토론 초반부터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를 받는 러시아와 르펜 후보의 밀접한 관계를 부각하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르펜 후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르펜 후보의 정당이 러시아 은행에서 대출받은 이야기를 꺼내 들며 그간의 입장과 상반된 발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RN은 2014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의 퍼스트 체코 러시아 은행(FCRB)에서 960만 유로(약 129억 원)를 빌려 아직도 빚을 갚지 못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고리로 "당신의 이해관계가 푸틴 등 러시아 권력과 가까운 사람들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프랑스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할 수 없다"고 공격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 대부분 국제사회와 달리 르펜 후보는 병합을 지지한 최초의 유럽 정치 지도자 중 한 명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이에 르펜 후보는 러시아 은행에서 돈을 빌린 이유는 극우 정당으로서 그 어떤 프랑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항변했습니다.

르펜 후보는 마크롱 대통령이 정보당국에서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며 애국자로서 프랑스를 충분히 대변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2017년 취임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베르사유궁에 초청한 마크롱 대통령 역시 유럽이 러시아를 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해오지 않았느냐고 역공했습니다.

르펜 후보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마크롱 대통령이 기울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대러시아 제재에 동의하지만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수입을 중단하면 러시아가 아닌 프랑스에 해를 입힐 것이라며 반대했습니다.

토론 말미에는 공공장소에서 무슬림의 히잡 착용을 금지하겠다는 극우 성향의 르펜 후보가 제시한 공약을 두고 중도 성향의 마크롱 대통령이 극명한 견해 차이를 드러내며 팽팽히 맞섰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