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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소독"…마을 주민 3천 명 통째로 격리소로

"오염 소독"…마을 주민 3천 명 통째로 격리소로
▲ 마을 떠나 격리소로 향하는 상하이 롄친촌 주민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오염이 심각한 지역 전체를 소독해야 한다면서 상하이의 한마을에 사는 주민 수천 명 모두를 버스에 태워 격리소로 보냈습니다.

당국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를 지지하는 여론이 대체로 높은 중국에서조차 이번 조처가 최소한의 인권을 짓밟은 극단적 조처라는 비판이 정면으로 제기됐습니다.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 사진, 각종 목격담을 종합하면 지난 16일 밤 상하이 푸둥신구 베이차이진에 있는 롄친촌 마을 주민 3천여 명에게 갑자기 '이송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당국은 통고문에서 이 마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심각하게 오염돼 주민 안전을 위해 대대적 소독이 불가피하다면서 모든 주민이 귀중품만 챙겨서 지정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당국은 또 집을 나설 때 집 현관은 물론 찬장과 옷장 등의 문까지 모두 활짝 열어놓게 했습니다.

3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마을 주민들은 당국이 보낸 버스 99대에 실려 격리 시설로 향했습니다.

중국 인터넷에는 한밤중에 어린이가 다수 포함된 주민들이 대거 줄을 지어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퍼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검열이 작동 중인 가운데 이런 동영상과 사진 중 일부는 웨이보와 더우인 등 소셜미디어에서 속속 삭제되고 있습니다.

당국은 통고문에서 소독을 통해 안전한 환경을 마련한 뒤 주민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했지만 구체적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현지 매체들은 마을 주민이 이동한 소식을 전혀 보도하지 않다가 18일 밤부터 이 마을에서 전문 소독팀이 들어가 철저한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는 '긍정적 내용'에 초점을 맞춰 본격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민 소개된 상하이 롄친촌 마을에 들어가 소독하는 방역 요원들

주민이 모두 소개된 롄친촌은 상하이 외곽에 있는 마을로 코로나19 확산이 특히 심한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은 오랜 봉쇄에도 이 마을에서 지속적으로 코로나19 양성 사례가 발견되자 전 주민을 격리소로 보내는 극단적 조처에 나선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어린이와 노약자를 포함한 모든 주민을 격리시설로 보낸 이번 조치는 강경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익숙한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지나치게 극단적이고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진=중국 웨이보, 중국 칸칸신문 더우인 계정 영상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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