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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만행" 제보로 제 발등 찍은 '계곡 살인' 이은해

"보험사 만행" 제보로 제 발등 찍은 '계곡 살인' 이은해
SBS 시사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2020년 3월 보험사 분쟁 관련 제보를 접수하던 중 한 여성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관할서에서 익사로 내사 종결했는데, 보험금을 주기 싫어 온갖 트집을 잡고 있어요."

남편이 자신 등에게 남긴 사망보험금을 보험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게 제보 전화의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제보자는 바로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31) 씨였습니다.

이 씨는 오늘(16일) 내연남인 조현수(30) 씨와 함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 씨 남편 윤 모(당시 39세) 씨가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다이빙하다 사망한 지 2년 9개월여 만입니다.

이번 사건은 처음에는 수영에 미숙한 남성이 물놀이 중 숨진 단순 변사로 마무리될 뻔했습니다.

윤 씨 사망사건을 처음 조사한 가평경찰서는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같은 해 10월 단순 변사사건으로 내사 종결했습니다.

이은해 씨는 같은 해 11월쯤 보험회사에 남편의 생명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사기 범행을 의심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보험금 수령이 뜻대로 되지 않자 이 씨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보험사를 고발한다며 2020년 3월 방송사 여러 곳에 직접 제보했습니다.

하지만 이 씨 주장이 여러 측면에서 석연치 않다는 점을 파악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2020년 10월 '가평 계곡 익사사건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2019년 11월 유족 지인의 제보를 토대로 재수사를 벌이던 일산 서부경찰서도 방송 두 달 뒤인 2020년 12월에 살인과 보험사기미수 혐의를 적용해 이 씨와 조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내연관계인 이들이 8억 원의 생명보험금을 노리고, 수영을 못하는 윤 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이들의 주거지 관할청인 인천지검은 이들의 추가 혐의도 찾아냈습니다.

피해자가 사망하기 수개월 전부터 생명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복어 피(독)를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에서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 2건을 확인해 추가 입건했습니다.

단순 보험 사기로 끝날 뻔한 사건이 엄청난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검경 합동검거팀까지 구성될 정도로 커진 데에는 이은해 씨의 소위 '제보 전화'가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한 셈입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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