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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자생적 정계개편 가능성…윤석열 정부 성공할 것"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김한길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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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발언

"건강하게 사는 삶 이상으로 치열하게 살고 싶었다"
"축구에서의 추가 시간처럼 남은 생 보내고 싶다고 생각"
"심각한 양극화에 코로나까지…하나로 뭉치는 계기 필요"
"윤석열 당선인, 가장 급한 것이 국민통합이라고 해"

"지역 갈등, 완화…계층·정치 진영·빈부 격차로 갈라져 우려"
"국민통합위원회, 윤석열 정부 임기 5년 내내 같이 갈 조직"
"여소야대, 당선인에게 부담되지만 국민이 알고 뽑은 것"
"김대중 정부 여소야대 속 성공해...윤석열 정부도 성공할 것"

"양당제가 다당제로 가는 과정서 자생적 정계개편 가능성 있어"
"우리가 누리는 세상, 수많은 이상주의자들의 좌절로부터 만들어져"
"제3정당 창당 후 실패한 경험도 의미 있었다고 생각"
"윤 당선인, 국정원 댓글 수사 당시 훌륭한 검사로 생각"

"윤 당선인, 정권교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동갑이지만 서로 다른 삶 살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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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영상 보니까 22년 전에 김대중 정부 시절에 최연소 장관. 그 당시 영상이 대단히 인상적이네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안녕하세요?

▷ 주영진/앵커: 영상 유심히 보셨는데 마지막 영상이 2년 전에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출연하셨을 때. 그 당시에 많은 분들이 건강 때문에 염려도 하시고 회복했다고 박수도 보내고 그랬었는데 그 당시에 다른 예능 프로그램 같은 데도 나가셨잖아요?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네.

▷ 주영진/앵커: 그렇죠? 이제 건강은 완벽하게 회복하신 겁니까?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많은 분들이 그렇게 묻는데 제 아내가 가장 정확하게 말해 주는 것 같아요. 제가 폐암을 앓기 전보다 더 건강하다고 그럽니다. 제가 이제 담배도 끊고 또 운동도 열심히 하고 몸에 좋다는 것들 열심히 찾아다니면서 먹고 그러니까 아마 이렇게 건강해진 것 같은데 그렇게 살다가 어느 날 생각해 보니까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우리가 건강해지기 위해서 사는 것도 아닌데 살기 위해서 건강한 것까지가 좋은 거지 이거 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건강하게 사는 것 이상의 삶 같은 게 있다면 그걸 위해서 치열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말하다 보니까 괜히 멋있게 말한 것 같은데.

▷ 주영진/앵커: 무슨 이야기인지 저는 가슴에 확 와 닿았어요.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그래서 요즘에는 전에 만큼은 운동도 안 하고 또 몸에 좋다는 것 찾아 먹는 것도 이제는 그만했고. 그런데 더 건강한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건 확실하게 폐암으로부터는 완치 선언을 받으신 거다, 의학적으로.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요새는 의학적으로 완치라는 말을 잘 안 쓴대요. 전에는 아마 5년이 지나면 완치 이런 말을 썼는데 요즘에는 제가 이제 제 담당 의사께 '제가 이제 거의 정상인 게 맞습니까?' 그랬더니 '거의라는 말은 빼도 됩니다.' 이렇게 답하시더군요.

▷ 주영진/앵커: 그 얘기 듣고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그렇죠.

▷ 주영진/앵커: 그때 2년 전에 인터뷰할 때 제가 기억이 나는 게 어쨌든 그렇게 건강이 악화가 되면 사람이 많이 겸손해지거나 혹은 삶이나 뭐 신적,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원망 같은 것도 있을 수 있는데 그 과정 속에서 많이 겸손해지기도 하고요. 우리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께서는 돌이켜보면 그 시간, 그 어려웠던 시간 어땠던 것 같습니까? 이제 솔직히 얘기한다면.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솔직히 얘기해서 제가 그전부터도 겸손하지 않았나요? 그래요. 그러나 죽을 고비를 넘긴 건 사실인데요. 그렇다고 해서 뭐랄까요? 이게 참 말하기가 어려운데 그렇게 별나지도 않았어요. 그냥 다시 살게 된 거죠. 그야말로 좋은 의사와 마침 새로 나온 신약이 저한테 잘 맞아서 살아난 거죠. 무슨 남달리 제가 좋은 일을 많이 하거나 또 겸손했거나 뭐 해서 특별히 살아난 것도 아니고 그냥 살아난 거죠, 재수 좋게. 그렇게 생각하고요. 어디서도 잠깐 말씀했는데 어쨌든 이제 덤으로 주어진 시간이기 때문에 거기에도 또 고민이 조금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냥 적당히 살면 되는 건가? 그런 생각도 한편에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추가 시간이라는 게 축구에서는 적당히 보내면 안 되는 시간이잖아요. 남은 기운을 몽땅 쓰고.

▷ 주영진/앵커: 그렇죠.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추가 시간이 끝나는 휘슬이 울리면 운동장에 벌렁 자빠져야 되는 게 맞잖아요. 그래서 저도 추가 시간처럼 나머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래서, 그래서 평생 상당히 오랜 기간 정치를 해 오셨고 장관도 하시면서 우리 국가 운영에도 직접 참여도 해 보셨는데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김한길이라고 하는 정치인이 건강 문제 때문에 무대에서 사라진 줄 알았는데 다시 무대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도왔던 정치인이, 후보가 당선이 됐습니다. 국민통합위원장, 이거 어떤 일 하는 데입니까?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물론 국민 통합이 좀 막연한 말씀 같기도 하지만 선거라는 걸 거치면 대부분의 경우 정치적으로나 또 진영 논리 측면에서 양극화가 심해지잖아요. 또 그전부터 원래 우리 사회가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했던 데다가 코로나라는 상황을 2~3년 거치면서 어려운 분들이 더 어려워지는 결과로 경제적 양극화도 심화됐어요. 우리 사회가 이렇게 갈라지고 분열된 상태에서는 나라 발전의 기대가 더 이상 가능하겠는가 하는 걱정스러운 생각을 바탕으로 해서 뭔가 좀 하나로 뭉치는 그런 계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부터 우리 위원회가 출범했다고 생각합니다.

▷ 주영진/앵커: 그 생각에 윤석열 당선인도 동의했기에 이런 조직이 만들어진 것이겠고요.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제가 이렇게 하자고 한 것에 대해서 당선인께서 동의한 게 아니라 당선 첫날 첫 소감으로 가장 급한 것이 국민 통합이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또 다음 날 현충원에 가서 방명록에다가도 한 줄 쓰셨어요. '국민 통합을 통해서 번영의 길로 가자.' 이런 얘기를 쓰셨거든요. 그런 거 보면 당선인께서도 우리 사회가 지금 처한 상황이 국민 통합을 절실하게 최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셨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주영진/앵커: 예전에 흔히 국민 통합 그러면 정치권에서는 지역 통합이 가장 우선적으로 떠올랐어요. 이른바 영호남 간의 통합. 이게 늘 지금도 여전히 양분돼 있다는 얘기가 그치지 않고 있는데 여기에 지금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계층 간의 통합, 경제적 격차 이런 부분들까지도 한데 아우르는 그런 좀 더 큰 차원에서의 국민 통합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그럼요. 그러니까 제가 30대에 많은 시간을 미국에서 살다 왔거든요. 그때 돌아와서 우리 사회를 보니까 가장 심각한 것이 지역 갈등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역 갈등을 해소하지 않고는 나라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겠다는 생각에 강연도 하고 글도 써봤는데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중에게 직접 호소해 보자 하는 생각에 유행가 가사를 쓴 것이 '화개장터'입니다.

▷ 주영진/앵커: 그렇죠.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그래서 경상도와 전라도의 갈등이 완화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그 가사가 그렇게 훌륭했다고는 생각 안 하지만.

▷ 주영진/앵커: 훌륭했습니다, 훌륭합니다.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그런가요?

▷ 주영진/앵커: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에.

김한길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다 아시네요. 그런데 그 노래가 그렇게 조영남이라는 가수분 50년 가수 생활의 가장 큰 히트곡이었다고 하는데 사실 처음에는 그 노래 부르기 싫다고 그랬었거든요, 건전 가요 같다고. 그래도 어쨌든 그 노래가 그렇게 환영 받았던 이유가 제 생각에는 많은 국민들 마음속에 전라도와 경상도가 좀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기 때문에 그 노래를 그만큼 반겨주신 것이다. 저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말씀 주신 대로 이제 지역 갈등은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집권, 50년 만에 정권 교체를 통해서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이후에 조금씩 조금씩 나아져가고 있다고 보는데 지금 지적하신 대로 계층 간의 갈등 또 여러 가지 정치적 진영 논리 또 빈부 격차 이런 등등으로 이렇게 저렇게 갈라져 있는 모습이 참으로 우려되는 건 사실이죠. 우리가 '화개장터' 아니고 다른 방법이 있으면 뭐든지 하겠는데 지금은 국민통합위원장이라는 자리를 맡아서 열심히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해소까지는 안 돼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이라도 강구하기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국민통합위원회는 윤석열 당선인 취임 이후에도 계속 존속하는 겁니까, 임기 내내? 아니면 김한길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되면 그 비슷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 또 다른 곳에 가서 일을 하게 되는 겁니까? 하마평에 많이 또 이름이 오르내리시더라고요.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글쎄요, 이름은 많이 오르내리죠.

▷ 주영진/앵커: 대통령 비서실장 이렇게.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어쨌든 국민통합위원회는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사라지는 조직이 아니라 쭉 '5년 동안 같이 가야 되는 조직이다.'라는 말씀은 계셨습니다.

▷ 주영진/앵커: 위원장은 김한길 계속 가는 겁니까?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는 겁니까?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그거는 무슨 제 일자리를 보장해 주시는 차원의 얘기하고는 전혀 다르게 국민통합위원회는 계속 가야 된다 하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건 사실입니다.

▷ 주영진/앵커: 그런 측면에서 최근에 이제 몇몇 신문사와 인터뷰한 기사도 제가 봤는데 정계 개편에 대한 기자들의 관심사와 상상력이 그 정도 때문, 그 정도밖에 안 돼서 그런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이런 질문이 있었던 것 같아요. 취지는 좋은데 국민의힘은 지금 의석이 110석 정도고 민주당은 170석이 넘고 윤석열 정부가 뭔가 하려고 해도 국회에서 대부분 법으로 통과가 돼야 되는데 저쪽 의석이 너무 많다, 민주당 의석이. 그러면 국회의원 선거는 2년 지나 있고 말이죠. 그러면 의석을 사람을 빼오는 거는 과거 식의 정계 개편인데 그쪽에서 좀 더 중도적이고 민주당에서 이런 정치인들이 과연 민주당을 떠나서 올 수 있겠느냐 그러는데 그럴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하신 것으로 보도가 된 것 같은데.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저는 뭐.

▷ 주영진/앵커: 제가 오독을 한 겁니까, 어떻습니까?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그거는 오독하시거나 잘못 쓴 기사를 보시거나 했을 것 같아요. 그럴 생각이나 계획이 전혀 없고요. 물론 여소야대가 이제 대통령 되실 분에게는 큰 부담이기는 하겠습니다만 국민들이 다 그거 알고 뽑아주신 거잖아요.

▷ 주영진/앵커: 그렇죠.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이분 뽑으면 여소야대의 대통령이 되겠구나 하는 걸 전제로 해서 뽑아주신 겁니다. 또 보세요. 가장 여소야대 상황에서 어려우리라고 생각했던 김대중 대통령. 그때는 50년 만에 정권 교체라고 하지만 그때 야당은 79석이었습니다. 기억하고 계시잖아요. 다 어렵다고 생각했죠. 게다가 이번 선거도 그렇지만 가장 적은 표차로 이겼어요. 게다가 그때는 IMF 체제라는 국가적 위기가 있었고 지금은 코로나 이후에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데다가 빈부 격차는 더 심해진데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서 국제 시장의 자원, 반도체 등등이 공급망이 어려워졌어요. 공급망 확보가 어려워서 사실상 경제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판국이거든요.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이 실패했냐?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다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하는 것처럼 저는 우리 윤석열 새 대통령께서도 분명히 성공한 대통령이 되실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주영진/앵커: 정계 개편, 인위적인 정계 개편 이런 건 전혀 없다.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그런 거는 가능하지도 않아요. 우선 누가 하고 싶어도 그렇게 안 됩니다. 아시는 대로 우리나라에 인위적인 정계 개편이라는 게 군부 세력이 몇 번 시도했잖아요.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거든요. 그게 가능한 일이 아니죠.

▷ 주영진/앵커: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한나라당 의원 빼오기 뭐 이런 게 있죠?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몇 명 이렇게 오신 분들이 있지만 그걸 성공했다고 할 수는 없죠. 왜냐하면 뭐 그렇게 해서 과반수를 넘긴 것도 아니고. 그런데 지난 대선 막바지에 보면 마치 우리 정치 발전의 한 단계로써 다당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인 것 같은 말씀들이 많이 계셨잖아요. 우리 지금 양당 중심 정치가 다당제로 가기 위한 필요에 의해서 자생적으로 정계 개편이 있을 가능성은 상당히 있죠. 그러나 그것이 누구의 의도에 의해서 누가 그림 그려서 이렇게 저렇게 해 보자 하는 시대는 지났다라고 생각합니다.

▷ 주영진/앵커: 김한길이라고 하는 정치인이 있어서 또 과거에 김한길 대표가 어떤 역할을 했던 당시의 모습을 떠올렸던 정치부 기자들이 그런 상상력을 발휘하는 건가요, 그러면?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제가 우리 주영진 당시에는 출입기자단의 반장이셨는데 제가 사실 탈당도 많이 하고 이번에 이제 텔레비전에 제가 가끔 나오니까 '어, 저 친구 아직도 살아 있어?' 그런 사람도 많대요. 그런데 그러면서 이제 저에 대한 댓글이 굉장히 안 좋은 댓글이 많이 달렸답니다. 제가 '나쁘게 말한 댓글의 내용이 뭐냐?' 이렇게 물어봤더니 주로 탈당 많이 했다, 정당 분쇄기다, 창당 전문가다. 이런 말들이래요. 그래서 제가 사실 저는 그런 말 계속 많이 들었잖아요. 그래도 제가 거기에 대해서 변명을 한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저 기껏해야 내가 이런 말 정도 했어요. 내가 매번 시도가 좌절했지만 나로서는 다 의미가 있는 시도였기 때문에 후회는 않습니다 하는 정도가 그런 비난에 대한 제 응답이었어요. 그런데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갑자기 다당제라는 것이 우리 정치 발전에 필요한 전 단계인 양 말해지기 시작했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제가 요즘에는 이렇게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거예요. 제가 얼마 전에 어떤 책을 보다가 멋있는 문구를 봤는데 '우리가 이만큼이나마 누리고 있는 세상은 수많은 이상주의자들의 좌절을 통해서 이룩된 것이다.'제가 그 말을 듣고 이야, 참 멋있다. 그러면서 제가 살아온 정치 역정을 생각해 봤어요. 저는 정말 많이 탈당해서 제3 세력으로서 창당을 시도하다가 계속 실패했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런 실패를 통해서 이제는 그래도 많은 사람이 다당제가 정말 필요해라고 생각하게 됐다면 저의 좌절도 그래도 한 부분이라도 의미 있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고 이제는 감히 말씀드려 보는 거예요.

▷ 주영진/앵커: 윤석열 당선인과 원래 인연이 있었어요?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참 인연이라는 게 묘하죠. 그러니까 한 10년 전쯤에 제가 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됐을 때 시청 앞에서 텐트 치고 한 석 달쯤을 박근혜 대통령 대선 당시 국정원의 댓글 개입 사건을 가지고.

▷ 주영진/앵커: 기억납니다.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김한길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주영진 앵커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문제를 지적하는 집회를 하고 했는데 그 당시에 그 댓글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수사팀장이 윤석열 검사였습니다. 그러니까 개인적으로는 몰랐지만 굉장히 저는 훌륭한 검사구나 이렇게 생각했죠. 그러다가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하도 제가 시청 앞에서 계속 먹고 자고 숙식하면서 그 문제를 가지고 비난하니까 한번 보자 그래서 회담한 적이 있거든요. 그때 제가 박근혜 대통령께 몇 가지 요구한 것 중에 하나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중인 윤석열 검사팀의 신분을 보장하시오.'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때도 전혀 몰랐어요. 그리고 조금 있다가 좌천당해서 지방으로 갔어요. 그래서 제가 의원 총회에서 우리 당 국회의원들에게 당대표로서 '윤석열 검사와 같은 용기 있고 정의로운 검사를 우리 야당 국회의원들이 반드시 보호해야 된다.' 이렇게 강조했던 것이 사실은 저도 잊어버렸었는데 얼마 전에 어떤 종편에서 연설하는 그림을 내보낸 걸 우연히 보고 알았어요. 그렇게 호감을 가지고 거리를 두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몇 년 전부터는 만나서 시간 있을 때면 가끔 그냥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하고 이렇게 편하게 속을 드러내는 상대가 됐죠. 그런데 하여간 알아갈수록 굉장히 매력 있는 분이구나 그런 생각에서 또 정권 교체는 반드시 필요한 것 같은데.

▷ 주영진/앵커: 대통령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까?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대통령이 될 거라는 확신은 그렇게 분명하지는 않았지만 정권 교체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하고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생각은 했어요. 왜냐하면 박근혜, 이명박 두 대통령을 모시고 정치했던 분 중에 누군가가 이쪽에 대선 후보로 나와서 정권 교체를 실현한다는 것이 쉬워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여러 가지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그때는 본인이 정치한다는 말도 안 했을 때인데 아마 검찰총장 때인가 그때도 가장 가능성 높은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총장직을 던지고 나왔을 때 제가 적극적으로 '한번 해 봐야 된다, 역사적 책무다.' 그런 말씀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오늘 윤석열 당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났는데 말이죠. 아까 인연 뭐 시위도 하시고 농성도 하시고 그랬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어떤 인연도 짤막하게, 시간이 지금 많지 않아서.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박근혜 대통령도 인연이 많죠. 10.26 난 뒤에 박근혜 대통령이 10여 년을 은둔하고 계시다가 제가 그때 MBC 텔레비전에서 '김한길과 사람들'이라는 토크쇼를 하고 있었는데 그 토크쇼에 출연함으로써 처음으로 세상에 등장하신 겁니다.

▷ 주영진/앵커: 세상에 다시 나온. 아, 그런 인연이 또 있군요.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그래서 이제 1시간 동안 잘 얘기하고 마지막 클로징할 때 제가 '박근혜 씨하고 저하고는 동갑인데 우리가 같은 세월을 참 다르게 살았습니다.' '박근혜 씨가 청와대에서 안주인 노릇을 하는 동안에 저는 박정희 대통령의 긴급 조치로 감옥에 가 있는 아버지를 면회 다니면서 청춘을 까먹은 사람입니다.' '이렇게 다른 우리가 1시간 동안이나 사이좋게 얘기한 것은 참 좋은 일일 겁니다.' 이렇게 마지막 인사말을 했어요, 진심을 담아서. 그런데 또 나중에 정치를 하셨잖아요. 제가 여당 원내대표 때 야당 대표였어요. 그러면 대통령 때 아까 말씀한 것처럼 그런 관계가 돼서 참 좋은 관계는 못 됐지만 오늘 보니까 참 좋네요.

▷ 주영진/앵커: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혹시, 다시 한번 모셔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그래요?

▷ 주영진/앵커: 다시 한번 시간 내주실 수 있으신 거죠?

▶ 김한길/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말씀이 너무 많았네요.

▷ 주영진/앵커: 아닙니다, 아닙니다. 오늘 상당히 인상적인 얘기가 많았고요. 다시 한번 저희가 꼭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의 인터뷰였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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