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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5G 시대' 연 경기도청 컬링팀…밀라노 향한 '김의 전쟁' 예고

'팀 킴'과 함께 한국 여자 컬링을 이끌고 있는 경기도청이 팀 개편 후 첫 실전 무대에 나섭니다. 컬링 선수들의 '꿈의 무대', 그랜드슬램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새 출발합니다. 그랜드슬램은 국적과 상관없이 소속팀의 세계 랭킹에 따라 조직위원회로부터 초청 받은 팀만 참가할 수 있는데, 이번 시즌 세계 17위인 경기도청도 당당히 초청장을 받았습니다. 결전지 토론토에 도착한 경기도청은 오는 12일, 세계 2위 팀 플러리(캐나다)와 첫 경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5G 시대'를 연 경기도청은 지난주 결전지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해 현지 적응에 나섰습니다.

5G 시대 연 경기도청

'팀 킴'의 베이징올림픽 도전과 세계선수권 사상 첫 은메달 소식에 가려졌지만 경기도청의 팀 개편은 최근 한국 컬링계의 '빅이슈'였습니다. 2019년 한국 컬링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낸 춘천시청의 스킵, 김민지가 고등학생 시절부터 함께한 팀을 떠나 경기도청에 합류했습니다. 신동호 경기도청 코치는 "드디어 부족했던 2%를 채웠다"며 "김민지가 서드로서 팀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도청은 '5G'라는 새로운 애칭도 얻었습니다. 스킵 김은지를 필두로, 김수지와 설예지 등 선수 4명이 모두 '지'로 이름이 끝나는 우연이 겹쳤습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서며 당시 인기 걸그룹에 빗대 '컬스데이'로 불렸던 김은지는 "예지의 쌍둥이 자매, (설)예은이도 팀 내 애칭이 '돼지'다"면서 "민지 선수의 합류로 완벽한 '5G(지)' 시대를 열었다"며 웃었습니다. 공교롭게도 5명은 모두 송현고 선후배이기도 합니다. 맏언니 김은지와 세컨드 김수지가 3살 차, 또 김수지와 설예지-설예은 자매, 이들과 막내 김민지 선수도 똑같이 3살 차이입니다.

지난달 결혼한 김수지 선수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경기도청 선수들.

파워풀한 김민지와 시너지 기대…'김의 전쟁' 예고

그동안 경기도청은 한국 컬링에서 가장 신중하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팀으로 유명했습니다. 과녁 중앙으로 절묘하게 휘어들어가는 '드로우 샷'이 장기인 김은지가 작전을 주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 컬링에서 가장 공격적이고 모험적인 샷과 전략을 구사하는 김민지가 팀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김은지는 "민지는 굉장히 파워풀한 선수다. 나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인데, 지금은 내가 추구하는 컬링을 민지가 많이 따르는 편이다,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김민지 역시 "내가 더 힘 있게 경기를 할수록 뒤에 은지 언니가 더 편안하게 엔드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습니다.

'팀 킴'의 사정으로 이번 그랜드슬램에서 한국팀 맞대결은 무산됐지만 컬링계에선 '김의 전쟁'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청의 개편은 라이벌 관계인 '팀 킴'에도 긴장감을 주고 있습니다. 스킵의 성을 따 팀을 부르는 관례에 따라 해외에선 두 팀을 '팀 킴(KIM·강릉시청)'과 '팀 김(GIM·경기도청)'으로 구분하는데, 이번 그랜드슬램 대회 홍보에 두 팀을 전면에 내세울 정도로 '김의 전쟁'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팀 킴'이 출국 직전 팀 사정으로 출전이 무산돼 맞대결은 연기됐지만 김은정은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스킵 두 명이 한 팀에 모였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 같아요. 최고의 팀을 상대로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할 지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임명섭 강릉시청 감독은 "4년 뒤 이탈리아 밀라노를 향한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며 선전포고 했습니다. 베이징올림픽 컬링 해설을 맡아 팀 킴의 도전을 중계하기도 했던 김민지는 "TV해설을 준비하며 팀 킴 언니들의 성향과 전략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이번 그랜드슬램을 올 여름에 다가올 국가대표 선발전의 전초전으로 삼겠다"며 멋진 경기를 약속했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우리 교민이 많은 토론토에서 열려 되면서 현장 응원 열기도 뜨거울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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