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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회사 가기 싫어요"…'출근' 대신 '클릭' 직장 생활 표준 될까?

얼마 전 미국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 때처럼 일부 의무 착용이 남아 있긴 했지만 마스크 쓴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마스크가 사라지면서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 이전 일상에 성큼 다가선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해제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던 터라 우리 일상을 한 발 앞서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일상 복귀 설레기만 할까? "출근하기 싫다"

주 4일 근무제

2년여 만의 일상 복귀…설레는 말이지만 모든 일상이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특히 직장 생활이 그랬습니다. 한 지인은 미국 내 코로나 규제가 사실상 거의 다 해제됐는데도 직접 일터로 나가 일하는 것만큼은 다들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했습니다. 식당과 거리 풍경으로 볼 때 코로나를 걱정해서는 물론 아닙니다.

초기에는 다소 불편했을지 모르지만 집에서 일하는 데 이미 익숙해졌고 재택근무가 주는 여러가지 이점 때문에 직장 나가기를 꺼린다는 겁니다. 출퇴근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회사에서 겪을 수 있는 업무 외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운 것 등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직원 채용 조건에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출근을 요구하면 아예 지원을 접는 경우까지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거리두기 엄격하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과 우리나라의 차이점이라면서 돈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회사만 안 가고 모든 걸 다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도 회사는 다 나간다'였습니다. 이런 얘기가 나올 만큼 상당수 업체가 출근을 기본 근무 형태로 유지했지만 IT업체와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는 재택근무가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네이버 직원들, '재택근무 선호'

재택근무

재택근무라는 말이 낯설지 않아진 지금, 코로나19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기업들도 점차 일상 회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 생각은 사뭇 다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바로 네이버입니다. 네이버가 본사 직원 4,7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참여율 76.1%), 직원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먼저 최적의 근무 방식으로는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혼합식 근무를 선택한 사람이 52.2%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는 주 5일 재택근무가 41.7%였습니다. 응답자 대비로 따지면 주 2일 사무실 근무가 20.9%, 주 1일 13.3%, 주 3일 7.6% 순이었다고 합니다.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놓고 보면 직원들이 가장 바라는 근무 제도는 사실상 '주 5일 재택근무'인 셈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네이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재영입 경쟁이 치열한 IT 업계에서 특히 두드러지는데, 우수한 인력을 놓치기는 싫고 직원 소통과 협업을 위해 출근은 시키고 싶은 기업들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조업처럼 출근하지 않고는 업무가 어려운 곳에서는 재택근무를 중단하는 곳이 하나 둘 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포스코그룹이 이달부터 재택근무를 풀었습니다. 방송처럼 직접 제작 참여가 필요한 부문에서도 기존 출근 방식으로 업무 형태가 바뀌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 SBS도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정상근무체제로 복귀했습니다.)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현장 출근 비율이 더 늘 걸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시간차만 있을 뿐 다시 출근 형태로 돌아가게 되는 걸까요?

주 4일 근무제

출근이 불가피한 업체에서야 어쩔 수 없겠지만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식, 그러니까 출근과 재택을 혼합한 방식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로 발생하는 소통과 협업 약화는 각종 협업 프로그램과 메타버스 오피스 같은 원격 근무 방식으로 통해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겁니다. 획일적인 출근 문화에 대한 MZ세대의 거부감을 줄이고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사무실 모습도 바뀔 걸로 보입니다. 지금처럼 '내 자리' 중심이 아닌 필요할 때 가서 일할 수 있는 거점 오피스 방식이 늘어날 거란 예상입니다. 사실 이런 형태의 유연 근무는 IT 발달과 함께 점점 확대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근무형태 변화가 아주 새로운 건 아니었던 셈입니다. 코로나19로 앞당겨진 직장 생활의 변화가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우리 스스로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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