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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4/6) : 최재성 퇴장한 날 송영길은?…다른 길 가는 '86그룹'

스브스레터 이브닝(4/6) : 최재성 퇴장한 날 송영길은?…다른 길 가는 '86그룹'
스브스레터 이브닝 최종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19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의 정치인. '86그룹'인데요, 민주당의 핵심적인 세력이기도 하죠. 이 '86그룹'에 속하는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 둔다"며 정계를 떠났는데요, 경기지사 후보로도 거론됐던 걸 감안하면 의외의 결단이네요. 최 전 수석이 정계 은퇴 선언한 날, 같은 86그룹의 맏형 격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서울시장 경선 참여를 공식화하고 출마 준비 행보를 이어갔네요.
 

송영길, 내일 경선 후보 등록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내일(7일)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정식 등록한다고 하네요. 오늘 등록하기로 했다가 등록 서류 준비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게 송 전 대표 측의 설명이죠.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

송 전 대표는 지난 1일 주소를 서울시로 옮기고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대나 전략공천은 제 머릿속에 없다"며 경선을 치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요, 오늘(6일)은 서울 지역 일부 의원과 오찬을 하는 등 경선 준비 행보를 본격화하고 나섰죠.

민주당은 내일(7일)까지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는데요, 김 전 대표 대항마로 추가 등록할 인사로는 박주민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죠.
 

최재성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소명 필요"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경선에 뛰어든 날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정계은퇴를 선언했는데요, 두 사람은 이른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의 대표 주자들인데 이제는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됐네요.

최 전 수석은 "저는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둡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통해 정계 은퇴를 선언했는데요, 정치 역정에 대한 회고와 정계 은퇴 이유 등을 단문(短文) 위주의 문장으로 써내려갔네요. 정계 은퇴 이유에 대해 "제 소명이 욕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무겁게 걸머지고 온 저의 소명을 이제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합니다"라고 하면서 "단언하건대 저는 이제 정치인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밝히기도 했죠. 
(사진=연합뉴스)
 
저는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둡니다.
근 20년을 정치를 해왔습니다.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 믿음을 실천하겠다는 포부로 정치에 뛰어들었습니다.
(..) 첫 출마를 하던 20년 전의 마음을 돌이켜봤습니다.
제 소명이 욕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무겁게 걸머지고 온 저의 소명을 이제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합니다.
(..) 단언하건대 저는 이제 정치인이 아닙니다.
(..) 정치는 그만두지만 세상을 이롭게 하는 작은 일이라도 있다면 찾겠습니다.
- 출처: 페이스북

84학번인 최 전 수석은 동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서총련(서울지역 총학생회연합) 중앙상임위원을 지냈고 경기 남양주에서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을 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죠. 19대까지 내리 3선을 한 뒤 2018년 보궐선거에서 지역구를 서울 송파을로 옮겨 당선되기도 했고요.
 

김영춘 "생활정치의 시대 왔다"


지난달에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는데요, “이제 민주주의, 통일, 기득권 타파 등 거대 담론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 정치의 시대가 됐다”면서 "선거만 있으면 출마하는 직업적 정치인의 길을 더이상 걷고 싶지는 않습니다"고 했죠.   


(사진=본인 제공, 연합뉴스)

 
정치를 그만둡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느낀 우선적인 소감입니다. 이제 민주주의, 통일, 기득권 타파 등 거대담론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정치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국민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이고 일상의 행복입니다.
(..) 결론을 말씀드릴 때입니다. 저는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근본적으로 저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고뇌 때문입니다. 대선 기간 내내 제가 정치 일선에서 계속 활동해야 하는가에 대해 근본적인 번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를 정치에 뛰어들게 만들었던 거대 담론의 시대가 저물고 생활정치의 시대가 왔다면 나는 거기에 적합한 정치인인가를 자문자답해봤습니다. 선거만 있으면 출마하는 직업적 정치인의 길을 더이상 걷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했습니다.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 오래 정치를 해온 개인의 문제로 바라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출처: 페이스북

김 전 장관은 81학번으로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1987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 비서로 정계에 입문한 뒤 16~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죠.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면서 고향 부산으로 내려가 고전하다 20대 국회 때 부산진갑에서 당선돼 3선이 됐고요, 문재인 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을 역임하고. 지난해에는 4·7 보궐 선거 당시 부산시장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죠.
 

대선 때 '86 용퇴론' 꺼냈던 송영길


민주당 '86그룹'의 대표 주자 두 명이 정계 은퇴하면서 이른 흐름이 확산될지가 관심이죠. '86그룹'은 김대중 정부 시기 '젊은 피 수혈'로 대거 정치권에 진출했는데요, 당시는 386이었는데 지금은 50대인 586이 됐죠. 대학생 시절 민주화를 주도했던 이들은 언제부턴가 '기득권의 상징' '내로남불'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된 게 현실이죠. 도덕적 우위마저 흔들리고 있고요. 그래서 세대교체론의 도전을 받고 있는데요,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2030 청년세대 지지를 얻지 못하자 정치개혁의 의제로 '86 용퇴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죠.    

그때 '86 용퇴론'에 불을 붙인 게 당 대표였던 송영길 의원이죠. 지난 1월 25일 발표 내용을 보시지요.
▲ 첫째, 저 송영길은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 우리가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닙니다.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입니다.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송 전 대표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송 전 대표의 연세대 동기인 우상호 의원이 총선 불출마 약속을 재확인하는 식으로 호응했죠. 세대 교체론이 힘을 받는 듯했지만 거기까지였죠. 그래서 선거용 레퍼토리였다는 비판이 나오는 와중에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면서 '86 세대'가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된 거죠.
 

86그룹의 공격받는 86그룹 맏형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민주당 안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때 송 전 대표와 함께 당내 ‘86그룹’으로 분류되던 동지들이 먼저 공격하기 시작했죠.
우상호-송영길 (사진=연합뉴스)

송 전 대표와 40년 운동권 동지이자 연세대 동기인 우상호 의원이 "송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결국 여러 카드를 다 무산시켰다" "유력한 (전) 당대표가 앉아서 경선하자고 버티고 있는데 바깥의 참신한 분이 어떻게 들어오나"고 반발했고요, 역시 '86그룹'인 김민석 의원도 "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나 홀로 등산 선언했다" "송 전 대표가 대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한 지 얼마 안 돼 큰 선거의 후보를 자임한 데 대한 대국민 설명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비판했죠. 오늘(6일) 정계 은퇴 선언한 최재성 전 수석은 서울시장 차출론을 향해 "차출이 아니라 사실상 자출(스스로 출마)"이라고 직격한 적이 있고요.

'86그룹'의 '퇴장' 흐름이 이어질 경우 '86그룹'의 맏형인 송영길 전 대표가 고립되거나 곤혹스러워질 텐데요, 당 내에 '86그룹' 말고도 친문 그룹이 반발하는 등 여기저기서 '송영길 불가론'이 나오고 있네요.
 

친문계 "후안무치·내로남불"


민주당 친문 의원들도 송영길 전 대표 비판에 가세했네요. 민주당 친문계 의원들이 참여하는 '민주주의 4.0 연구원'이라는 싱크탱크가 있는데요, 50명가량 되는 싱크탱크 소속 의원 가운데 13명이 오늘(6일)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냈죠.
레터용 민주주의 4.0
▲ '민주주의 4.0 연구원' 출범식, 2020년 11월. 연합뉴스


입장문 제목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 전 대표의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합니다"인데요, 송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 '내로남불' '후안무치' 등의 표현을 쓰며 반발하고 있네요. 입장문의 일부를 보시지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영길 전 대표의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합니다.”
송영길 전 대표는 대선 기간에 586세대 용퇴론을 언급하면서 차기 총선 불출마라는 정치선언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사퇴 선언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의 시험대가 될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핵심지역인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송영길 전 대표의 오판은 자칫 민주당 전체를 오만과 내로남불의 나락으로 떨어뜨려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습니다.
대선 패배를 “졌지만 잘 싸웠다(졌잘싸)”로 포장하고, “인물부재론”이라는 아전인수격 논리로 서울시장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입니다. 국민은 이를 납득하지 못할 것입니다. 오만하다고 여길 것입니다.
(..) 송영길 전 대표는 민주당의 반성과 쇄신 대열에 혼선을 주지 말고 책임 있게 행동하기를 촉구합니다.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 13인 (도종환, 강병원, 고영인, 김영배, 김종민, 맹성규, 신동근, 이광재, 정태호, 최인호, 최종윤, 한병도, 홍영표)

'86그룹'과 서울지역 의원에 이어 당내 최대 계파인 주류 친문 의원들까지 집단 반발하고 나서면서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둘러싼 민주당 내 파열음이 커지는 양상이네요. 송 전 대표의 출마에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측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많은데요, 그래서 계파 갈등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도 있죠. 6월 지방선거와 8월 당대표 경선까지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새로운 계파 다툼이 나타날 수 있고, 송영길 전 대표 차출론은 그 다툼의 서막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오늘의 한 컷

레터용 건원릉
오늘(6일)이 한식이군요.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에서 열린 청완 예초의 사진인데요, 동구릉 관리사무소 관계자들이 건원릉 억새를 자르고 있네요. 태조 이성계가 묻힌 건원릉은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봉분이 억새로 덮인 무덤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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