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깎는 노력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큰 선물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자신을 귀하게 여겨주세요."
사회탐구 영역 '일타 강사' 이지영(39) 씨가 죽음의 고비를 맞았던 4년 전 봄을 떠올리며 한 말입니다. 대치동에서 가장 유명한 강사로 명성을 떨치며 수백억 연봉을 기록 중인 그녀는 성공을 위해 평생 치열하고 독한 삶을 살아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그녀는 자신이 열심히 일구어온 지난 시간들을 '어리석었던 순간'이라고 말하며 그 이유를 고백했습니다.
'수백억 연봉' 1타 강사, 맹장 터졌는데 일하느라 방치…"무식한 독함" 호통친 의사
이 씨는 5일 유튜브 채널 '세바시 강연'에서 지난날 학생들에게 늘 독해져야 한다고 강조한 자신을 '가장 미련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이 씨는 "고3 수험생들에게 하루에 3시간만 자도 죽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독함'이 성공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학생들에게 입버릇처럼 했던 말을 후회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얼마를 준다면 맹장이 터져 온몸에 고름이 차 있는데도, 열이 38도가 넘는데도, 마감을 지키겠다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수 있으신가"라며 "얼마를 준다면 생명을 건 모험을 감수하시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러고는 반복된 살인적 스케줄로 건강에 치명상을 입었던 일을 털어놓으며 이야기는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5년 전 이 씨는 매해 매출 피크 시기인 7월, 여름방학 특강을 앞둔 아주 바쁜 시기에 맹장이 터진 것도 방치하고 일에 몰두하다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이 씨는 당시 내시경 사진을 공개하면서 "급성 충수염으로 맹장이 터져서 복막염으로 진행됐는데, 그것도 모르고 사흘 넘게 방치해 복수가 찬 상황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살다 살다 이런 상태로 병원에 실려온 사람은 처음 봤다'며 '도대체 어떤 중요한 일이 있길래 이렇게 자신의 몸을 가혹하게 다루냐'며 물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씨는 의사의 이 질문이 충격적이었다고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 정도 고통은 감내하면서 사는 줄 알았고, 성공을 위해서는 몸에서 보내는 위험 신호를 무시하고 사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미련하고, 무식한 독함'이라고 의사에게 혼쭐이 난 이 씨는 무언가 잘못됐음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 씨는 당시 마감 기한 내 넘기지 못한 원고가 생각나 안절부절 했고, 일주일 이상 입원해야 함에도 회복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퇴원을 강행해 여름방학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 이 씨는 어리석고 한심한 선택이었다며, 뒤이어 벌어진 죽음의 고비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316억 매출' 일으킨 그해, 그녀에게 다가온 '죽음의 공포'
개인 교재 매출 59억, 강의 판매 218억, 현장 강의 39억. 총 316억.
강의에서 이 씨는 몸이 아팠던 2017년 그해 당시 연간 매출액을 공개했습니다.
이 씨는 "지금 저에게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일론 머스크처럼 부자가 된다고 해도 절대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때까지만 해도 저의 독함이 모두의 표본이 되고, 독함이 성공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죽음의 문턱까지 닿았던 고통의 시간을 털어놨습니다.
이 씨는 2017년 11월,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된 사상 초유의 일을 언급하면서 "인강 강사는 1년 중 유일하게 수능 직후 1주일간 달콤한 휴가를 받는데, 수능이 연기되면서 뉴스 인터뷰, 일주일 무료 특강, 수험생들을 위한 무료 자료 배포 등으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퇴원과 피로가 누적된 결과, 2018년 4월 죽음의 고비를 만났다"며 "모든 강의를 진행할 수 없을 만큼 건강이 악화됐다"고 했습니다.
당시 이 씨는 숟가락을 들 힘도, 음식을 씹을 턱힘조차 없었습니다.
이 씨는 당시 몸 상태를 "턱끝까지 죽음의 공포가 차올랐고, 신체의 모든 수치는 죽음을 향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강사로 복귀도 불투명하고 계약서상 강의 중단으로 계약금, 지급받은 주식 가치, 매출액, 홍보비, 이미지 실추 비용, 앞으로 기대하는 수익을 합산해 도합 3배까지 위약금으로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내가 얼마나 큰 죄를 지었길래 큰 벌을 받나, 성공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했는데 난 왜 이렇게 된 것일까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씨는 그때 자신이 최악의 실수를 범한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니 피곤에 지친 고3 수험생에게 하루에 3시간을 자도 죽지 않는다며 죽을 각오로 공부하라고 다그쳤다. 큰 후회가 밀려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좀 더 쉬어가며 공부하라고 할걸, 자신에게 좋은 것을 베풀기 위한 공부 때문에 자신을 학대하면 안 된다고 할걸. 얼마나 큰 실수를 했는지 다 늦어버린 그때야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이 씨는 강단으로 복귀가 아닌 제주도로 향했습니다. 한두 달간의 휴식과 깊은 잠,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 그리고 건강한 여유는 그녀에게 기적적인 회복을 가져다 줬습니다.
"이렇게 한두 달 만이라도 내게 휴식을 줬다면 죽음의 고비까지는 가지 않았을 텐데, (그런 내가) 어리석게 느껴졌다"며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하며 살아온 자신의 모습에 대해 후회를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뼈를 깎는 노력은 반드시 실패합니다. 자신을 귀하게 여겨주세요."
이 씨는 휴일 없이 '월화수목금금금' 7일 내내 수업을 하는 대신 현장 강의를 주 3일로 줄였고, 편의점 도시락과 달걀로 때우던 식사는 꼭 30분씩 시간을 내서 건강한 한식 상차림으로 바꿨습니다.
또 학생들이 내신에 집중하는 4월과 6월에는 휴강 기간을 갖고, 그때 요트를 타고 바다에 나가 바다 낚시를 즐기며 마음 정리를 한다고 전했습니다.
성공을 위해 치열하고 독하게 살아온 그녀가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깨달은 그것. 이지영 씨는 강의를 마무리하며 모든 이에게 이처럼 당부했습니다.
"절대로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뼈를 깎는 노력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을.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큰 선물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자신을 아껴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에게 주어지는 어떤 성취도 그다음 단계의 자기 혹사를 위한 변명이 될 뿐입니다. 자신을 아껴주세요. 자신에게 좋은 것을 베풀어주세요.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만이 진짜 귀한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