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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뜬 전화 와 "납치됐다"…보이스피싱 '신종 수법'

<앵커>

전화 걸려올 때 발신자 이름이 '엄마'라고 뜨면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텐데요. 발신번호 조작을 통한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이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김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15일, 20대 여성 A 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발신자 이름은 '엄마'로 떴습니다.

[피해자 A 씨 : 우리가 네 엄마를 지금 납치했다며 돈을 요구하셨어요. 너 엄마 죽일 거냐 이런 식으로 말을 전개를 하면서 네가 네 몸으로 때워라.]

알고 보니 사기였습니다.

휴대전화 발신자 표시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이었던 것입니다.

이미 저장돼 있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이렇게 저장된 이름, '엄마'가 떠야 합니다.

이때 보이스피싱범들은 발신번호 일부를 같은 번호로 조작한 뒤 국제전화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발신번호 뒷 8자리만 같으면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같은 번호의 이름으로 발신자가 뜬다는 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최형기/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 (프로그램이 전화번호) 전체 11자리를 다 비교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끝에 있는 8자리만 비교하다 보니까… 끝 여덟 자리가 같은 해외 번호를 도용해서 그 피해자한테 전화를 걸면 (속는 거죠.)]

사기범들은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불법 앱·해킹 등으로 범행 대상의 개인정보까지 미리 수집했습니다.

발신자 번호 없이 이름만 뜨는 휴대전화도 범행 표적이 됐습니다.

삼성과 LG가 만든 휴대전화는 이름과 번호가 함께 뜨지만, 애플은 발신자 이름만 뜹니다.

통신 3사는 "통신사는 전파를 전달할 뿐, 규제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고, 단말기 제조업체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내놨습니다.

경찰은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도 어려울 만큼 새로 등장한 수법"이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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