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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4/4) : "민간인 집단 학살"…경악한 서방세계

스브스레터 이브닝 최종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북서부에 '부차'라는 작은 도시가 있는데요, 러시아 군이 점령했다가 철수하자 우크라이나 군이 퇴각하는 러시아 군을 밀어내고 탈환한 곳이죠. 우크라이나는 이 도시를 되찾은 뒤에 참혹한 장면들을 보게 됐는데요, 러시아 군에 의해 집단 학살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 시신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 거죠.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서방 세계가 큰 충격에 휩싸이고 있네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국회 화상 연설 소식부터 알아볼게요.
   

젤렌스키, 다음 주 국회 화상 연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국회 화상 연설은 오는 11일 오후 5시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리게 됐네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우크라이나 측에 제안해 성사됐다고 하네요. 화상 연설을 국회 본회의장이 아닌 국회 도서관에서 하는 까닭은 화상회의를 위한 설비 문제 때문이라고 하고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첫 화상 연설을 했고요, 전 세계의 국가나 국제기구에 화상 연설을 하며 우크라이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죠. 
레터용 젤렌스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도 영상으로 등장했는데요, "음악과 상반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파괴된 도시와 죽은 사람들의 침묵이다"고 답하고 "우리는 삶을 살아가고, 사랑하고, 소리를 낼 자유를 지키고 있다. 우리는 폭격으로 끔찍함 침묵을 가져오는 러시아에 맞서 우리 땅에서 싸우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죠.
 

"부차서 민간인 시신 410구 수습"

(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이 탈환한 키이우 북서부 도시 부차에서 러시아 군의 민간인 집단학살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에서 "살해된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했고, 법의학과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부검과 조사를 위해 현장에 갔다"고 전했네요.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은 “이 땅을 지옥으로 만든 짐승 같은 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전쟁 범죄를 기록해야만 한다. 국내법·국제법에 따라 기소할 것이다'라고 했는데요, 분노를 표하며 응징을 예고했네요.
 

"교회 앞마당에 구덩이"…위성사진 포착 


(출처=연합뉴스)

부차의 한 교회를 찍은 위성 사진인데요,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위성 사진을 보면 교회 앞마당에 직사각형 모양의 구덩이가 보이는데요. CNN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은 구덩이의 길이가 14미터에 달한다며, 민간인 집단 매장 터로 보인다고 보도했죠. CNN 취재진이 이곳을 취재했는데요, 수십 구의 시신이 포대에 든 채 무덤 안에 쌓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고요,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 군에 살해된 민간인이 이곳에 묻혔는데 현재까지 매장된 시신이 150구 정도라고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서 보도했죠. 하지만 부차 시장은 최대 300구가 묻혔을 수 있다며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네요.

서방에서는 위성사진을 통해 집단 매장의 증거를 찾는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요, 탐사보도단체 '벨링캣' 등의 단체는 위성사진을 이용해 러시아 군이 점령한 지역에서 민간인 희생자를 집단으로 매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면밀히 확인하고 있죠.
 

"러시아 군, 모조리 쐈다"…잇따르는 증언

AFP통신은 우크라이나 군이 부차를 탈환하자마자 부차에서 취재한 전쟁의 참상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는데요, AFP는 취재 기자들이 확인한 시신만 최소 22구에 달한다면서 두 손이 등 뒤로 묶인 시신도 보도했죠. 또, 거리와 역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람들의 사망 원인을 확인할 수 없지만 적어도 시신 2구의 머리에 큰 상처가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는데요, 러시아 군이 점령하면서 저지른 끔찍한 범죄를 르포 형식으로 고발하고 있죠.

부차 주민들의 증언도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데요,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탱크 대열이 나타나자 이를 보기 위해 집 밖으로 나온 50대 여성을 향해 러시아 군이 총을 쐈다" "러시아 군은 보이는 사람을 모조리 쐈다"는 증언을 보도했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 군 병사들이 인도주의 통로로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에게 총을 쐈다" "러시아 군이 항의하는 노인을 아내가 보는 앞에서 총으로 쏴 죽이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을 서방에 알리고 있고요.
  

충격에 빠진 국제사회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살해된 민간인들의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효과적인 책임규명을 보장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필수적이다"면서 유엔이 독자적으로 조사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부차 민간인 시신 사진에 대해) 참을 수 없다. 거리에서 민간인 수백 명이 무참히 살해됐다. 러시아 당국이 이 범죄에 대해 답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분노했고요, 메솔라 유럽의회 의장도 "이 사진들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저지른 전쟁범죄의 냉혹한 현실"이라고 비난했죠.

부차에서 민간인 학살 증거가 나오면서 미국은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네요. 제재 방안으로는 러시아와 무역을 이어가고 있는 국가에 대한 2차 제재를 비롯해 에너지, 광물, 운송, 금융 등 분야에서 러시아를 추가로 제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요. 러시아가 여전히 원유와 가스 수출을 통해 경제적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추가 압박 수단을 미국이 찾고 있다는 거죠.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CNN 방송에 출연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러시아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를 자료로 만들고 정보를 제공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적절한 기관이나 기구에서 모든 정보를 하나로 모아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확인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했네요.
 

젤렌스키 "제노사이드 범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집단학살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를 말살하려는 제노사이드(genocide)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죠. "이것은 집단학살이다. 나라 전체와 국민을 말살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는데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든 군 지휘관, 지시와 명령을 내린 모든 사람이 적절하게 처벌돼야 한다"며 푸틴과 관련자 모두가 처벌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네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사법 기구의 설립을 인가했는데요, 러시아 군의 만행이 '제노사이드'(대량학살)에 해당한다고 보고 증거 수집을 위한 기구를 만들게 한 거죠. 제노사이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이 '대량학살 범죄의 예방과 처벌에 관한 협약'을 만들면서 개념이 정립됐는데요,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집단 학살)로 큰 충격을 받은 국제사회가 그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협약을 맺었죠. 제노사이드는 어느 국민과 민족, 인종, 종교, 정치 집단의 전체 또는 일부를 전멸시킬 의도로 행해지는 비인도적 폭력 범죄를 뜻하는데요, 이를 입증하려면 면밀하고 방대한 조사가 필요한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의 특별사법 기구 설립 지시는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죠.

전문가들은 전쟁범죄 사건은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수 있지만 법원에 집행력이 없기 때문에 러시아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묻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ICC의 판결을 집행할 수 있지만 러시아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연출"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 의혹을 부인하며 오히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네요.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부차에서의 러시아 군 범죄를 입증하려고 공개한 모든 사진과 영상은 또 다른 도발이다. 공개된 영상은 서방 언론을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연출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네요. 또 러시아 군 점령 기간에 민간인은 자유롭게 마을을 돌아다니거나 대피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네요.

러시아가 전쟁범죄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서 이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을텐데요, 당분간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수위가 올라가고 평화 협상도 쉽지 않을 듯하네요 
 

오늘의 한 컷

(출처=연합뉴스)

경남 사천에서 비행훈련 도중 사고로 순직한 비행 교수 2명과 학생 조종사 2명의 영결식이 거행됐네요, 동료 군인으로부터 마지막 경례를 받는 장면이에요. 영결식은 박인호 공군 참모총장, 고인의 유족, 동료 조종사, 동기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대장으로 엄수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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