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광범위한 성폭행을 벌인 정황이 포착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습니다.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집중하겠다며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서 철군하자 이 지역 여성들이 현지 경찰·언론·인권 단체에 성폭행 피해를 신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집단 성폭행을 포함해 러시아군이 총으로 위협하거나,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성폭행을 했다는 피해 사례까지 파악됐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한 단체는 "우리 단체에 긴급 연락선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들이 수 차례 문의해 왔다"면서 "대다수의 경우 교전 탓에 이런 분들을 도와줄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성폭행은 실상보다 적게 신고되는 범죄이며 평시에도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남기는 문제"라며 "현재 드러난 상황이 빙산의 일각일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도 성명을 내고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체르니히우, 키이우 등 지역에서 성폭행을 비롯한 전쟁 범죄를 저지른 사례들이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서남부 빈니차의 한 마을에서 러시아군뿐 아니라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한 여성 교사를 학교 도서관에 끌고 가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같이 전시에 벌어지는 성폭행은 1998년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이 제정된 이후 줄곧 전쟁 범죄의 한 종류로 다뤄져 왔습니다.
그런 만큼 현재 우크라이나 당국은 신고가 들어온 성폭행 사례에 대한 수사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