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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페셜리스트] 보이는 노래, 들리는 춤…숨은 '장벽' 넘는 그들

코로나19로 2년 반 만에 열린 방탄소년단 대면 콘서트,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공연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은 공연 전체가 수어로 통역돼 농인 관객들도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안정선/청각장애인 '아미' : 그 친구도 너무 즐겨하고 BTS를 직접 보면서 막 흥분해서 저를 어깨를 치고 그러면서….]

수어통역사 덕분에 무대 위 이야기와 노래가 오롯이 수어로 전달됐습니다.

이 수어통역사는 2019년에 이어 이번에도 함께 노래하고 춤추면서 열성을 다해 통역했습니다.

[김민재/공연 수어통역사 : 나도 같이 하는 것처럼 해보자 이런 느낌으로 했거든요. 그래서 농인 분도 춤도 추고 그렇게 했다. 다른 분들이 봤을 때도 춤을 추시더라.]

배리어 프리, 처음에는 장애인을 위해 턱을 없애고 경사로를 설치하는 것처럼, 물리적 장애물을 없앤다는 뜻이었는데, 지금은 제도적 심리적 장벽까지 없앤다는 뜻으로 확장됐습니다.

공연장의 배리어 프리도 턱을 없애고 휠체어 석을 두는 걸 넘어,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서비스와 수어통역 등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배리어 프리, 수어 통역 공연

난이도가 높아 2인 1조로 하는 공연 수어통역은 전문분야로 통하는데요, 단순히 대사나 가사를 직역하는 게 아니라 공연 분위기를 온전히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죠.

요즘 수어 통역 공연이 늘면서 다양한 시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 연극 한 번 볼까요, 보통 무대 한 켠에 있던 통역사들이 마치 그림자처럼 배우를 따라다니며 통역하죠.

무대 위에서 배우와 호흡 맞춰 통역하니 관객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몰입도도 높아졌습니다.

그럼 시각장애가 있는 관객들은 어떨까요?

[제게 일어난 어떤 사건 때문에 큰 곤란을 겪었어요.]

[사건? 무슨 사건? 스카팽? (스카펭이 의자를 발로 막아 세운다)]

[잘했어! (몰리에르가 눈치를 보고는)]

소리만 들어도 실감 나죠!

더 실감 나게 즐기는 방법도 있는데요, 관객들이 공연 전 무대로 올라가 장치와 소품 등을 직접 만져봅니다.

이걸 터치투어라고 하는데요, 그리고 나서 헤드폰을 끼고 음성해설로 연극을 듣는 겁니다.

국내에서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터치 투어와 음성해설을 도입한 무용 공연이 등장했습니다.

[무용 '피버' 음성해설 양은혜 : 골반을 튕기며 걸어가니 작은 원이 마치 꽃봉오리가 피는 것 같다.]

공연을 즐기는 걸 넘어 창작에 직접 참여하는 장애인 예술가들도 늘고 있습니다.

뮤지컬 영웅 한 장면, 수어 공연으로 잠깐 감상해볼까요, 절도 있는 안무와 수어로 생생하게 감정이 전달되죠.

이 영상을 만든 농인 예술단체는 수어 뮤직비디오를 꾸준히 내놓고 있는데요, 수어로 랩을 하고 춤을 추고, 또 청각장애 발레리나가 수어로 춤추는 배리어 프리 댄스필름도 나왔습니다.

배리어 프리, 수어 통역 공연

하지만 아직 제약이 많은 것도 현실입니다.

최근 배우 윤여정 씨가 수어로 시상해 화제가 됐던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은 청각장애인 역을 맡은 실제 청각장애 배우에게 돌아갔지만 한국에서는 장애인 역할도 대부분 비장애인 배우가 연기합니다.

소통과 비용 문제, 인식 부족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서는 무대는 아직 극히 적습니다.

배리어 프리 공연은 문화예술 향유와 창작이라는 당연한 권리를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한국 공연계 배리어 프리는 출발은 늦었지만 최근 국공립 단체 중심으로 자막과 수어통역, 음성해설을 제공하는 공연들이 늘고 있습니다.

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배리어 프리가 더 이상 특별한 게 아니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상이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조창현·황인석, 영상편집 : 윤태호, CG : 엄소민, 장소제공 : KOTE, 영상제공 : 빅히트뮤직·서울시극단·국립극단· 전문무용수지원센터·핸드스피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트위터@jay_4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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