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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4/1) : '제주 4·3 추념식' 참석…윤석열은 다를까?

스브스레터 이브닝(4/1) : '제주 4·3 추념식' 참석…윤석열은 다를까?
스브스레터 이브닝 최종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제주의 4월은 눈부시게 화사하죠. 섬의 자연 풍광에 누구나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죠. 하지만 제주인들에게는 아픔의 계절인데요, 70년 넘은 '4·3'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섬의 속은 아픈데 겉은 아름다운 역설적인 계절이 지금이에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다고 하네요. 보수 정부 대통령(당선인 포함)으로는 처음이고요.
 

"윤 당선인, 4·3 추념식 참석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모레(3일) 제74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다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발표했네요. 김은혜 대변인은 윤 당선인 참석 배경에 대해 크게 두 가지를 설명했는데요, 하나는 후보 시절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점이고요, 다른 하나는 무고한 양민 희생을 위로하는 게 의무이자 도리라는 점을 설명했죠. 김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을 보시지요.
 
김은혜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제74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혹시 000 기자님 오셨나요? 지난 2월 5일 000 기자님이 '추념식 참석하시겠냐'고 여쭤봤다. 그때 당선인이 '당선인 신분 되면 오겠다'고 했고 그 국민과의 약속 지키기로 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무고한 양민 희생된 데 대해 넋을 기리고 따뜻하게 위로하는 게 의무이자 도리라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

보수정부 대통령 첫 참석


윤 당선인의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 참석은 몇 가지 의미가 있는데요, 우선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하는 건 처음이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대선의 주기가 바뀌었고, 올해가 대선이 치러진 해여서 '당선인 참석'이라는 전례 없는 일이 생기게 된 거죠.

이보다 더 중요한 의미는 보수 정부의 대통령(또는 당선인)으로는 처음으로 4.3추념식에 참석한다는 점이죠. 2003년 조성된 4.3평화공원에서 첫 위령제가 열린 후 현직 대통령으로 4.3 추념식에 참석한 건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이었는데요,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죠.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4·3 추념식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는데요, 대통령 참석은 없었죠.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현직 대통령으로는 12년 만에 참석한 뒤에 2020년, 2021년에도 참석했죠. 세 차례에 걸쳐 추념식에 참석해 현직 대통령으로는 가장 많은 참석 횟수를 기록했고요.

문 대통령이 모레 추념식에 참석할지는 확인하기 어려운데요, 만약에 참석하면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이 동시에 참석하는 초유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지만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죠.
 

제주 4·3 단체 "환영"


윤석열 당선인의 4·3 추념식 참석에 대해 제주지역의 단체들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네요. 제주4·3평화재단 고희범 이사장은 어제(31일)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에 출연해 윤 당선인의 참석에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윤 당선인 측의 공식 발표 전이지만 당선인의 참석이 어느 정도 확실시 되면서 환영의 뜻을 밝힌 거죠. 인터뷰 내용 일부를 올려볼게요.
 
(사진=노컷뉴스)
◇진행자> 그동안 보수 정권의 대통령이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었잖아요.
◆고희범> 대통령 당선인 자격으로 오는 경우도 처음이고요. 또 보수 정권의 대통령이 참석한 적이 없어서 윤석열 당선인이 추념식에 참석하게 되면 그런 점에서 새로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 정부가 4.3에 갖는 관심을 표시하는 것이 되기도 하고 또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 시절에 배상과 관련한 가족관계 특례 등 여러 가지 4.3 관련 공약을 했는데 그걸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하는 점도 돼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밖에 <연합뉴스> 취재한 내용을 보면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 회장은 "당선인이 국민통합을 이끌고 유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것에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고요,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은 "그동안 제주4·3에 대한 시각이 정권에 따라 요동쳤는데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서 4·3추념식 첫 참석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번 당선인 참석을 계기로 4·3의 남은 과제와 후속 처리에도 여야가 잘 협력했으면 한다"며 반겼네요.
 

보수정부에서 외면해온 '제주 4·3'


'제주 4·3'은 군경의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양민이 희생됐고 지금까지도 제주지역 공동체는 극심한 후유증을 앓아왔죠. 연좌제와 국가보안법이 유가족들을 억눌렀고, 살아남은 피해자들은 고문 후유증은 물론 '빨갱이'라는 낙인까지 찍혀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왔으니까요. '제주4·3평화재단'에 있는 '제주 4·3'의 개략적인 설명을 옮겨볼게요.
 
<제주 4·3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미군정기에 발생하여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 이르기까지 7년여에 걸쳐 지속된, 한국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

<피해규모는>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약칭 : 4·3위원회)가 확정한 희생자 수는 2020년 현재 14,532명이다. 이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희생자 수치일 뿐, 진상조사보고서는 4·3 당시 인명피해를 2만 5,000명에서 3만 명으로 추정한다.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분의 1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출처: 제주4·3평화재단 홈페이지

제주인들에게 4·3은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지만 정치권에서는 양민 희생에 주목하기보다 정쟁의 도구로 쓰거나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그 결과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는 10년 동안 이 문제를 외면해 오다시피 했는데요, 윤석열 정부에서는 달라질까요?
 

윤석열은 다르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2월 제주 4·3평화공원을 참배하며 "우리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양민이 무고하게 희생됐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넋을 기리고 추모하고 모든 국민이 따뜻하고 보듬고 위로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국민으로 도리"라고 했는데요, 방명록에도 '무고한 희생자의 넋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겠습니다'라는 글귀를 남겼죠.

(사진=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또 제주 8대 공약의 하나로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는데요,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법률적·제도적·예산적 지원을 약속한 거죠. 또 제주를 찾아 "(제주 4·3) 유가족과 도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윤석열 정부는 정말 다르구나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하며 진정성을 호소했죠.

윤 당선인의 4·3 추념식 참석은 보수 대통령 첫 참석이라는 외형적 의미에 그쳐서는 안 되고 4·3의 완전한 해결 약속을 지키는 출발점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당선인의 최대 과제인 '통합'을 위한 출발점이 될 수도 있고요.

오늘의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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