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6월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경기도가 급부상하고 있네요. 여야에서 오늘(31일)만 안민석·김동연·유승민 3명이 경기지사 자리에 출사표를 던졌는데요, 모두 경쟁력이 만만치 않죠. 각 당의 경쟁 구도가 완성돼 가는 모습이죠. 이제 지방 선거의 본격 레이스가 시작됐다고 볼 수도 있고요.
"이재명, 당 대표 출마해야"며 출사표 던진 안민석
예정대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네요. 경기 오산에서 내리 5선(17~21대)을 했으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제20대 대선 선대위 총괄특보단장 등을 지낸 중진이죠. 안 의원은 "경기도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시 패배한다면 윤석열 정권은 문재인, 이재명 두 분을 향한 기획수사, 정치보복을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 "위기의 순간에는 싸움의 고수가 필요하다" "안민석의 상대는 누구도 아닌 윤석열 대통령이다. 이순신 장군님의 결기로 윤석열 정권과 맞서겠다"는 출마의 변을 밝혔는데요, 출마선언문의 일부를 보시지요.
검찰공화국을 향해 달리는 저들의 폭주를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만약 경기도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시 패배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윤석열 정권은 문재인, 이재명 두 분을 향한 기획수사, 정치보복을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우려했던 일이 이미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임기 1년 이상 남은 검찰총장을 몰아내겠다고 합니다. 대장동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어떻게든 꼬투리 잡아 수사하겠다, 대놓고 협박하는 것 아닙니까? 깨어있는 경기도민 여러분, 정의로운 민주당원 동지 여러분 누가 검찰공화국에 맞서 싸울 수 있겠습니까? 답은 분명합니다. 싸워본 사람이 싸울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에 맞서 민주당과 함께 온몸으로 투쟁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위기의 순간에는 싸움의 고수가 필요합니다.
안민석은 저들의 폭주를 저지하라는 국민의 명령과 시대적 소명에 저의 모든 것을 걸고 응답하겠습니다.
이제, 준비된 안민석을 쓰실 때입니다.
안 의원은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데요, 이재명 상임고문을 내세우는 이른바 '이재명 마케팅'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네요.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이재명 상임고문이 당 대표로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고요, '이재명 플러스5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정책 공약도 공개했죠. 이재명 상임고문의 정책공약을 승계해서 10개 광역 상생생활권 구축·연결, 반도체대학 설립 및 AI 첨단산업 선도, 예산 10% 교육에 투자, 10대 거점에 50대·20대 벤처창업센터 설립 등을 약속했네요. 안 의원은 지난 16일 이 전 지사의 대선 후 유일한 외부 행보였던 당원 조문 당시 함께 참석했고, 이튿날에는 페이스북에 "이재명을 지키고 경기도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라고 다짐하는 글을 올린 적도 있죠.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이재명의 15년 친구'라고 소개하기도 하고요.
민주당 소속으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건 염태영 전 수원시장, 조정식 국회의원에 이어 안 의원이 세 번째인데요, 민주당과 합당 논의에 착수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도 경쟁에 가세했죠.
같은 시각, 김동연도 가세
안민석 의원이 경기도의회에서 출마 선언하는 시각에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는데요, 김 대표는 "제 인생의 절반을 광주, 성남, 과천, 안양, 의왕에서 살았다"면서 경기도와 인연을 언급하고 작은 대한민국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변화를 먼저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네요. 또 "대한민국 경제와 나라 살림을 책임졌던 국정운영 경험과 지난 대선에서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을 핵심 의제로 만든 정치적 역량을 갖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는 '범정치교체 세력'에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면서 당선되면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독선을 막고, 이재명 전 대선 후보와의 약속을 이행하며, 정치교체 실천 동력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죠.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는 '범 정치교체 세력'에게 가장 중요한 지역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제가 승리하면 세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첫째, 갓 출범할 윤석열 정부가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견제가 됩니다.
둘째, 이재명이 함께한 경기도에서 김동연이 약속을 지키게 됩니다.
셋째, 정치교체 실천을 위한 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냈는데요, 지난해 8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가 후보직을 사퇴하고 이재명 전 후보 지지를 선언했죠. 자신이 대표로 있는 새로운물결은 지금 민주당과 합당을 논의하고 있으니까 김 대표는 민주당 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김 대표는 국회에 이어서 성남시 단대동에서도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단대동은 김 대표의 서울 청계천 판잣집이 강제 철거되면서 유년시절 강제 이주해 살던 천막집이 있던 곳이라고 해요. 이곳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기자들을 만난 건 판잣집 출신인 김 대표가 상고와 야간대학을 다니며 공직에 입문한 '흙수저' 출신이라는 점, 경기도와의 인연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죠.
특히 이재명 상임고문과 이미지가 같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는데요, 이재명 상임고문 역시 흙수저 출신으로 성남에서 소년공 생활을 거쳐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거쳐 대선까지 출마했으니까요. 김 대표는 성남 단대동 회견에서 "이곳은 50년 전 제가 살던 곳이다. 만 14살 때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이곳에서 다녔고, 직장생활 초기까지 10년간 어머니와 할머니, 세 동생과 함께 살던 곳이라 뜻깊고 감회가 새롭다"라고 말하기도 했네요.
"내가 이재명 후계자"…이재명 마케팅
안민석 의원과 김동연 대표가 출마 선언하면서 민주당 내 경기지사 후보 경쟁 구도는 4파전이 됐는데요, 4명 모두 이른바 '이재명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네요.
이재명 상임고문이 대선 이후 정치적 행보를 자제한 채 두문불출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성남시장과 경기도 지사를 지낸 이재명 상임고문 영향력이 강한 만큼 '이재명 홈그라운드'에서 후광을 얻기 위한 구애 경쟁으로도 볼 수 있죠.
가장 먼저 출마 선언한 염태영 전 수원시장의 경우 친노친문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애초 '친이재명계'는 아니었는데요, 최근에는 이 전 지사와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죠.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함께 당선돼 이 전 지사가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4년을 할 때 저는 수원시장 12년을 했다"면서 "이제 경기도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일 잘하는 민주당 도지사, 이재명의 길을 이어가겠다"고 이재명 계승자가 되겠다고 말하고 있죠.
염 전 시장은 오늘(3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다시 한번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일부만 옮겨볼게요.
이재명이 밟은 길이 민생 우선, 진짜 정치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이 생활정치의 정신을 잇겠다 하는 뜻이고요. 꼭 이어가고 싶은 정책으로는 그래서 민생에 가장 중점을 두는 그런 정책을 우선 꼽을 수 있는데 우선은 코로나 여파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너무 힘들 때 이분이 제일 먼저 재난지원금을 주시기 시작했어요. 그것이 지금은 제대로 된 손실보상금 이렇게 마련해서 실시하는 것인데 또 경기진작을 위해서는 지역화폐를 확대 시행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것이 이재명 후보의 가장 대표적인 또 정책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이런 것들을 확대시켜서 더 과감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민주당 내 두 번째로 경기지사 출마 선언한 조정식 의원은 이재명계인데요, 스스로 '친이재명계 좌장'이라고 소개하기도 하죠. 이재명 상임고문이 경기지사 선거에 나섰을 때는 선거대책본부를 지휘했고요, 20대 대선을 앞두고 조기에 이재명 캠프에 합류해 총괄본부장을 맡아 경선 승리를 이끌었으니까 정치 역정을 함께했다고 봐도 되죠.
조 의원은 지난 28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재명의 가치와 철학, 성과와 업적을 계승해 경기도를 '정치 1번지', '경제 1번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는데요. 조 의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에는 정성호, 김병욱 의원 등 '친이재명계' 의원 20여 명이 참석하기도 했죠. 출마의 변을 조금 더 올려볼게요.
"국민을 무시하고 폭주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지키겠다. 민주당과 이재명 지키기가 걸린 경기도지사 사수를 꼭 이뤄내겠다"
"윤석열 검찰공화국은 이재명 (전) 후보를 포함한 반대 세력을 핍박하고 국민의 입과 귀를 틀어막고 진실을 가릴 것이다. 제가 그 독주를 막을 적임자다"
안민석, 김동연 후보의 '이재명 마케팅'은 앞서 살펴봤는데요, 조정식 의원 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던 이재명계의 정성호, 김병욱 의원이 오늘(31일) 김동연 대표 기자회견장에도 참석한 게 눈길을 끄네요.
"개혁보수의 정치" 내세운 유승민
오후에는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이 경기지사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네요. 국민의힘만 놓고 보면 다른 시·도지사 선거에는 경쟁적으로 후보들이 몰리고 있지만, 경기지사 후보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었죠.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당선인보다 47만표(5.3%P)를 앞섰던 지역이어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불리한 여건이 형성된 이른바 '험지'인 셈인데요, 그래서 유승민 전 의원 차출론이 당 안팎에서 흘러나왔는데 유 의원이 마음을 굳히고 출사표를 던진 거죠.
유 전 의원은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개혁보수의 정치를 경기도에서 꽃피우겠다. 23년째 정치의 한복판에서 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키워온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경기도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바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한 뒤 "경기도는 인구 1,400만 명,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고 국가안보의 보루다. 경제와 안보에서 평생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온 저의 인생을 경기도 발전을 위해 바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네요. 출마선언문의 일부를 보시지요.
경기도는 인구 1,400만명,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고, 국가안보의 보루입니다.
경제와 안보에서 평생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온 저의 인생을 경기도 발전을 위해 바치겠습니다.
일자리, 주택, 교통, 복지, 보육, 이 다섯개 분야에서 획기적인 개혁을 단행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유승민의 경기 개혁으로 경기도민 모두가 평등한 자유와 공정한 기회를 가지는, 모두가 인간의 존엄을 누리는, 함께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겠습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4차 산업혁명의 세계 일등 기지로 경기도의 산업과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규제를 풀고 인재를 양성하는 데, 경기도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하겠습니다.
좋은 일자리와 튼튼한 복지가 있는 경기도, 내집마련의 꿈이 이루어지는 경기도, 출퇴근 교통 걱정 없는 경기도, 생명과 안전과 환경을 소중히 지키는 경기도, 그 꿈을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개혁보수의 정치를 경기도에서 꽃피우겠습니다.
모든 도민들이 따뜻하고 정의로운 경기 공동체 속에서 삶의 희망을 되찾으시도록 하겠습니다.
통합의 정치를 하겠습니다.
'유승민 출마'로 판 커졌다
국민의힘에서 경기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함진규·심재철 전 의원에 이어서 유승민 전 의원이 세 번째인데요, 윤석열 당선인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은혜 의원의 차출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그와 관련된 움직임이 아직은 없는 상황이죠.
국민의힘으로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수성'과 함께 '경기도 탈환'이 절실할 텐데요, 특히 인구가 서울보다 많은 경기도의 도지사를 배출하면 지방 권력 지형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큰 의미가 있죠. 이런 중요도에 비해 거물급 후보가 나서지 않아 차출설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유승민 전 의원 출마로 경기지사 경쟁은 일단 빅매치가 성사됐다고 볼 수 있죠.
이재명 후계자를 내세우는 민주당 경기 지사 후보들에 맞서 국민의힘이 '거물급'의 '중도' 색채 후보를 내세운 구도가 됐는데요, 이 대결의 승부가 6·1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요.
오늘의 한 컷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할 경우 처벌하는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가 이런 판단을 내렸는데요, 대한문신사중앙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 열고 법 개정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네요.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