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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소화시설'이 화마로부터 마을 지켰다

<앵커>

이번 동해안 산불 때 산림 근처에 있는 주택들이 특히 큰 피해를 입었죠. 그런데 불길이 집 근처까지 번졌는데도, 화마를 이겨낸 집들이 있습니다. 3년 전 속초고성 산불 이후 비상소화시설을 설치해놓은 덕분인데요.

조재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5일 새벽 강릉에서 시작한 산불이 산을 넘어 덮친 동해시 괴란 마을.

주택 5채가 불에 타버렸습니다.

그런데 산림과 바로 인접해 있는데도 피해를 보지 않은 집도 많습니다.

근처에 설치된 비상소화장치 덕분이었습니다.

산불이 다가오자 주민들은 이곳에서 직접 호스를 끌고 와 물을 뿌려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김영현/동해시 괴란동 : 불하고 연기하고 얼마나 심한지 곁에 잘 가지 못했는데 저게 있으니까 소화전이 있으니까 소화전 물이 길게 나가니까 좀 많이 끌 수가 있었습니다.]

이웃 마을에서도 비상소화장치로 집을 지킨 곳이 많았습니다.

[이봉희/동해시 괴란동 : 이것 때문에 우리 두 집이 살아났지요. 없었으면 그냥 보기만 하고 쫓겨가는 거지 뭐 우리는. (옆집하고 두 집요?) 예 그렇죠.]

이 비상소화장치는 지난 2019년 속초고성 산불 이후 설치되기 시작했는데, 지난 2년 동안 강원 동해안에 820개가 설치됐습니다.

100m 넘는 호스에 소방용 관창이 설치돼 있어서 소방차가 미처 오지 못할 때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김인수/동해시 만우동 : 다른 걸로는 끌 수가 없었어요. 불 화력이 너무 강했으니까. 이 주위에는 물이 없습니다. 그래서 소화전 아니면 이쪽 주변으로 가옥 쪽으로도 좀 위험했죠.]

2020년 행안부 조사 결과 강원 동해안에 설치가 필요한 비상소화장치는 2천880개로 파악됐습니다.

앞으로 2천 60개가 추가로 설치돼야 하지만, 올해는 국비가 배정되지 않아 사업이 중단됐습니다.

반복되는 산불 피해를 막기 위해 조속한 추가 설치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허 춘, 사진제공 : 강원도 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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