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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협상 "충분한 진전" "건설적"…미국은 "글쎄"

<앵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다섯 번째 평화협상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습니다. 두 나라 정상회담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러시아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폴란드와 미국 뉴욕을 함께 연결해보겠습니다. 먼저 폴란드로 가보겠습니다.

노동규 특파원, 우크라이나나 러시아나 양쪽 모두 어제(29일) 회담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노동규 특파원>

네, 협상이 끝난 뒤 양국이 각각 입장을 내놨습니다.

먼저 우크라이나 측은 "양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측도 협상이 "건설적이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회담에서 터키와 이스라엘, 폴란드 등 여러 나라가 자국 안보를 보장하는 체제가 마련된다면 나토 가입도 포기하고 중립국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러시아 측은 이런 제안을 문서로 받았고, 2014년 강제병합한 크름반도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가 무력 사용은 안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친러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협상단장은 양국 외무장관 사이에 조약을 가조인하면서 양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미국 반응도 알아보겠습니다. 김종원 특파원, 회담 당사자들은 좋게 이야기하는데 미국은 조금 더 두고 봐야한다, 이런 신중한 입장이네요?

<김종원 특파원>

네, 한마디로 분위기를 말하자면 아직은 믿을 수 없다입니다.

사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습을 시작하기 직전까지도 침공은 없다고 거짓말을 했죠.

미국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켜보겠다'며 무엇보다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는 계속 이어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지켜볼 겁니다. 러시아의 실제 행동을 확인하기 전엔 어떤 예단도 하지 않을 겁니다. 두고 보면 러시아가 어떤 행동을 할지 알 수 있겠지만, 그때까지는 강한 제재를 계속 이어갈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나토 회원국 정상들도 자신과 같은 입장이라고 설명해서 제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동을 순방 중인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평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면서, 러시아의 말과 행동 중 행동에 더 초점을 맞춰 지켜보고 있다며 경계했습니다.

<앵커>

다시 노동규 특파원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어제 회담 영향이 있어서 그런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부전선에서 군사활동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노동규 특파원>

러시아는 당장 회담 직후 당장 수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의 군사활동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는데, 한번 들어보시죠.

[알렉산드르 포민/러시아 국방차관 : 상호 신뢰를 높이고 추가 협상에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방향의 군사활동을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공격을 멈춘 것이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우리를 계속 공격하는 나라의 대표자들이 한 말을 믿어야 할 근거가 보이질 않습니다.]

러시아의 군사활동 축소 발표 역시 우크라이나군의 용기와 효과적 공격 때문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에서도 여전히 러시아군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회담이 열린 어제도 남부 미콜라이우에서 러시아군이 지역 군사령관실을 공습해 여러 명이 숨졌습니다.

마리우폴의 경우는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새로 공개된 위성 사진을 보면 멀쩡한 건물을 찾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푸틴 대통령이 지금까지 물러선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교착 상태가 길어지면 전술핵무기나 생화학무기까지 쓸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한 상황입니다.

<앵커>

정리를 해보면 군사활동을 줄이겠다는 러시아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인데, 김종원 특파원, 미국도 비슷한 생각이겠죠?

<김종원 특파원>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도 러시아는 유튜브에 동영상까지 올리면서 부대를 철수시켰다, 이렇게 거짓말 한 적이 있는데요.

일단 미국은 러시아의 공격이 줄어든 것을 철수라기보다는 병력 재배치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 말 들어보시죠.

[존 커비/미 국방부 대변인 : 러시아에 속아선 안 됩니다. 우리는 이번 러시아의 군사활동 축소는 병력 재배치이지 철수라고 보지 않습니다.]

영국은 러시아군이 인근 벨라루스까지 물러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는데요.

유럽 군사전문가들은 군사활동 축소는 사실 보급 문제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 군부대들을 빼내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늘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과 양자 회담을 가졌는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대러시아 제재가 적법하지 않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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