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페셜리스트] 외신마저 놀라게 한 '북한판 탑건'…이게 눈속임이라고?

북한이 2017년 11월 이후 4년여 만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죠. 조선중앙TV가 다음 날 선전 영상을 공개했는데 4년 전 ICBM 발사 당시 공개된 영상에 비해 화려한 연출이 화제가 됐습니다.
 

'북한판 탑건' '할리우드 연출' 평가까지…이례적인 북한의 영상 공개

시계를 보더니 이내 선글라스를 벗는 김정은 총비서. 묵직한 음악과 함께 곧 화성-17형 미사일이 등장합니다. 교차 편집에 각종 효과음이 더해집니다. 지난 3월 26일 공개된 1분 50초 분량의 이 영상은 연출에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합니다.

[북한 조선중앙 TV : 전략무기 시험발사 성공의 기쁨이 발사장에 차고 넘쳤습니다.]

지난 3월 16일 화성-17형 발사가 실패하며 체면을 구긴 북한이, 대내외 선전 효과를 노린 걸로 추정됩니다. 워낙 파격적이어서 외신에서는 '북한판 탑건(Top Gun, 1986년 제작된 전투기 파일럿 주제의 영화)이다', '할리우드 방식 연출이다' 이런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던 2017년 11월 화성-15형 발사 직후에도 이런 식은 아니었습니다. 발사 장면만 볼까요? 당시엔 숫자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카운트다운을 실시했는데 이번에는 발사 구령 장면을 세 차례나 집어넣고 영화처럼 촬영했습니다. 2017년 보도에선 김정은이 군 간부들과 기뻐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는데 이번엔 군인들과 활주로를 거니는 모습까지 영상으로 담아 공개했습니다.
 

화성-15형 때보다 확연히 짧아진 발사 장면…'짜깁기 의혹' 불거진 이유

그런데 발사 장면을 노출하는 단위는 오히려 짧아졌습니다. 화성-15형 발사 장면을 보면 발사 직후부터 2분 10초 가량을 한 컷으로 길게 보여줍니다. 정상 발사됐단 걸 입증하려는 듯 1단 분리, 2단 시동이란 자막을 넣기도 합니다.

반면 화성-17형 영상에선 20~30초 단위로 지상 장면이나 항공 촬영 장면이 삽입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극적 효과를 높이려 한 걸까요? 분명한 건 이렇게 공을 들인 편집에도 '미사일 기종 논란'을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겁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참석한 일정을 조작하기 어렵단 반론도 있지만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화성-17형을 쏜 게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론 화성-15형을 쏜 것이고 영상은 다른 날 찍어 놨던 화성-17형 발사 장면이랑 짜깁기해서 내보냈다는 거죠.
 

김정은 키보다 그림자가 길다고?…군 "화성-17형 아닌 기존 15형 쐈을 가능성"

김정은 키 170

이렇게 보는 여러 근거들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일단 그림자입니다. 북한이 미사일 쏜 시각은 낮 2시 34분입니다. 김정은 사진이 찍힌 시간대도 낮 시간일 가능성이 크겠죠? 그럼 그림자 길이가 짧아야 하는데 길어도 너무 길다는 거죠. 실제 키보다 그림자가 더 길죠?

영상 속 날씨가 오락가락한 것도 주목하고 있어요. 지휘소 안에서 김정은이 바라보는 현장은 흐린데, 미사일이 치솟는 영상과 사진에선 맑은 하늘이 보인다는 겁니다.

군과 정보당국은 또 위성을 포함해 여러 정보자산을 종합한 결과 북한이 기존에 갖고 있던 화성-15형을 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11

(영상취재 : 서진호 신동환 / 편집 : 차희주 / 제작 : D콘텐츠기획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