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ICBM 파편 비처럼 쏟아져" "민심 이반 막으려 기만"

<앵커>

북한이 닷새 전 미사일을 발사한 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7형을 쏜 것이라고 주장했었는데, 우리 군은 사실이 아니라고 최종 평가를 내렸습니다. 북한이 그전에 화성-17형을 쐈다가 실패한 것을 빨리 만회하기 위해서 성공 확률이 높은 다른 미사일을 쐈다는 것입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북한 관영매체들이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영상과 사진에서 발사 차량을 둘러보는 김정은 총비서 등의 그림자는 서쪽으로 약 2m 길이입니다.

오전 10시 이전에 생기는 그림자 길이와 방향인데, 정작 지난 24일 발사 차량 시찰과 발사는 오후 2시 넘어 이뤄졌습니다.

또 발사 당일 평양 순안 날씨는 온종일 구름이 많았지만, 사진과 영상 속 현장은 청명합니다.

24일 발사체의 비행 제원과 1단 추진체 구성도 화성-17형과 다르다고 한미 정보당국은 분석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서욱 국방장관은 오늘(29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24일 발사체는 화성-17형이 아닌 화성-15형으로 평가한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럼 북한은 왜 15형을 17형이라고 속인 것일까?

국방부는 지난 16일 화성-17형 발사 실패로 무수한 파편이 평양에 쏟아졌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국회 국방위 소속) : (지난 16일) 미사일 파편 비가 쏟아진 거예요, 평양에. 낮은 높이에서 폭발해서 떨어진 거죠. 그러니까 평양 주민들이 화들짝 놀랐을 것 아닙니까. 민심도 굉장히 불안정해졌을 것이고.]

체면을 구긴 북한 지도부가 민심 이반과 유언비어 범람을 막기 위해 발사 성공 확률이 높은 15형을 급히 쏘고서 17형으로 기만했다는 것입니다.

국방부는 화성-15형도 정상 각도로 쏘면 1만 3천km 이상을 날아가는 위력적인 ICBM으로 평가하며, 다음 달 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ICBM 추가 발사 또는 핵 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김종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