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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시신 계속 받아 상온 부패…냄새 지우려 탈취제"

<앵커>

코로나로 숨지는 사람이 늘면서 화장장이나 장례식장 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장례 절차가 지연되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시신을 안치실에 두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안치실에도 자리가 모자라다 보니까 시신을 며칠씩 밖에다 두는 곳도 있습니다.

한성희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 먼저 보시고, 이야기 더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경기 고양시의 한 장례식장 안치실입니다.

켜켜이 쌓인 관들 위에 흰색 천이 덮여 있습니다.

다른 방에도, 관 위에 관이 놓여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10여 개에 이릅니다.

이 장례식장의 시신 보관 냉장고는 6개.

장례식장 측이 빈 냉장고가 없는데도 시신들을 계속 받았다고 제보자는 주장했습니다.

시신을 관 속에 넣은 채 며칠씩 상온에서 방치한다는 것입니다.

[제보자 A 씨 : 돈 욕심에, 고인 분을 그냥 물건 취급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한 며칠 정도까지 저렇게 방치가 돼 있나요?) 기본 7일? 8일.]

안치실은 관계 법령에 따라 4도 이하로 온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상온에 방치되다 보니 시신은 금세 부패합니다.

[제보자 B 씨 : 보니까 (관이) 너무 많은 거예요. 염을 하는데 너무 냄새가 나서, '여기 변사체 들어왔냐'고 물어봤더니 변사가 아니래요.]

직원들이 섬유탈취제를 뿌려 냄새를 지웠다고 합니다.

[제보자 A 씨 : 그냥 흔히 말하는 우리 그 페○○○ 있죠, 그거 뿌리죠. 관 뺄 때나 넣을 때나.]

유족들은 이런 사실을 모릅니다.

[제보자 A 씨 : 유족들이 이제 입관 참관하잖아요. (그럼) 뭐 '빈 관이다' 아니면 '오늘 나갈 집이다' 막 그런 식으로 말을 하라고 시키더라고요.]

장례식장 측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입장을 좀 여쭈려고요.) 인터뷰 거절합니다, 돌아가세요. ((시신을 방치한 사실을) 인정은 하시나요?) 돌아가시라고요.]

일부 장례식장도 정도는 달라도 비슷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장례지도사 : 지금 이렇게 안 하면 장례식장 운영 못 해요. 지금 아마 장례식장 안치실 거의 한 80~90%가 다 그렇게 할 걸요. 외부 사람들이 못 들어가잖아요, 거기(안치실)는.]

코로나가 낳은 장례 대란 속 존중받아야 할 죽음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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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족들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슬픈 시간을 보내야 할 장소조차 구하기 힘든 요즘입니다.

방금 리포트 전해드린 한성희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안치실 어떤 상황인가?

[한성희 기자 : 발인 이후에 화장장 자리가 날 때까지 보통 시신을 장례식장 안치실에 보관하는데요. 이렇게 화장장에서는 자리가 나지 않고 시신은 계속 들어오니까 이렇게 상온에 시신을 방치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저희가 미처 보도할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관 속에서 부패한 시신 사진을 여러 장 입수했습니다. 유가족분들과 그리고 고인분의 명예를 고려해서 공개할 수는 없습니다만,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시신이 방치되는 경우가 이곳뿐만이 아니라는 것이 현장 이야기입니다.]

Q. 처벌 대상인가?

[한성희 기자 : 그 부분, 시신 안치실 운영 기준 같은 경우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고 있거든요. 영상 4도 이하로 보관을 하면서 시신의 부패를 막고 그리고 바이러스 번식을 막아야 하는데, 이를 어기면 처음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그리고 시정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어기게 되면, 그러면 최대 6개월 이내의 영업 정지 처분까지 내려질 수 있습니다. 관할구청은 지난 24일과 그리고 오늘(29일) 지금까지, 그러니까 두 차례 장례식장을 방문해서 현장 점검을 했는데요. 오늘 같은 경우는 시신이 이렇게 상온에 방치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어떤 조치가 내려질지는 좀 지켜봐야 알 것 같습니다.]

Q. 대책은 없나?

[한성희 기자 : 어제 제가 고양시에 있는 화장장을 직접 가봤는데요. 영상 보시죠. 평소라면 이곳이 오후 4시쯤이면 문을 닫는 곳인데, 지금 저렇게 영구차가 줄지어서 서 있는 모습 보실 수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화장장 운영 시간을 자정까지 운영하면서 지금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고요, 그리고 화장장 여유가 생길 때까지 시신을 보관하는 냉장고 자체도 부족한 상황인데, 이 때문에 지금 서울시 같은 경우는 서울의료원 강남분원에 시신 150구를 안치할 수 있는 저온 냉장고를 지금 마련을 하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망자가 워낙 많이 늘어나고 있어서 이 또한 부족할지 아닐지 우려가 많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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