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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3/28) : 장애인 시위 때리는 이준석…이슈 파이팅? 혐오 정치?

스브스레터 이브닝 최종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볼모' '인질' '비문명적'....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벌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 방식을 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오늘(28일)은 같은 당의 시각장애인 비례대표인 김예지 의원이 장애인단체 시위 현장을 찾아 무릎을 꿇었네요. 이준석 대표의 발언에 대해 대신 사과한 거죠. 장애인 이동권 보장 요구는 오래된 이슈인데요, 며칠 사이에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네요.
 

이준석 "비문명적 불법 시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장애인 단체 비판 발언을 이어갔는데요,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는 등의 말을 하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을 공격했죠.

사진=연합뉴스

'이동권 보장 시위'에 대해 정치적 성격이 있다는 식의 얘기도 했는데요, 이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각종 단체가 집회와 시위를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있을 땐 말하지 않던 것들을 지난 대선 기간을 기점으로 윤석열 당선인에게 요구하고 불법적이고 위험한 방법으로 관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죠.

이 대표는 "이미 이동권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해당 단체의 요구사항은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운영예산과 탈시설 예산 6천224억 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지하철 3, 4호선은 서울의 여러 서민 주거 지역을 관통해 도심과 잇는 지하철 노선이다. 조건을 걸지 말고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의 시위를 중단하라"고도 했는데요, 발언 내용을 조금 더 소개할게요.
 
서울시는 94%의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하고 있고 나머지 6% 역사는 역사의 구조상 엘리베이터 설치가 어려운 곳들이다.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오세훈 시장이 엘리베이터 설치를 완벽히 완료하겠다고 했음에도 출퇴근 시간 볼모잡고 지하철 문에 휠체어 넣는 방식으로 운행 막아 세우고 있다. 이미 국민의힘은 대선 과정에서도 장애인 이동권에 관해 광역 교통 수단에 휠체어 접근성 높이겠다고 공약으로 발표했었다. 장애인 단체 요구사항은 이동권 문제 아니라 장애인 평생 교육 시설 예산, 탈시설 예산 등을 요구하는 걸로 바뀌었다.
(..) 전장연은 조건 걸지 말고 현재 이해할 수 없는 시위 중단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특정 집단의 요구 사항 100% 관철은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선량한 시민 최대 다수 불편 야기해 뜻 관철하겠다는 것은 문명 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용납되면 사회는 모든 사안에 대해 합리적 논의와 대화 아닌 가장 큰 공포와 불편 야기하는 비정상적인 경쟁의 장이 될 것이다.

SNS에서 비판 또 비판


이준석 대표는 지난 주부터 SNS에 장애인 시위 비판의 글을 여러 건 쏟아내고 있는데요, 일관되게 단호한 입장이네요. 전장연이 출근하는 시민을 볼모로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런 생각을 정리해 오늘(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말한 거죠. 그동안 SNS에 올린 글의 일부를 볼까요.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25일)

할머니의 임종을 맞으러 가야 한다는 시민의 울부짖음에 '버스 타세요'라고 답하는 모습은 비판받아야 마땅한 모습입니다. 여론이 안 좋아지자 계속 무슨 그 영상이 조작됐다고 하는 중이던데, 그 영상은 조작된 게 없습니다. (26일)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합니다. (27일)

무릎 꿇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국민의힘에 시각 장애인 의원이 있는데요, 김예지 의원이죠. 선천성 망막색소변성증으로 1급 시각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일반전형으로 숙명여자대학교 피아노과에 입학하고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음대에서 피아노 전공으로 박사 학위까지 받았죠.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이 장애인 단체 시위 현장을 찾았네요.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열린 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건데요, 안내견 '조이'도 함께 했죠.
 
사진=전장연 페이스북

김 의원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고 발언을 이어갔네요. 무릎을 꿇은 채 "또한 불편함을 느끼고 계신 시민분들께 죄송하다. 출근길 불편함, 상상만 해도 짜증 나는 일이다.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일 때문에 여러분들이 불편을 겪게 해서 죄송하다"고 지하철 이용객들을 향해서도 고개를 숙였고요.

김 의원 옆에 있던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들고 있던 손팻말을 양손으로 짚은 채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고요, 함께 현장을 찾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정치권의 책임 방기를 지적하는 시위에 여당 대표가 모욕적 발언을 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 이런 목소리가 이준석 단 한 사람의 의견에 불과하고, 국민의힘의 공식적 입장이 아니라는 소리가 자당 내에서 나오는 것이 필요한 민주주의의 모습"이라면서 김 의원의 행동에 힘을 보태기도 했네요.

국민의힘 내부에서 내홍 조짐도 있다고 하네요.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해요. 이준석 대표는 "당 차원이 아닌 제 개인 자격으로 하는 이슈 파이팅"이라고 방어했지만 정미경 최고위원은 "왜 하필 장애인 단체를 상대로 이슈 파이팅을 하나"라고 반박했고요, 조수진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이 약자와의 동행을 전면에 내걸고 있지 않나"라며 약자인 장애인과 충돌하는 양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전해지고 있죠.
 

민주당 의원 "무릎 꿇을 사람은 이준석"


민주당과 정의당은 즉각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집중 공격에 나섰는데요, "퇴행적" "혐오와 갈라치기 정치"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비판을 쏟아내고 있죠.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장애인 단체가 이동권을 포함한 보편적 권리 확대를 위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이동권 보장을 비롯한 권리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헌법적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여야와 정부는 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게 매우 당연한 책무다. 장애인들이 왜 지하철에서 호소하는지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고 이준석 대표를 겨냥했죠.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SNS에서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더니 아무리 나이 젊어야 뭐하냐. 기본 바탕이 퇴행적이고 엉망"이라고 격한 언어를 동원해 강하게 비판했네요. 이 의원은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하죠.

민주당의 여러 의원들이 SNS에서 이준석 성토 행렬에 동참했는데요, 전용기 의원은 "오죽하면 오늘 김예지 의원이 출근길 지하철 시위서 무릎 꿇고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사과했겠냐.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할 사람 바로 이 대표다. 여당을 이끌어갈 대표의 자격이 있긴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김예지 의원과 대비시켜 이 대표를 쏘아붙였죠.

정의당도 대표단회의에서 지도부 전원이 이준석 대표를 공격했네요. 여영국 대표는 "이 대표 자신은 여성 혐오자도 장애인 혐오자도 아니라며 강변하지만, 실상은 약자에 대한 혐오를 동원해 시민들을 갈라치기하는 혐오 정치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과해야 한다. 예비 집권 여당이 책임 있게 대화에 나설 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의 책임 있는 태도와 답변을 촉구한다"고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겨냥했고요.
 

"이준석 반대"…장애인 단체 후원 잇따라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트위터 페이지에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후원 내역을 인증하면서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지지를 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네요.

사진=서울교통공사 트위터

특히 이준석 대표가 장애인 시위에 대해 공격한 이후부터 시위를 지지하거나 연대하는 내용의 글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이 대표에 반대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죠.
 

인수위, 출근길 시위 현장 방문 예정


장애인 단체의 시위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내일(29일) 전장연 시위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임이자 인수위 사회문화복지분과 간사는 "내일 지하철역으로 찾아뵈려 한다. 가서 경청하고 요구하는 사안을 잘 정리해 정책에 녹이겠다"고 밝혔죠. 전장연 측은 내부 회의를 거쳐 "현장에 와서 장애인권단체들이 요구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에 대한 답을 내달라"는 의견을 인수위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해요. 단순한 의견 청취가 아니라 '정책적인 약속'을 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이네요.

오늘의 한 컷


사진=연합뉴스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 티켓부스에 시간표가 비어 있는 모습이에요. 최근 1∼2년 새 대학로 주요 소극장들의 무기한 공연 중단 및 폐업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임차료 상승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관객 감소 때문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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