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윌 스미스가 악몽의 밤을 보내게 됐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세 번의 도전 끝에 거머 쥔 트로피였기에 감동은 남달랐다. 윌 스미스는 무대에 올라 눈물을 흘리며 영화 관계자들과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윌 스미스는 이날 시상식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 앞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시상자로 나선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삭발 헤어스타일을 보고 "'지.아이. 제인2'에 출연하면 되겠다"고 농담을 했다.
이에 윌 스미스는 무대 위에 올라가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렸다. 이후 제 자리에 돌아와서도 "내 아내를 입에 올리지 마"라고 소리쳤다.
축제 분위기는 순간 얼어붙었다. 시상식장에 앉아있던 영화인들은 돌발 상황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윌 스미스의 돌발 행동인지 연출된 행동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는 실제 상황이었다.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2018년 탈모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삭발 헤어는 취향이 아닌 건강 문제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아픔이 있기에 윌 스미스는 아내의 헤어 스타일을 농담의 소재로 활용한 크리스 록에 분노한 것으로 보인다.
윌 스미스의 돌발 행동은 특별한 언급없이 지나갔고 시상식은 계속됐다. 시상식 후반부, 남우주연상 부문에서 윌 스미스는 '킹 리차드'로 수상에 성공했다. 무대에 올라 눈물을 흘린 윌 스미스는 "리처드 윌리엄스(윌 스미스의 배역)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을 맹렬하게 보호하는 인물이다. 내 인생에서 내 사람들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게 내 소명이다"라고 말했다.
수상 소감 말미에는 "아카데미 측과 모든 동료들, 후보분들께 사과하고 싶다"면서 "아카데미가 내년에도 나를 초대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리스 록에 대한 사과는 따로 없었다.
시상식 직후 윌 스미스의 행동에 대한 누리꾼들의 의견은 갈렸다. "크리스 록의 농담이 지나쳤다", "상대가 불쾌해하는 농담은 조롱일 뿐"이라고 크리스 록의 행동을 비난하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화가 나도 폭력은 안될 일이다", "전세계로 중계되는 시상식에서 주먹질이 웬말인가. 이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윌 스미스의 폭행을 비난하는 반응도 적잖았다.
윌 스미스의 돌발 행동이 논란이 되자 아카데미는 시상식 직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아카데미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올렸다. 이 건에 대한 추가 언급은 없었다. 아카데미 측이 윌 스미스의 행동을 경고하는 차원에서 넘어갈지 수상 박탈 등의 후속 징계가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