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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은커녕 파악조차 없다…사투 벌이는 확진 장애인들

<앵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를 겪은 사람이 이제 1천만 명을 넘었습니다. 그 가운데 장애인 확진자도 늘고 있는데, 문제는 장애인들은 제대로 된 치료나 지원을 받기 어렵고, 당국에서 따로 통계조차 잡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가 더 힘들고 버거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뇌병변을 앓는 박 모 씨는 지난달 확진된 뒤 재택격리 기간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커피포트에 끓인 물을 몸에 쏟은 것입니다.

박 씨를 챙겨온 어머니가 함께 확진돼 앓아누운 사이 벌어졌습니다.

[어머니 정 모 씨 : 엄마가 힘들어하니까, 엄마 이제 커피 타준다고 뜨거운 물을 막 이렇게 커피포트에 끓이다가… 살은 막 진물은 계속 흘러나오고.]

보건소와 구청, 시청과 병원에 수백 번 전화해 치료를 부탁했지만, 격리 해제 전 도와줄 수 없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어머니 정 모 씨 : 시청이랑 막 이렇게 전화를 하니까, '이거를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그러니까 도와줄 길이 없대요. 재택치료 중에는… '정부 지침이 그런데 우리가 뭐 어떻게 하겠느냐'고….]

중증 뇌병변 장애를 갖고 홀로 집에서 격리했던 유진우 씨.

혼자 밥 짓기 어려워 활동지원사가 매일 찾아와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확진 직후 지원이 끊어졌습니다.

[유진우 씨 : 혼자서 아무것도 못 하고 밥도 못 먹는 상황인데, (배달 음식) 하나 시켜서 아침 먹고 점심 먹고 저녁 먹고….]

백신 접종에 이어 코로나 검사까지 벽에 부딪혔습니다.

[유진우 씨 : (병원에)갔는데 계단이 한 네 칸 있고, 그 위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병원 밖 계단) 밑에서 맞으려 했더니 그건 안 된다고….]

장애인은 보통 비장애인보다 면역력이 떨어집니다.

확진 뒤 증상이 악화했을 때는 스스로 병·의원에 연락해 진료받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호흡기나 신장 장애 등 몇 종류를 빼고는 하루 두 번 건강 모니터링을 받는 집중관리군에서 빠져 있습니다.

미국은 장애인 확진자들을 위한 별도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영국은 확진 뒤에도 활동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지자체가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거리로 나와 소리를 높이는 일뿐입니다.

[코로나19는 재난이다, 돌봄 영역 국가 체계 시스템을 구축하라! 구축하라! 구축하라!]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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