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엔진 힘은 '미 본토 도달'…대기권 재진입 기술 '물음표'

<앵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인지는 좀 더 따져봐야겠지만, 어제(24일) 쏜 미사일이 지금까지 북한이 쏜 것 가운데 가장 높이, 또 가장 멀리 날아갔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엔진의 힘을 한층 끌어올렸기 때문인데, 그럼 실제로 ICBM 완성을 위한 핵심 기술을 북한이 다 갖춘 것인지, 이 부분은 김아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북한이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 발사 장면입니다.

두 줄기의 화염이 선명합니다.

액체 연료를 쓰는 백두산 엔진 2개를 한 세트로 묶어 사용했습니다.

어제 발사체가 북한이 공개한 영상대로 화성-17형이라면 백두산 엔진 4개를 쓰고 있어서 추력만 2배입니다.

화성-15형을 쏜 것이라면 기존 1단 엔진에 2단 엔진 기능을 개선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어느 쪽이라도 최대 출력을 키웠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엔진 출력과 함께 ICBM 완성을 위한 다른 핵심 능력은 탄두가 대기권 밖에서 안으로 진입하는 재진입 기술입니다.

이것은 어떨까요.

탄두부는 고도 100km, 그러니까 대기권에 들어올 때 7천℃에 이르는 마찰열, 최대 음속의 20배에 달하는 충격이 발생하고, 이 엄청난 열과 압력을 견뎌내야 합니다.

그래서 탄착 지점에서 낙하물을 수거해 검증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데, 북한은 이것을 실행한 적이 없습니다.

또 대기권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낙하 과정에서 엄청난 속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사거리를 줄이기 위해서 각도를 인위적으로 높여서 쐈죠.

수직 낙하에 가까운 궤적이기 때문에 가속도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30~45도가량 정상 각도로 쏠 때는 어떤지 한번 따져보겠습니다.

이렇게 미국 본토를 지나서 충분히 멀리 비행하는 경우입니다.

이땐 탄두부가 대기권에 들어올 때도 고각 발사보다 훨씬 비스듬하게 들어옵니다.

때문에 충분한 속도가 유지되지 않으면 탄두가 대기권에서 튕겨나갈 수가 있습니다.

재진입 능력을 제대로 검증하려면 결국은 정상각으로 발사해봐야 하는 것입니다.

[장영근/한국항공대 교수 : 재진입을 하다가 튕겨나갈 수도 있고, 대기권 진입을 하다가 충격과 열에 타버릴 수도 있다, 역할을 못 한다는 얘기죠.]

정리하면, 지금까지 북한의 ICBM 기술, 엔진 추력 능력은 개선됐고 미 본토까지 비행 거리도 사실상 입증됐습니다.

하지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여러 탄두를 한꺼번에 쏘는 다탄두 비행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