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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3/25) : 北 ICBM 발사에 신·구 권력 '확전 자제'

스브스레터 이브닝 최종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안보 문제에 여야 없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북한의 ICBM 발사로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확전을 자제하고 긴밀히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네요.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윤 당선인에게 북한 ICBM 발사 관련해 브리핑했고요, 윤 당선인 측 인사들도 "원보이스"를 강조하고 있죠. 기존에 '이철희-장제원' 채널이 있었는데요, 안보 이슈 소통 채널이 추가될 수도 있겠네요.

"당선인과 안보 소통" 지시한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2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 직후 별도의 참모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향후 대응계획을 브리핑할 것을 참모들에게 지시했는데요,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 내용을 보시지요.

레터용 박경미
문재인 대통령은 NSC 직후 참모회의를 소집하여 "당선인에게 오늘의 상황과 대응 계획을 브리핑하고, 향후에도 긴밀히 소통하라"고 국가안보실장에게 지시했습니다.

서훈 실장, 尹 당선인에 브리핑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서 서훈 청와대 안보실장이 윤 당선인을 찾아가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한 브리핑을 했네요.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서 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윤 당선인에게 북한 ICBM 발사 관련 동향 및 정부 대응 조치, 향후 전망 등을 브리핑했다. 국가안보실은 당선인 측과 정부 교체기에 외교안보 현안에 빈틈없이 대응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네요.

인사권 대립 등으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초유의 신·구 권력 정면충돌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협의를 해달라는 게 문 대통령의 주문이죠. 서훈 실장이 당선인에게 브리핑하는 일이 또 있을 수 있다는 거죠.
 

"北에 엄중 경고"했지만…앞장서지 않은 당선인


윤석열 당선인은 북한 ICBM 발사에 대해 오늘(25일) 첫 메시지를 내놨는데요, "북한에 엄중하게 경고한다.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내용이죠. 근데 입장표명은 기자회견 같은 방식이 아니라 '서해수호의 날'을 계기로 페이스북에 메시지를 올리는 방식이었는데요, 전면에 나서지 않고 의견 표시하는 방법을 택한 거죠. 페이스북 글을 잠시 소개할게요.

윤석열
서해수호의 날을 하루 앞둔 시점인 어제, 북한이 올해 들어 12번째 도발을 해왔습니다. 북한에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더욱 굳건한 안보태세를 갖춰 자유와 평화를 지켜나갈 것입니다.

'엄중 경고'와 같은 단호한 표현은 있지만 전반적인 톤이 인수위 입장문보다는 낮은 편이죠. 인수위는 어제(24일) 입장문에서 "유엔 안보리는 신속하게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엄중한 규탄과 함께 대응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는데요, 안보리의 대응조치를 요구한 것은 제재를 통한 대북 압박이라는 강경 기조를 드러낸 거죠. 이에 비하면 윤 당선인은 내용이나 형식에서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볼 수 있죠.

"원보이스" 말하는 당선인 측 인사들


당선인 측 인사들은 현재 대북 대응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문재인 정부라며 '원보이스' 원칙을 강조하고 있네요. 그러니까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고 일치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거죠. '원보이스'라는 단어를 당선인 측 핵심 인사들이 쓰고 있는데요, 장제원 비서실장이 기자들과 만나서 한 얘기부터 보시죠.
안보 문제는 현직 대통령이 원보이스 메시지를 내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생각합니다. (..) 대통령께서 지금 ICBM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데 대통령의 메시지를 저희들 존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희들이 현직 대통령과 협의가 안 된 상황에서 안보 문제에 대해 다른 메시지가 나가서는 도움이 안 되거든요.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오전 삼청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안보에는 원보이스"라며 "군 최고 통수권자(문 대통령)의 지휘가 명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반 보 뒤에 서 있는 것이 관례이자 저희의 도리"라고 말했네요.
미사일 발사 때마다 입장 왜 안 내냐는 질문 많이 받습니다. 선거 때는 후보로서 자유롭게 입장 낼 수 있었죠. 그렇지만 당선인 이름은 다시 말하면 차기 대통령입니다. 그래서 안보에는 원 보이스입니다. 현재 군 최고 통수권자는 문 대통령입니다. 군 최고 통수권자 지휘 명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반 보 뒤에 서 있는 게 관례이자 저희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신·구 권력 갈등 해소 카드 나오나?

청와대가 안보 문제에 관해 당선인 측에 브리핑했고, 당선인 측도 독자적인 목소리 내지 않고 현 정부와 협력할 뜻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죠. 인사권 문제와 MB 사면 문제, 집무실 이전 문제 등으로 신·구 권력이 정면 충돌하는 국면에서 안보 문제가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국가 안보를 두고 청와대가 당선인과 협력하는 것은 당연하고 문·윤 회동과는 칸막이 치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죠. 안보 문제에는 다른 고려가 있으면 안 되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상호 조율하다 보면 결과적으로는 신·구 권력의 꼬인 실타래를 풀고 회동문제도 푸는 실마리가 안보 문제일 수 있죠.

특히 윤 당선인이 오늘(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통화를 했는데요, 통화 전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해서 엄중한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서도 당선인과 시 주석 간의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으니까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을 듯하네요. 당선인 측이 통화 결과를 청와대와 공유하면서 외교적 대응을 하는 방안도 그려볼 수 있겠네요. 기존의 '이철희-장제원' 채널에서 서훈 실장을 중심으로 하는 안보 소통 채널이 생길 가능성도 있죠.

민주화 이후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회동 가운데 가장 늦은 사례가 대선 후 18일 만에 만난 '노태우-김영삼' 회동인데요, 오늘(25일)로 대선 후 16일 지났으니까 문·윤 회동이 그 기록을 깰 가능성이 크죠. 주말을 지나면 신·구 권력 갈등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높아지면 양 측 모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주말쯤 반전 카드가 필요해 보이네요.

오늘의 한 컷

(출처 :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ICBM 시험발사 친필명령서에 사인하는 모습과 명령서 내용이에요.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인데요, 명령서에는 "시험발사 승인한다. 3월 24일에 발사한다. 조국과 인민의 위대한 존엄과 명예를 위하여 용감히 쏘라"고 적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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