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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더미 된 마장동 먹자골목 복구는커녕 철거 위기…왜?

<앵커>

지난 토요일, 서울 마장동 먹자골목에서 큰 불이 났다고 전해드렸습니다. 피해 상점들에 불은 꺼졌지만, 복구보다 그곳 무허가 건물들을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항상 안전에 취약한 곳이었다는 것인데, 마장동 골목에 취재기자 나가 있습니다.

하정연 기자, 현장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네, 저는 서울 마장동 먹자골목에 나와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이곳 가게들은 화재로 인해 완전히 불타버린 상태인데요.

이 좁을 골목에 20개 남짓한 작은 식당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모두 수십 년 된 무허가 건물들입니다.

불이 난 뒤 이곳을 완전히 철거해야 한다는 민원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곳 상인들과 주민들 이야기를 제가 한번 들어봤습니다.

88 서울올림픽 전후로 정부가 마장동 도축장 일대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먹자골목.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잿더미가 된 현실에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입니다.

[유정자/마장동 먹자골목 상인 : 지금도 내가 그 생각하면서 밥 먹으면서 눈물 나오는 거예요. 처음에 시작할 때 생각하고, 하루아침에 그렇게 돼버리니까.]

40년 동안 운영했던 식당도, 집도 모두 탔지만 이곳을 떠나지 못합니다.

[장필수/마장동 먹자골목 상인 : 내가 혼자 살고 떠나지 못하지 어디로 가….]

이 와중에 이곳을 철거해야 한다는 민원이 쏟아진다는 소식에 상인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김종인/마장동 먹자골목 상인회장 : 아기들 젖 먹여가면서 키웠던 자리예요. 비 오면 우산 쓰고 이렇게 포장 속에서 그렇게 피눈물 흘리고 살아왔는데, 여기다 저기다 민원을 넣으면 안 되지. 어려운 사람들, 진짜 그 비수를 꽂으면 안 돼요.]

이번 화재를 계기로 먹자골목 철거를 주장하는 주민 민원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안전에 취약한 무허가 건물들인 데다 주변에 방치된 가스배관과 가스통 등으로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내용입니다.

[A 씨/마장동 주민 : 위험이 있다고 저희도 글을 여러 번 썼었는데 매번 오는 답변이 서울시청이랑 논의 중이다. 그냥 가스통을 바깥에다 그냥 방치해놓고 사용을 해요.]

[B 씨/마장동 주민 : 마감재 자체도 다 샌드위치 패널같이 정식적인 건축 자재가 아니고, 자영업하시는 분들 제대로 된 관리를 위해서 다 비용을 써가면서 운영하시는데….]

구청은 생존권을 주장하는 상인들과 주민들 민원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입니다.

먹자골목은 상인 33명의 실거주라 강제철거가 아닌 자발적 퇴거를 유도해왔다며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방법을 모색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 이찬수,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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