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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지 잿더미 돼 사라졌던 산양…'먹이 급여대' 찾았다

<앵커>

최근 산불로 많은 피해를 입은 경북 울진은 천연기념물인 산양의 국내 최대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산불이 난 뒤로 산양이 자취를 감췄었는데, 불이 다 꺼진 이후 다시 서식지로 돌아온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산양 주요 서식지 중 한 곳인 경북 울진의 한 숲속입니다.

이곳에 설치된 무인센서카메라에 산양이 포착된 것은 산불이 난 지 사흘 뒤인 지난 7일 새벽.

하지만 이튿날 서식지도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나뭇잎을 태우며 타오르는 화염과 불을 끄는 진화대원의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습니다.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산양이 다시 서식지로 돌아온 것은 불이 꺼진 뒤인 지난 10일 새벽입니다.

나뭇잎과 마른풀 등 산양 먹이가 모두 불에 타자 서식지 내 먹이 급여대를 찾은 것입니다.

[김상미/산양보호협회 울진지회 사무국장 : 이거는 오늘 아침 똥 같거든요. 뽕잎 먹은 거예요, 불나고.]

환경부가 산양 먹이로 가져온 뽕잎은 72kg.

10여 년 전부터 폭설이 내리는 겨울에만 조금씩 주고 있지만, 산불 후에는 먹이 공급을 늘리고 있습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16일 이곳 산양 먹이 급여대에 마른 뽕잎 125kg을 긴급 제공했습니다.

이번 산불로 산양 서식지의 절반가량인 1만 1천ha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윤광배/멸종위기종복원센터 선임연구원 : 초본류나 목본류가 관목층이 올라올 때까지 5년에서 10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17호인 산양은 3년 전 조사에서 울진에만 126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내 산양 개체 수의 10%가량 됩니다.

국립생태원은 조만간 동물뿐 아니라 식물 전문가까지 포함해 생태계 피해 합동조사를 벌여 복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화면제공 : 멸종위기종복원센터·산양보호협회 울진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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