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자산도 발각되나…'8천억짜리 요트' 압류 직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소유한 것으로 의심받아온 8천억 원 상당의 초대형 요트가 이탈리아에서 압류 위기에 놓였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21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서부 카라라 지역 항구에 정박해온 '셰에라자드'라는 이름의 이 요트가 푸틴 대통령 소유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현지 당국에 압류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요트 몸값은 5억 파운드(8천억 원) 상당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요트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이 요트는 지난 2020년 출항해 케이맨제도 깃발을 달고 항해해오다 이탈리아에 정박한 채 정비 중이었는데, 그간 소유주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푸틴 대통령 정적인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세운 '반부패 재단'은 이날 문제의 요트의 실소유주가 푸틴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며 이탈리아 당국에 즉각 압류를 촉구했습니다.

재단은 요트 선원 명단을 입수해 전화번호, 금융 자료 등을 추적한 결과, 푸틴 대통령의 개인 경호원과 수행원 10여 명이 이 요트를 주기적으로 관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폭로했습니다.

재단은 "푸틴은 결코 실명으로 자산을 보유하지 않는다"면서 "셰에라자드 요트가 푸틴 소유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만큼 즉각 압류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11일 미 정부 관료들이 이 요트가 푸틴 대통령과 관련 있을 것으로 의심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미 이탈리아 당국이 이 요트의 소유주를 조사 중이며, 전직 선원들은 요트가 푸틴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나발니 재단은 그러면서 요트 관리자 명단 23명 중 절반가량이 러시아 연방 보안 당국과 연계된 인물이었다고도 폭로했습니다.

이 같은 폭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한 달이 가까워지면서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러시아 고위층을 상대로 제재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움직임 속에 나왔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연계된 러시아 고위층의 해외 자산이 지금까지 파악된 것만 최소 20조 원에 달한다는 추정도 제기됐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 프랑스 르몽드 등 세계 주요 매체와 언론 단체가 참여한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는 '러시아 자산 추적' 웹사이트를 출범하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사진=슈퍼요트팬 웹사이트 발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