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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 최초 우크라 입국…"매일 폭격, 안전지대 없어"

한국 언론 최초 우크라 입국…"매일 폭격, 안전지대 없어"

곽상은 기자

작성 2022.03.19 20:22 수정 2022.03.21 02:4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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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사용했다고 하면서 우크라이나 현지에는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벌써 침공 24일째를 맞고 있는데, 저희 취재진이 한국 언론 최초로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에 들어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여행금지 국가지만 공익을 위한 취재 목적으로 정부 허가를 받았고 안전에 유의하면서 현지 취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나가 있는 특파원 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곽상은 특파원, 우선 지금 있는 곳이 어딘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제가 지금 있는 이곳은 우크라이나 남서부에 위치한 도시 체르니우치입니다.

우크라이나 취재 계획과 경로를 정부에 전달한 지 약 보름 만에 어제(18일) 대한민국 대사관 임시 사무소가 있는 이 지역에 한해 최대 2박 3일 동안 취재를 진행할 수 있는 허가증을 발급받아 전쟁 발발 후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땅을 밟았습니다.

지금부터 그 입국과정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루마니아 쪽 국경을 넘자 무장 군인들이 지키는 우크라이나 국경 검문소가 눈에 들어옵니다.

[곽상은 특파원 : 저희는 지금 루마니아 시레트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포루브네 국경검문소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여행금지 국가에 들어섰으니 즉시 대피하라는 정부의 자동발신 문자가 도착합니다.

곽상은 8리용

마침내 우크라이나 영토, 취재장비를 현지 차량에 옮겨 싣고 시내로 향합니다.

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와 인접한 체르니우치는 우크라이나에서 상대적으로 폭격 위험이 적어 상업활동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의 삶이 전과는 달라졌습니다.

휴대전화를 통한 군사기밀 유출 우려가 높아지면서 유심 구입 시마다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고, 기름은 한 번에 20리터까지만 넣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러시아군이 최근 르비우와 이바노프란키우스크 등 서남쪽 도시에도 미사일을 쏟아부으며 우크라이나에는 더는 안전지대가 없어졌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바세류/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 주민 : 공습 사이렌이 울릴 때마다 지하대피소로 숨는데, 최근 일주일은 거의 매일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거리에는 무장군인의 수가 부쩍 늘고 관공서 앞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됐습니다.

곽상은 8리용

해가 지자 상점들은 서둘러 문을 닫고, 밤 10시 통행금지 시간이 되면 도시는 폭격을 피하려 가로등마저 끈 채 완전한 어둠에 잠깁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국경 바깥에서 취재한 것과 국경 안에서 마주한 전쟁의 현실은 조금 다를 것 같습니다. 가슴 아픈 사연들이 많았다고요?

<기자>

체르니우치 시는 인구가 25만 명 정도인데, 현재 인구의 20%에 가까운 4만 5천 명 넘는 피란민이 키이우나 하르키우 같이 교전이 치열한 지역을 떠나 이곳에 머물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젊은 부부의 얘기 함께 들어보시죠.

[알렉산더/우크라이나 하르키우 피란민 : 저희 집이 있는 하르키우엔 매일 폭격이 가해졌습니다.]

지하에 숨어 지내던 부부는 집 마당에 로켓이 떨어지자 결국 피난을 결심했습니다.

폭발을 가까스로 피해 이곳에 도착했지만 남편은 이틀 뒤 입대하라는 징집 통보서를 받았습니다.

[알렉산더/우크라이나 하르키우 피란민 : 군대에 가서 싸우는 건 겁나지 않아요. 하지만 혼자 남는 아내가 걱정입니다.]

아내는 현재 만삭, 낯선 도시에 혼자 남아 아기를 낳아야 합니다.

[올가/우크라이나 하르키우 피란민 : 남편이 떠나면 이곳에 저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전쟁으로 제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어요.]

담담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려 애쓰던 부부는 끝내 취재진 앞에서 서로를 안고 오열했습니다.

곽상은 8리용

<앵커>

계속해서 구호활동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체르니우치는 국경 도시라 외국에서 전해지는 중요 구호물품들이 이곳을 거쳐 교전이 치열한 지역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하루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24시간 교대로 일하며 전국 각지로 전달될 구호물품을 분류하고 포장하는 장소를 찾아갔습니다.

[보흐던느 코발루크/체르니우치 부주지사 : 의약품, 피란민에게 보낼 물품, 군대에 보낼 물품을 나눠 보관 중입니다.]

체르니우치 원주민도, 피란민도 봉사에는 한마음입니다.

[미키타/피란민 자원봉사자 : 지금은 전쟁 중이고, 모두가 하나로 뭉쳐 조국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체르니우치 주지사는 저희에게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들려줬습니다.

체르니우치 주지사

[세르기이 오사축/체르니우치 주지사 : 러시아는 도시를 포위한 뒤 집중 포격해 시민을 고사시키는 전술을 씁니다. 필수 구호물품 전달은 이런 러시아의 전술이 성공하지 못하게 하는 데 중요합니다.]

저는 내일도 이 도시에서 전쟁 속 우크라이나 국민의 삶을 여러분께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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