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전하는 데서 거리를 두던 중국 국영매체의 보도 양상에 최근 들어 변화가 감지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전쟁 발발 초기 중국 국영 CCTV 방송의 저녁 뉴스 프로그램인 '신원롄보'는 주로 러시아군의 우세와 우크라이나 내에서의 러시아군 작전 등에 관한 내용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당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보인 태도와 대동소이한 것이라고 NYT는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전쟁 초기 러시아 군사력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요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과 러시아군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 발생 등에 관한 보도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실제, 신원롄보는 이번 주 들어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관련 영상의 빈도를 높였고, 우크라이나 각지에서 벌어지는 러시아군의 공격을 보다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CCTV의 글로벌 채널 CGTN 아메리카 보도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CGTN 아메리카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깔려 있다"며 "전쟁으로 피란길에 오른 사람들이 수백만 명에 이르고, 러시아군의 포격이 계속되면서 많은 사람이 인도주의적 재앙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도 러시아 정부의 선전은 인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엄격한 검열 속에서도 지난 17일 웨이보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내용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이었다는 건 이런 상황을 방증하는 사례 중 하나로 거론됩니다.
베이징 인민대학교 스인홍 국제관계학 교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최근 며칠 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의 공식 담론에서 미묘한 변화를 목격했다면서 "중국이 공감하는 대상은 주권국인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민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최근 들어 달라진 중국 매체의 보도 양상이 중국의 외교 정책 변화를 나타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