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흑인 세워놓고 "43만 원"…美 학교서 '노예 경매 놀이'

"아들이 노예로 팔렸습니다"

미국의 10대들이 흑인 학생들을 놓고 노예 경매 놀이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5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텀카운티 JS 워터스 스쿨 8학년생 아들을 둔 애슐리 파머는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아들이 '흑인 노예 경매 놀이'에서 노예로 팔렸다고 적었습니다.

파머는 "우리 아들이 흑인 노예 경매를 경험했다. 내가 이 일을 알았을 때 아들은 별로 특별한 일도 아니라서 이를 공유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들의 친구는 350달러(한화 약 43만 원)에 팔렸고, 다른 학생은 흑인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알고 있어 '노예 마스터'라고 불렸다"고 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흑인을 부르는 인종 비하적 표현인 'N워드'를 반복해서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노예 경매 놀이' 사건이 알려지자 경매에 참여한 학생들은 하루 동안 정학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파머의 아들은 사건이 알려진 후 학생들로부터 폭행과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파머는 주장했습니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학교 측은 지난 14일 해당 사안에 대해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경매 놀이에서 노예로 팔린 한 학생의 학부모는 "나는 흑인을 왜 노예로 경매에 부치는 것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인지 아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엄마"라며 "이번 사건으로 아들에게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지장이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채텀카운티 교육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과하면서 사건의 조사와 훈육, 피해자를 위한 지원 등 재발 방지 계획을 채택했습니다.

노예 경매 놀이는 미국 내에서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4월 미국 텍사스주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온라인 채팅앱 '스냅챗' 단체 대화방에서 흑인을 포함한 유색 인종 동급생들을 노예 취급하며 가격을 매기는 등 가상 노예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나 미국 사회에 충격을 안기기도 했습니다.

백인 학생들이 대화방에 유색 인종 동급생 사진을 올려놓고 "얘는 100달러"라고 가격을 매기는가 하면, "외모가 별로라 1달러"라는 등 외모를 두고 비아냥대며 유색 인종 학생들을 노예로 취급하고 모욕했습니다.

대화방 이름마저 '노예 거래'였습니다.

이에 '전미 유색인 지위 향상 협회(NAACP)'의 에디 버넷(Eddie Burnett)은 "이 같은 인종차별적 사건을 두고 '아이들이 잘 몰라서 그런 것이다', '그냥 장난이다'라며 가벼운 일로 취급하며 넘겨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하게 지적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