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남부 마늘 · 양파 농지 20%, 가뭄 피해…저수지 물 쓴다

<앵커>

겨울 가뭄이 이어지면서 남부지방에서는 마늘과 양파 같은 월동작물이 말라 죽고 있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봄철 벼농사에 쓰려고 가둬둔 저수지 물까지 끌어다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용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낙동강 근처에 있는 경북 고령의 한 양수장입니다.

벼농사가 끝난 지난해 10월 중순쯤 가동을 멈췄는데, 최근 기계를 다시 돌려 강물을 퍼올리고 있습니다.

월동작물을 키우는 2.4km 거리의 농경지까지 물을 대기 위해서입니다.

[이태동/농어촌공사 부장 : 450mm 펌프를 이용해 초당 0.5t을 (하루) 5시간가량 낙동강 용수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물이 가득 찬 이곳 저수지에서도 최근 닫았던 수문을 다시 열었습니다.

저수지에서 나온 물이 도착한 곳은 마늘과 양파를 키우는 논.

바짝 말라 흙먼지만 날리던 땅에 금세 생명수가 스며듭니다.

마늘잎은 추위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이미 누렇게 말라 타들어갔습니다.

물이 흘러들면서 다행히 고사할 위기를 넘기게 됐지만, 4월 벼농사를 위해 아껴둔 저수지 물과 하천물까지 이맘때 끌어다 쓰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김기종/농민 : 많이 가물고 또 날씨가 춥고 해서 생육이 작년 대비 20% 성장이 부족한 편입니다.]

최근 두 달간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8.2mm, 평년 64.9mm에 비해 13%에 불과합니다.

특히 경남과 경북은 평균 강수량에도 못 미칠 만큼 가뭄이 심각합니다.

월동작물에 이례적으로 농사용 물을 공급하는 지역은 가뭄이 심한 경상남·북도와 전남 등 4개 시·도 13개 시·군에 이르고 있습니다.

남부지방의 마늘과 양파 재배 면적은 각각 1만 4천여ha, 이 가운데 20%가량인 2천600여ha에서 가뭄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장은 저수지 물 등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가뭄이 언제 해갈될지 농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