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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부터 막차까지 16시간 근무하는데 임금은 '최저'?

<앵커>

대전에서는 지난 2020년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외 입국자 전용 KTX가 대전역에 도착하면 시민들을 자택까지 전용 버스로 수송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말부터는 대전시가 이 사업을 민간에 위탁했는데 전용 버스 기사의 처우가 최저임금 수준이라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철진 기자입니다.

<기자>

해외 입국자 전용 KTX가 대전역에 처음 도착하는 오전 8시 50분, 전용 버스 기사 A 씨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자가용이 없는 시민들을 하루에 적게는 10명, 많게는 30명씩 집 앞까지 수송하는데 45인승 버스로 좁은 골목길을 가다 보면 신경이 바짝 곤두섭니다.

[해외 입국자 전용 버스 기사 : (이렇게 하루에) 8회에서 9회 정도 운행한다고 봐야죠. 150에서 180km 대략….]

무엇보다 힘든 건 긴 근무 시간.

오전 8시 반까지 출근한 기사들은 막차까지 기다리다 보면 자정을 훌쩍 넘겨 퇴근하게 됩니다.

[해외 입국자 전용 버스 기사 : 다음 날 연속해서 근무할 때는 뭐 4~5시간 잔다고 봐야죠. 낮에는 그래도 괜찮은데 저녁 7시 이후에는 피로가 급격하게 오죠.]

이렇게 하루 16시간, 3교대로 일하고 A 씨가 받는 돈은 한 달 220만 원입니다.

야간 수당 등을 제외하면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업체 측은 업무 특성상 근무 시간 중 실제 운행을 하지 않는 시간이 많다고 반박합니다.

태울 시민이 없으면 자유롭게 쉬어도 돼 실제 근무 시간은 9시간 수준으로 임금도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버스업체 관계자 : (임금은) 근무 시간으로 따진다고 그러면 커다란 무리가 없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이제 쉬고 집에 다녀오셔도 되고….]

하지만 기사들은 시민들이 언제, 얼마나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버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휴식 시간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버스 회사와 기사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용역을 준 대전시는 운영과 근로 조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대전시가 제시한 용역 금액에 맞춰 수송 버스가 운영되는 상황에서, 대전시가 코로나19 방역을 뒷받침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편 취재가 시작되자 버스 업체는 기존 입장을 바꿔 기사들에게 월 10만 원가량 인상된 임금을 제시했지만, 기사들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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