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위치한 함경북도는 지하 자원의 보고 [안정식 기자와 평양 함께 걷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가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풍계리에 있는 핵실험장이 복구중인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풍계리에서 다시 핵 실험이 일어난다면 한반도는 예전의 긴장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함경북도에는 풍계리 핵실험장 외에도 예전에 장거리 로켓 발사의 단골 장소였던 화대군 무수단리가 있습니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을 사용하기 시작한 뒤로는 무수단리에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사라졌지만, 동창리 이전까지만 해도 무수단리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의 상징적 장소였습니다.

화대군 무수단리가 이렇게 북한 군사 도발의 상징적인 곳이지만, 화대군이라는 지명은 봄이 되면 국화꽃이 만발하는 국화대가 있는 곳이라는 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무수단'이라는 말은 우리 말 '무쇠 끝'이라고 하던 것을 한자로 옮긴 것인데, '무쇠 끝'은 무쇠를 뽑던 마을의 끝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함경북도는 사실, 핵 실험이나 장거리 로켓과 연관 짓기에 앞서 우리나라 지하 자원의 보고입니다. 대표적인 것은 무산광산인데, 무산광산의 철광석 매장량은 수십억 톤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산광산의 철광석은 상당량 노지에 드러나 있어 노천 채굴이 가능합니다. 지하 자원을 캐기 위해 갱도를 뚫고 지하 깊숙이 들어가야 하는 남한에 비해 채굴 조건이 엄청나게 유리합니다.
　
　
이러한 무산광산을 토대로 북한도 함경북도 지역에 대규모 금속 생산기지를 건설했습니다. 북한이 자랑하는 김책제철연합기업소와 성진제강연합기업소 등이 함경북도 지역에 위치하며 북한의 철강 생산 중추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무산광산은 매년 수백만 톤의 철광석을 이들 기업소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함경북도 지역은 석탄도 풍부해 제철공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주요 탄전으로는 함북북부탄전과 함북남부탄전이 있습니다.
　 이 지역은 또한 수산업이 발전돼 있습니다. 봄과 여름철에는 난류가 가을과 겨울철에는 한류가 들어와 교차하기 때문인데, 계절에 따라 많은 난, 한류성 어족들이 모여들어 좋은 어장을 형성합니다. 세계 3대 어장 가운데 하나인 북태평양과 접해 있어 원양어업에도 유리합니다. 실제로 이 지역의 김책수산사업소는 원양어업에 큰 비중을 두고 있고, 대형 선박 여러 척이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담배 또한 이 지역의 특산물입니다. 회령시와 온성군, 새별군, 은덕군, 무산군 등에서 담배를 재배하는데, 담배의 질이 좋아 고급담배를 생산하는 데 이용되며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함경북도 지역은 교통과 물류의 요지이기도 합니다. 이 지역은 북한-중국-러시아 3국의 국경이 접해 있는 곳인데,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중국 땅이 동해에 접해 있지를 못합니다. 중국이 동해를 통해 대규모로 물건을 실어 나르려면 북한이나 러시아 땅을 거쳐야 하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2014년 당시 제가 북중러 3국 국경이 접하는 중국 방천 지역에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에서 제 오른쪽에 보이는 강이 두만강인데, 중간에 철교가 하나 보입니다. 북한 두만강역과 러시아 하산역을 연결하는 철교입니다. 철교의 오른쪽으로 살짝 보이는 육지가 북한, 철교의 왼쪽 제 뒤로 보이는 육지가 러시아입니다. 러시아 땅 뒤편으로 아스라이 바다와 수평선이 보이는데, 이곳이 동해입니다. 제가 중국 땅 가장 끝자리에 서 있는 것인데, 중국 땅이 약간의 차이로 동해와 접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은 따라서 동북 지역의 물류를 남방으로 실어나르기 위해서는 내륙을 통한 긴 육로를 이용하든지 북한이나 러시아 항구를 이용해야 합니다. 현재 중국 훈춘과 북한 원정리 간에는 두만강대교가 연결돼 있는데, 이 다리를 거쳐 중국 물품을 나선항으로 실어나른 뒤 선박을 통해 남방으로 이송하면 훨씬 경제적으로 중국 물품의 운송이 가능합니다. 통일이 되면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중국 물류를 중개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