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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땔감 줍고 눈 녹여 마셔…시신 넘쳐 집단 매장"

마리우폴 부시장 단독 인터뷰

<앵커>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은 계속되는 러시아의 폭격 속에 완전히 파괴됐습니다.

생지옥으로 변해버린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워싱턴 김수형 특파원이 마리우폴 부시장을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자 러시아군은 도시 진입을 미뤄두고 13일째 봉쇄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극도로 위험한 상황 속에서 SBS와 인터뷰에 응한 세르게이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지난밤에만 항공기를 이용한 공습이 8차례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민간인 거주지역을 겨냥한 포격도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르게이 오를로프/마리우폴 부시장 : 한 시간에 한번 꼴로 항공기가 계속해서 폭격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목표도 정하지 않은 무차별 폭격으로 끔찍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완전히 도시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전기, 수도, 난방 시설이 모두 파괴되면서 시민들은 생존을 위해 버티는 상황입니다.

[세르게이 오를로프/마리우폴 부시장 : 사람들이 길에 나가서 나무를 주워서 음식을 만들기 위한 연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눈을 모아서는 녹여서 식수로 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마리우폴의 민간인 사망자는 1,600명에 육박합니다.

민간인 시신이 거리에 방치될 정도로 많아져, 도랑에 집단 매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세르게이 오를로프/마리우폴 부시장 : (마리우폴의 민간인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적어도 하루에 민간인 150명이 살해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는 집단 매장소를 처음 열어서 47명을 묻었습니다. 러시아 군대는 도시 밖으로 나가서 민간 묘지에서 장례를 치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를로프 부시장은 현재 자신의 가족들과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세르게이 오를로프/마리우폴 부시장 : 저는 어머니, 아버지, 형제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은 원래 제가 자라던 마리우폴 지역에 살고 있는데, 거기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곳이 됐습니다.]

인도주의 통로로 민간인들을 외부로 내보내려 했지만, 러시아군은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르게이 오를로프/마리우폴 부시장 : 마리우폴에서 공격은 단 15분도 멈춘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인도주의적 물품조차도 마리우폴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의 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한 것은 전쟁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서방 언론의 보도 영상과 사진들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연출한 것이라는 러시아의 주장은 가장 잔인한 거짓말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세르게이 오를로프/마리우폴 부시장 : 제가 살면서 들었던 가장 잔인한 거짓말입니다. 누가 군인이라는 거죠? 임산한 여성이나 숨진 어린이가 군인이라는 겁니까?]

대러 제재에 동참한 한국엔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세르게이 오를로프/마리우폴 부시장 : 우리는 한국이 제재에 동참해줘서 감사드립니다. 제재가 강화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주세요. 그리고 우리가 우크라이나인이 될 기회를 주세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푸틴의 무리수 때문에 전쟁은 더욱 참혹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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