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 가격도 사정은 비슷해서 12일 오후 3시 기준 리터당 1961.24 원으로 전날보다 22.27원이 올랐습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도 며칠 안에 2,000원을 넘을 걸로 보입니다.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기름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정부에서는 유류세 인하 연장에 이어 현재 20%인 인하 폭을 더 늘리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유류세가 전부? 관세+부가세
다음으로, 국제 유가와 국내 기름값은 어떻게 연동될까요? 정유 업계에 따르면 해외 시장에서 원유를 들여와 정제 과정을 거쳐 전국 주유소로 보내는데 까지는 보통 2~3주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국제 유가 변동이 실제 기름값에 반영되는 데에는 2~3주의 시차가 생기는 겁니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가격이 9일 배럴당 127.86달러에서 하루 만에 115.33달러로 12.53달러 하락했지만, 오늘(12일)도 국내 기름값이 여전히 상승 중인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기름값, 오를 때만 빠르고 내릴 때는 느릴까
가격이 오를 때와 가격이 내릴 때, 주유소의 재고가 처리되는 기간이 달라진다는 것으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즉,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싼값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를 찾습니다. 당연히 주유소의 재고도 빨리 소진되고 주유소에는 값이 오른 기름이 더 빨리 공급되게 됩니다. 반면, 가격이 내리게 되면 '더 떨어지면 넣어야지' 하는 생각에 주유소를 최대한 늦게 찾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되면 값이 비싼 주유소 재고는 더 오랫동안 남아 있게 되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름값이 안 떨어진다고 느끼게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국내 기름값 상승이 국제유가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 시민단체가 지난해 11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 이후 4개월간 유가 변동 추이를 분석해봤더니, 유류세 인하분 164원이 국제유가 상승분 88원보다 더 커서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76원 인하됐어야 하지만 오히려 100원 가량 올랐다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업계 측은 국제 유가가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가 일정한 게 아니어서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비교하느냐에 따라 결과 달라질 수 있다면서 중장기적인 추세로 보면 국내 휘발유 가격과 국제 유가가 비례한다고 말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불일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길게 추세를 놓고 보면 그렇지 않다는 설명인데, 그렇다 해도 소비자들이 괴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가격 조정에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