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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자연산 송이버섯 주요 산지에도 화마가 덮쳤다

<앵커>

불이 난 경북 울진은 대게가 유명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자연산 송이버섯의 주요 산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 산불로 나무들이 많이 타버리면서 송이를 다시 얻으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 현장을, 박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연산 송이버섯 산지인 경북 울진의 한 야산.

울창하던 소나무숲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화마가 덮친 송이밭에는 이렇게 시꺼먼 재만 한가득 남아 당시 산불이 얼마나 크고 위협적이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13년 동안 송이를 채취해온 농민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주진천/산불 피해 농민 : 다 타버렸잖아. 잎사귀 하나도 없잖아.]

이번 산불로 이 마을에서만 송이밭 92ha가 불에 탔습니다.

평생 송이 채취로 생계를 이어온 농민 700여 명은 한순간에 일터를 잃게 됐습니다.

울진은 전국 송이 채취의 주요 산지 중 하나입니다.

송이버섯 포자가 자랄만한 소나무를 키우려면 길게는 30년 이상 걸려야 합니다.

[주진천/산불 피해 농민 : (송이 농사로) 아이들 공부도 시키고, 결혼식도 시키고 그래가지고 살았지. 이거는 희망이 없어, 희망이.]

양봉 농가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산 밑에 놓아둔 벌통 250개가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습니다.

[김형원/산불 피해 농민 : 벌이 흔적도 없이 다 타버리고, 숟가락 하나 건질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린 거죠. 100% 전소됐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동해안 산불 지역의 농가 피해를 집계하고 있지만, 산불 피해 범위가 너무 넓어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순간에 집과 일터를 빼앗긴 주민들, 하루빨리 화마가 물러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김형원/산불 피해 농민 : 제 삶의 터전인데 아무것도 건질 게 없이 이렇게 되고 나니까… 절망을 넘어서 희망이 없는 무망의 상태가 되어서….]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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